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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04일  역성혁명    수정 삭제  
참세상 라디오 방송 진행자 여러분 방학은 잘 보내고 계시나요? 글을 너무 늦게 썼습니다. 이번달 말에 학교 기말시험이라서 기말준비를 위해 열심히 하고있습니다. 거리시위는 참가못했습니다. 등록금 인상반대집회랑 5월초와 중순에 있었던 촛불집회는 갔지만요... 부끄럽기짝이 없습니다. 아! 6월달에 참세상 본부에 방문할려고 하는데, 괜찮겠죠?
2008년 06월 03일  진행자    수정 삭제  
Esperanza님: 공중파 방송에서 제 목소리를 들으신 건.. 그냥 잊으시고 없었던 걸로 해주세요. ㅎㅎ

'La Cucaracha'에 대해서는 장문의 글 감사합니다.방송에서 무지한 제가 한 말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함을 재확인합니다.

예전에도 bolero나 cuban jazz에 대한 글이 있어서 별도로 특집을 통해 설명 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La Cucaracha 특집은 다양한 버전들의 음원을 확보하기 전에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따라서 게시판을 통해 몇 자 적어봅니다.

소위 남미에 대한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막부터 접근방식까지 적지 않은 오류가 있는 것을 보곤 합니다. 1회 방송에서 말했듯이 저희 Hola는 남미에 대한 왜곡이나 오해를 바로 잡는 데 일조하려 합니다. 물론 절대진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제가 하는 말이 100% 맞지도 않습니다.

La Cucaracha를 준비하면서 저는 처음으로 '바퀴벌레'와 멕시코 농민군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옛날 얘기 같지만 현대남미사를 공부할 때 제가 제출한 보고서가 바로 멕시코 혁명이었는데도 말입니다.

남미 현지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한국어 사이트를 검색해 보니 오히려 한국에서 그런 인식이 매우 보편화되어 있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EBS가 제작한 영상물도 있었는데.. 위에 언급하였듯이 그런 자료에 대한 신뢰를 잃은지가 오래입니다. 무엇을 근거로 만들어지었는지 모르지만 Pancho Villa가 전형적인 농민반란군 지도자로 묘사되는 걸 보니 보통 왜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멕시코 혁명은 계급투쟁적인 성격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치세력 간의 파벌싸움이었기 때문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진행자는 EBS고 뭐고 남미에 대한 방송이라면 우선 의심부터 합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연출력'을 현지에서 보았기 때문에 흥미보다는 썩소만 나올 때가 많습니다.ㅋㅎ

저에겐 이 노래에 대한 ‘농민군비유설’을 반박할 만한 근거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소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말미암아 감히 (마치 루소가 신대륙의 원주민들을 ‘선한 야만인’으로 보았듯이) 농민군비유설은 20세기 후반에 형성된 시대상을 농민들에게, 그리고 노래의 가사에 투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먼저 보건위생문화적인 인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개발도상국 이상의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위생문화는 2차대전 이후에 확립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집에 바퀴벌레 한 마리만 나와도 난리가 나지만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이, 빈대, 쥐 정도는 보통이었고 바퀴벌레는 그 많은 해충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죠. 1910년대 멕시코 사람들이 굳이 농민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바퀴벌레의 변천을 통해 보는 문화사적인 책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이 곤충은 농촌보다는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도시에 서식하기가 쉽습니다. La Cucaracha의 여러 버전을 살펴보아도 농촌에 대한 묘사는 없습니다. 오히려 어떤 여성에 대한 애칭으로 사용되어 돈이 없어서 시장에서 물건을 못사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시골의 장터가 아닌 도시에 상가에서 ‘쇼핑’을 즐기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백년전 멕시코에서도 우리가 흔히 ‘된장녀’로 알고 있는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했나 봅니다. 이 자료는 인터넷에서도 확인됩니다.

문화인류학자들은 La Cucaracha라는 노래를 미국의 Yankee Doodle에 비유합니다. 즉 흥겹고 풍자적이며 상대방에 대한 조롱 섞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래라는 것입니다. 풍자의 대상이 포드T를 타고 있는 Pancho Villa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주정뱅이이자 상습적으로 대마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진 Victoriano Huerta가 되기도 합니다. 농민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은 찾아볼 수도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농민들의 투쟁과 생존의지를 높이 사는 노래보다는 그들을 비하하는 것이었겠죠.

미국영어의 roach라는 단어가 속어로 대마초를 뜻하듯이 cucaracha라는 단어가 당시 대마초를 의미했는데 ‘대마비유설’은 생략하겠습니다.

