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고 총파업일인 15일, 전국 곳곳에서 파업의 함성이 추위를 갈랐다. 오후 3시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수도권 민주노총 총파업승리 결의대회에는 5천여 명의 조합원들이 운집, 총파업 총궐기 승리의 결의를 다졌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의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과반수 이상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해 62%의 찬성율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특히 민주노총이 경고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시각에 미국, 브라질, 호주, 일본,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비롯한 전세계 40여개 국 노동자들이 한국 정부의 노동법 개악에 항의하는 '국제공동투쟁'을 벌이며 각국의 한국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등 세계적인 총파업 지지의 흐름도 보고됐다.
조준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양극화, 비정규직 양산, 정리해고, 실업, 산재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이 땅에서 부패하고 무능한 노무현 정권에게 강력한 경고파업을 보인다"고 선언하면서 "우리의 요구는 80만 민주노총 조합원만의 요구나 노동자들만의 이익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산재사고로 죽어가고, 정리해고와 실업의 고통을 느끼고, 수백만이 비정규직이고, 한미FTA를 반대하는 이 땅 4천만 민중의 요구다"라고 말했다.
조준호 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과 이 땅 온 민중의 분명하고 정당한 요구이자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번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과 4개 정당, 국회에 "20일까지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정확한 답을 하지 않으면 22일부터 농민과 빈민, 전 국민과 함께 강력한 총파업으로 이 정권을 때려치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3박 4일간 서울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이날부터 현장으로 내려가 총파업을 지속할 예정인 건설운송노조 덤프연대의 김금철 의장도 투쟁연설에 나섰다. 김금철 의장은 "우리가 3박 4일의 노숙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노동자이면서도 단결권, 파업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까지 5차례 총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싸우고 또 싸울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성토했다.
김금철 의장은 "우리는 5번의 총파업 투쟁을 통해 투쟁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싸우지 않는다면 정권이나 자본이 우리를 생각해서 무엇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며 "덤프노동자들은 3박 4일이 아니라 질기게 이 총파업을 사수할 것"이라는 말로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지지엄호를 호소했다.
민주노총 총파업의 주력 대오인 금속산업연맹의 전재환 위원장은 국회 안 단상을 점거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노총 총파업에 '불법' 딱지를 붙인 이상수 노동부 장관을 맹성토하면서 "세상을 만들고 세상의 주인인 노동자를 가치없는 귀찮은 존재로 취급하는 저들에게 화가 나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재환 위원장은 "임금삭감이나 관리자 협박의 고통을 감당하기 어려워 파업을 중단한다면 자손 만대로 신자유주의의 영원한 고통에 시달리게 되고 말 것"이라며 "대충이 아닌 내 자신과 싸우고 주변 동지들과 함께 투쟁해서 기필코 승리하자"고 연설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민주노총 4대 핵심요구에 대한 정부의 성실한 답변이 없을시 22일부터 전 조합원 전면파업과 함께 전국동시다발 저녁 촛불집회에 돌입할 것 △날치기 비정규법안을 국회에서 일방 강행할 시 즉각 전면총파업에 돌입할 것 △노동자, 농민, 빈민 등과 함께 한미FTA협상 저지를 위해 22일, 29일, 12월 6일 연속적인 민중총궐기를 전개할 것 △미국 대북제재 저지를 위한 강력한 반전평화투쟁을 전개할 것 등을 결의하고, 영등포 열린우리당사 앞까지의 행진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경고파업에 단체행동까지를 포함한 파업규모를 193개 사업장 14만5천여 명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노동부는 현대자동차, 기아차 등 완성차노조 주력으로 116개 사업장 5만6천여 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예고한 대로 오는 20일까지 노사관계민주화입법, 비정규권리보장, 한미FTA협상중단, 산업재해보상법전면개혁 등 4대 요구에 대한 정부 답변이 없을시 22일에 민중총궐기 전면파업에 돌입하며 23일부터 28일까지의 매일 4시간 파업에 이어 29일과 12월 6일에 각각 2차, 3차 민중총궐기 및 전면총파업에 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