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출입국관리소도 '위험'

시민단체들, 시설 보완대책 요구

지난 2월 11일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하자 울산 출입국관리사무소 또한 안전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울산시민연대(준) 외국인노동자센터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사무소 울산출장소 외국인보호시설은 반지하 구조에 협소한 공간과 쇠창살, 살수장치 미설치 등 기본적인 권리보호와 안전을 무시한 채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여수외국인보호소보다 안전문제에 있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출입국관리소 울산출장소에 갇혀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자료사진]

울산출장소측은 여수참사가 발생한 이후 시급히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복무 기강을 새롭게 점검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인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민연대(준)와 1218 울산이주노동자지원센터, 울산여성의전화 등은 "보호시설을 지상으로 이동할 것과 재해방지시설 설치 등의 관리시스템 개선, 그리고 인권침해 요소를 원천적으로 제거하지 않는 이상 불씨는 그대로 남겨둔 채 상황을 덮어 버리는 결과로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울산출장소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긴급한 상황 발생 시 대처방안과 시설 보완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등록 체류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금하고 범죄자로 몰아가는 관행을 철저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불임금, 산업재해, 전세금회수 등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일 때 요구할 수 있는 '보호일시 해제'와 출입국관리법 제52조에 명시된 '20일 구금기한' 등 제도와 법으로 규정한 내용은 철저히 준수하고 외국인에게도 자신의 권리를 인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은 과중한 업무와 노후건물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인권보호에 대한 철저한 의식을 지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출입국관리사무소 울산출장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 등을 통해 세부지침을 마련한 후 직원들의 인권의식을 현재보다 더욱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

이어 "현재 울산출장소의 경우 '다중이용시설'이 아닌 '업무시설'이라는 이유로 살수장치 등 기본적인 소방설비도 갖추어 놓지 않고 있다"며 "이는 이번 여수사고와 같은 참사가 벌어질 개연성이 분명히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보호시설의 위치를 현재의 반지하에서 지상으로 이동시켜야 하며 쇠창살은 제거하고 살수 장치와 소화전 등 최소한의 화재방지 시설을 갖추는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을 살펴보면 노동부 등 관련기관의 업무불성실에 기인한 바도 크다"고 주장했다.

시민연대 등은 "이번 희생자 중에는 체불임금을 받지 못해 차일피일 출국을 미루다가 길게는 100일에서 1년 넘게 보호소에 수용되어 비인권적인 대우를 견디다가 참사를 맞은 사례가 다수"라며 "앞으로 미등록 체류 외국인의 체불임금에 대해서는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해 체당금 형태로 선지급하는 등 민.형사상 분쟁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출국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민연대 등은 현재 출입국관리사무소 울산출장소에 '외국인 인권과 시설개선을 점검하고 보완'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 개최를 요청한 상태다.(정기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