워커스 안 망할 것 같느냐는 말 대신

독립 언론 영업하기 윤지연 기자 민중 언론 <참세상>의 새로운 도전, 주간 《워커스》 창간. 마감하니 마감이라고, 눈 깜짝할 사이에 10호가 발행됐고 두 달이 흘렀다. 밖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니 뭐니 하며 큰소리를 치고 다니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점점 쪼글쪼글해지고 있다. 얼굴도, 그리고 생활도. 사람들에게 민중 언론 <참세상> 시절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분명 달라졌다. 빚은 비교도…

나의 취업, 나라가 돕는다?

정부 취업 서비스 체험기 신나리 기자/ 사진 정운 기자     “아유, 이러고 있지 말고 밖에 나가 봐. 나라에서 죄다 도와주려고 저 난리인데 뭐 하고 있는 거야 얘는….” 백수로 뒹구는 내게 엄마는 말했다. 당장에라도 아파트 1층에 내려가 알림판에 나부끼는 안내지를 떼어 내고 싶었다. 동에서 시에서 그리고 나라에서 해 준다는 게 많았다.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첨삭해 주고 모의…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은

양지혜 청소년 활동가로 살다가 스무 살을 맞았다. 청년초록네트워크, 청년좌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의 삶 어린이날이 돌아왔다. 어린이날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없다. 부모님과 간간이 천문대나 동물원으로 견학을 다녀왔던 기억 정도다. 견학은 나의 욕망보다는 부모님의 욕망에 근거하고 있었다. 몇 년이 지나고 나는 더 이상 견학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어린이날마다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종일 컴퓨터를 하거나 TV를…

기왕이면 성공하고 싶다. 그런데 성공이 뭔지 모르겠다

“실패는 그냥 실패 아닌가요. 실패했는데 뭐가 괜찮겠어요” 정리  성지훈 기자   [패널 소개]  지원 어려서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다. 소질도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무용을 반대했고 체격 조건도 발레리나에 적합하진 않았다. 발레를 그만두면서 어린 나이에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생의 첫 실패가 준 교훈이다. 윤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했던 기억이 없다. 성취욕이 강하지 않다.…

못나고 미련해서 흥겨운 삼성과의 싸움

200일 맞은 반올림 농성장 성지훈 기자/ 사진 홍진훤     못난 놈들이라 얼굴만 봐도 흥겨운가 강남역 한복판의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농성장은 마치 ‘섬’ 같다. 강남의 고층 빌딩으로 출근한 직장인들의 분주한 삶들 사이에서 이 농성장만 시간이 더디 흐른다. 농성장을 둘러싼 선전물에는 비참하고 슬픈 사연들이 가득하지만 그 안에 앉은 사연의 당사자들은 도리어 웃고 있다. 그들은 매일 밤 듣고 또…

삼성 주도 의료 영리화, 어디까지 왔나 ③

분위기 조성에서 노골적 추진까지, 의료 영리화 연대기 신나리 기자 사진 이우기 / 강남역_38,700,000원 / 2008     공공 의료가 위협받기 시작한 건 오래됐다.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에 그 책임을 떠넘기지만 사실 김대중 정부 말기에 나온 〈경제자유구역의지정및운영에관한법률(경제자유구역법)〉이 의료를 산업화하겠다는 움직임의 시작이었다. 참여 정부의 의료 선진화 정책도 그 궤를 이어받았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의료 민영화나 의료…

밥으로 엮인 사람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 활동가. 인권운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홍진훤 바스락바스락, 탁탁탁탁, 파아 파아 그리고 하하하… 맛있네요. 아스팔트 농성장에서 펼쳐지는 상차림으로 분주한 손들 끝에 나는 소리들, 마무리는 항상 웃음과 고맙다는 인사다. 농성장을 차지한 밥상의 마력으로 농성자들 표정도 따뜻한 밥마냥 부드러워지고 풀어진다. 농성자를 웃게 하는 ‘밥 연대’는 언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운동의 경험으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도 모두 난민이었다

홍석만 편집장 15년쯤 전, 전남편의 폭행에 시달리던 한국인 여성이 호주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다. 이 여성은 폭행을 피해 이사를 다니며 가는 곳마다 주민 등록 이전 신고를 했는데 전 남편이 과거 혼인 관계를 이용해 주소를 알아내 쫓아와서는 다시 폭행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가 한국 정부에 도대체 주민등록제도가 어떤 것인지 공식적으로 문의까지 했다. 난민은 그렇게 멀리 있는…

주인 없는 회사라고?

재벌만이 대기업 주인이라는 오만한 생각 홍석만 편집장 흔히 공적 자금이 투입돼 국가가 대주주인 기업을 ‘주인 없는 기업’이라 부르며 비효율성과 방만함을 지적한다. 16년째 국유 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인 사례다. 2조 원대의 공적 자금이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실로 다시 5조 원대의 공적 자금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게 다 주인이 없어서 생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우조선은 한때 시가…

[디자인 액트] 안산순례길 2016

김동훈 / 디자인으로 할 수 있는 수많은 역할 중에 가장 작고 주변에서 시작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4년 이후의 안산은 멈춰진 도시로 기억되게 됩니다. 모든 곳에서 멈춰진 시간의 잔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잔재의 기억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행동을 합니다. 매년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며 완성된 지도를 통해 안산은 성장하는 도시 이전에 기억해야 할 공간으로 전달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