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외환은행 주식취득 무효확인소송 ‘각하’ 결정

감시센터, 2년간 방치 '먹튀‘ 방조하는 행정법원 비판

2004년 10월 투기자본감시센터 및 노동사회단체들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취득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불법이라는 주장에 근거한 소송이었다. 당시만 해도 '불법매각'에 대한 물질적 증거가 부족했고, 국민적 여론도 지금과 달랐다. 그러나 2006년 8월 31일 10시 행정법원은 별다른 조사 없이 2년 여의 시간을 끌어온 이 사건을 ‘소송 당사자 자격이 부적격’이라는 이유로 ‘각하’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주주, 시민단체, 국민들이 당사자가 아니면 누가 당사자인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31일 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법원의 각하 결정'을 규탄했다. 감시센터는 “서울행정법원의 각하 결정은 국민감정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만 아니라 공평무사한 재판으로 사회 정의를 옹호해야 할 법원 스스로가 중차대한 책무를 스스로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수차례 방송을 통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의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국회 재경위에서 조차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의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기관인 감사원 조차도 매각의 부당함과 법률적 근거 미비, 관련 당사자들의 부적절한 지배개입 문제를 사실상 인정했다. 그리고 관련해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며, 일부 관계자는 형사 구속됐다. 그럼에도 서울행정법원은 각하결정을 내렸다.

정종남 감시센터 사무국장은 “법원이 소송 당사자 자격을 이유 삼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원고자격이 없다 하지만 소송 원고인단은 외환은행 직원, 외환은행 소액주주, 교수, 법조인,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모두 직접적으로 외환은행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외환은행 주주들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원고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장화식 감시센터 정책위원장은 “국민들 모두가 불법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유독 법원만이 론스타의 먹튀를 방조하고 있다”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이번 결정의 배후에는 론스타, 행정법원, 김&장의 작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장 앞에서 압수수색 촉구 집회 장면
또한 감시센터는 "‘각하’ 판결을 내린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 재판장은 론스타에 의해 해고된 외환카드 노동자들의 해고가 정당함을 판시했던 동일한 재판부”라고 덧붙였다.

감시센터는 항소할 계획으로,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불법 매각되기 전까지 외환은행의 주요 대주주로 매각으로 인해 재산상 손실을 감수한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도 소송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돈이 천국인 세상. 바다이야기 보다 더 심각한 론스타를 기억해야

같은날 ‘론스타게이트 의혹규명 및 외환은행불법매각중지 촉구 국민행동(국민행동)’은 외환은행 매각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김&장 법률 사무소 앞에서 김&장 압수수색을 촉구하는 18회차 규탄 집회를 가졌다.

집회에 참석한 정종권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돈'세상으로 미쳐돌아가고 있다"고 말문을 열며, '바다이야기' 사태와 론스타를 빗대 설명했다. 정종권 위원장은 "게임산업 확장이 정부의 정책이었다면 외자의 무분별한 수용 또한 정부 정책이었다. 수많은 로비스트들과 정관계자들이 얽혀 있는 모습 등 론스타가 더하면 더했지 '바다이야기' 보다 덜하지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30일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은 “협상기간 종료일인 다음달 16일까지 검찰 조사의 결론이 나지 않으면 예정된 계약 이행을 마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 수사를 압박했다. 론스타와 국민은행은 9월 16일의 계약시한이 지나면 계약연장이나 조건변경을 통한 연장, 계약무산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물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가 그 때까지 마무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