Oscar Acosta의 글은 읽어본 바 없어서 달리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하지만 La Cucaracha라는 노래가 Cielito lindo와 더불어 멕시코를 대표하는 노래임을 감안한다면, 이 곡이 멕시코 혁명의 농민군에 대한 노래이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치까노들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글이 무지 길어지네요. ㅎㅎ

제 결론을 내리자면 위의 내용과 노래의 여러 버전을 살펴본 바 바퀴벌레의 농민군비유설은 수용되기에 그 논리기반의 매우 취약하며, 설상 그렇다 하더라고 심히 적은 부분에 불과하지 않아 노래 전체를 ‘멕시코 농민혁명군의 노래’로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제가 (흥미로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문을 쓴 것도 아니고 제 의견이 100% 맞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Hola의 청취자 가운데 멕시코 UNAM에서 인류학을 공부하신 분이 계신데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
2008년 06월 01일  esperanza    수정 삭제  
분명히 지난번에 들었던 방송인데..15회던가요..
오늘 다시 들어보니까..라 쿠카라차에 대해 설명하신 부분에...
조금……더 포함시켜도 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요..
물론 노래가사를 보면 그 해석도 맞는 설명일 수 있는데요..

바퀴벌레가 당시 농민군에 대한 비유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하셨거든요..
멕시코 농민군/혁명군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것도
맞는 설명같아요..

왜냐 하면요..
Oscar Zeta Acosta라는 유명한 치카노 작가가 있어요.
변호사이면서 작가인데요. 어느 날 갑자기 행방 불명된 사람이죠.
작품은 단 두 개 뿐이지만 두 작품 모두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The Revolt of the Cockroach People..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첫 장면부터 당시 미국의 정치/법체계에 대한 반발을 하는 캐릭터인
변호사 한 사람과
치카노 투사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작품은 시종일관 1960년대 chicano movement의 모습을 그리고 있죠.

멕시코 혁명의 정신이 새로운 시대 미국이라는
새로운 나라에 정착한
멕시칸의 후예들인 치카노들에게
그대로 적용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자신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Cockroach People의 혁명”
이라는 제목을 쓰기도 했을겁니다.
바퀴벌레 민족이 바로 치카노이고 멕시칸의 후손인거죠..

미국의 소수 민족 중에서 가장 정치적 성향이 강하고
집단행동이 확실한 민족이 치카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작품의 페이지 페이지 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도처에 바퀴벌레가 그려져 있어서
제 생애에 가장 읽기 힘든 작품이기도 했답니다. ㅠ
내용이 아니라 단순하게 책의 디자인때문이었죠..

아무리 밟아서 죽여버려도 어디선가 나타나는
그 생물체의 이미지가 그대대로 그려집니다.
어느 틈엔가 사라져서 모두 없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 어느 곳에선가 일시에 다시 나타나서
집단의 힘을 과시하기도 하죠...
하나가 나타나면 도처에는 수 백 마리가 숨어 있죠….
물론 판초비아 한 사람에 대한 은유일수도 있지만요…

단순하게 바퀴벌레라는 생물체의 생산력과 생명력을
멕시칸들에게 비유적으로 사용한 것일 수도 있거든요.. 물론

바퀴벌레의 생산력을
낙태 없이 아이들을 많이 낳는 멕시칸들의 종교/문화적인 특성으로
연결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too much일까요?

역시 지금 이런식의 제 설명도
은유로서의 바퀴벌레와 멕시칸에 얽힌
또 다른 “설” 이긴하겠지만요…

횡설수설 뒷북치기였습니다. ^^

다음에 라쿠카라차 특집도 재미있을듯해요..
여러 가지 버전을 들려주시면서
역사적 상황을 자세하게 이야기 해주시면 어떨까요?
너무 따분할까요?
2008년 06월 01일  esperanza    수정 삭제  
우연히 심야방송을 듣다가..
원종배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방송이었죠..
거기서 성현님의 목소리를 들었답니다. ^^
맞죠?
2008년 05월 31일  진행자    수정 삭제  
안녕하세요. 며칠 쉬었더니 은근히 몸이 근질거리네요. 재방 잘 듣고 계신가요? ^^

시즌1에는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라디오의 백미는 청취자와 소통할 수 있는 '사연'인 것 같습니다.

사실 매번 방송을 준비하면서 다 말씀드릴 수 없는 '사연' 아닌 사연들이 많습니다. 가끔은 연출자님께서 여러분의 편리를 위하여 편집해 주셔서 방송을 안 타기도 하지만 굳이 공개할 필요 없는 자질구레한 제 개인의 사연들이죠.

20회 방송에 Elipse de Mar이라는 노래를 보내드렸습니다. 떠가나버린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온갖 잡다한 기사가 실린 신문에서 정작 그녀에 대한 소식을 못 찾아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그린 노래입니다.

인연이 아니라고, 그녀를 잊어야 한다고 다짐하던 어느 쌀쌀한 아침.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탔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조간신문을 펼치는 순간, Sabina의 Eclipse de Mar이 들려오더군요.

그때야 비로서 제 자신도 그녀를 잊으려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한 번 더 떠올리기 위해 신문을 펼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여러분. 제발 시즌2에는 사연 좀 보내주세요~ 여기 실명제도 아니고, 특정곡이 아니더라도 그 느낌을 말씀해 주시면 적합한 노래를 찾으면 되잖아요~ ㅜㅜ

그리고 산들바람님! Gracias por el incondicional apoyo. Espero que no nos abandones en la siguiente tempora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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