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별완성대대, 18시간 마라톤 회의끝에 휴회

밤샘회의 체력한계... 조직편제 논의 등 12월 1일에 속회

  김용욱 기자

  김용욱 기자

23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금속산별완성대의원대회가 18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24일 오전 8시 30분 휴회됐다. 국내 최대 산별조직을 건설하는 대의원대회이니만큼 조직체계를 비롯한 규약 개정 문제에 만만치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점쳐졌었고, 주최측도 대의원대회 장소인 등촌동 KBS 88체육관을 23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대관해 놓은 상태였다.

재적대의원 667명 중 617명 참석이라는 높은 참석율로 시작된 완성대의원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선출과정을 거쳐 파견된 대의원들의 열의를 증명하듯 시종일관 긴장된 분위기로 진행됐으나 밤샘회의를 진행하면서 피로도가 높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새벽 3,4시가 되자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대의원들이 많아졌다. 논의가 가장 힘들 것으로 예상한 조직체계 편제 3가지 안 논의는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규약 한 조 한 조가 쉬운 것이 없다보니 회의시간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급기야 24일 오전 7시 40분경에 의장인 김창한 금속노조 위원장이 연맹과 노조 중집 성원을 소집, 휴회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전재환 금속연맹 위원장은 "대의원 동지들의 끈기와 열정에 감동했다"면서 "욕심 같아서는 완성대의원대회를 깔끔히 마무리하고 총파업투쟁에 힘있게 복무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과정상 무리일 수 있겠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창한 위원장이 오전 8시 30분에 휴회를 선포했다.

  김용욱 기자

  김용욱 기자

규약개정안 조항마다 진통.. 12월 1일 속회하기로

이날 산별완성대의원대회는 대의원들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과 노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를 입증하듯 참관석에도 수백 명의 참관인들이 들어찼으며 인터넷 생중계를 주관한 노동넷방송국의 게시판에는 실시간으로 조합원들의 덧글이 수백 개나 쏟아졌다.

완성 산별노조의 규약 개정 안건을 축조 심의하는 과정에서도 어느 조항 하나 쉽게 넘어가는 법 없이 대의원들의 예리한 질문과 찬반토론, 수정동의안들이 쏟아져 나와 한 조항에 2-30분, 길게는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산별완성준비위원회에서 제출한 규약개정안이 조직체계 3가지 안을 제외하고도 26가지에 달했고, 대의원들이 회의 이틀 전까지 현장 발의한 4가지 개정안도 제출됐다. 회의 초반부터 즉석에서 현장발의안을 더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할 만큼 긴장감이 팽팽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지부규정, 회의규정, 처무규정, 선거관리규정, 회계규정, 조직편재 등을 제외한 규약 16개 사항이 논의, 통과됐다. 상급단체, 대의원 배정기준, 중앙위원회 구성과 선출, 중앙집행위원회, 감사위원회, 업종분과위원회 등이 산별완성준비위에서 제출한 대로 통과됐다. '협약위원회 설치'등은 부결됐다.

  김용욱 기자

이밖에 대의원들의 현장발의 안건 중 '조직운영의 기본원리'와 관련해서는 하상수 대의원과 신시연 대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내용이 유사해 이를 통합, 표결에 붙였으나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신성원 대의원이 대표발의한 '신분보장에 대한 개정안'은 현행 금속노조의 해고조합원 신분보장 항목에 '보복성 계약해지된 조합원'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대의원 405명의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

이날 처리하지 못한 나머지 규약·규정 개정안들과 현장 발의안들도 만만치 않은 내용들이고, 특히 격론이 예상되는 조직체계 재편 문제도 고스란히 남아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 산별완성대의원대회는 오는 12월 1일 오후 2시에 속회하고 다만 국회나 총파업투쟁 상황, 장소 대여 문제 등으로 12월 1일 속회가 불가능할 경우 3일 전에 공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