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아르 전 위원장은 2005년 5월 노조활동에 적극적이라는 이유로 표적단속 되어 1년간 청주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되어 있었다. 2006년 4월 26일 오랜 수감생활로 인한 건강상태 악화로 일시보호 해제되었다.
![]() |
밖에서 다 보이는 화장실, 옷 입고 샤워하기도 해
보호소에 처음 들어가면 감시카메라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방이 두 가지 있는데, 작은 방하고 큰방. 큰 방에는 화장실 두 개가 같이 붙어 있다. 사람들이 화장실 들어가면 이 정도(손으로 가슴 높이를 가리키면서) 위에 보이고.” 화장실에 들어가도 밖에 있는 사람들이 신경이 쓰여 볼일도 제대로 못 보는게 보호소라는 이야기다. “방 안 사람, 밖에 있는 사람, 안이 다 보여요. 샤워실도 하나 밖에 없는데 옷 벗고 샤워해야 되고, 여러 종교 있는데 무슬림도 있고 옷 벗어서 샤워 안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에서도 배려라고는 찾을 수 없는 힘든 생활이 눈에 보인다.
말이 안 통하니 윽박지르고 협박
아노아르 전 위원장은 더 큰 문제점으로 언어와 의사소통문제를 지적한다. 보호소에 단속 되어 들어오는 이주노동자들 중 한 두 가지 문제와 사연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또 하나는 언어. 언어가 다르잖아요. 나라마다. 보호소 있는 사람들이 다 문제 있는 사람들이예요. 퇴직금이나 체불임금이나. 이런 문제 있으면서 거기 들어가는 거고. 언어가 달라서 사기를 당했더라도 자세하게 설명도 못하고, 해결도 안 되고.” 이주노동자들은 문제가 있어도 영어, 한국어, 중국어 셋 중 하나를 하지 못하면 문제를 설명하지도, 해결 하지도 못한다.
“하루 일정 벽에 붙어 있고, 몇 가지 있는데, 영어 중국어 한국말 쓰여 있어요. 그거 간단하게 몇 개. 퇴직금 받을 수 있다, 상담할 수 있다, 뭐 해 주겠다 등등, 몇 가지 설명 있는데, 그건 한국, 중국, 영어 세 가지로만. 다른 건 없어요. 영어도 모르고 한국말 모르는 사람 많아요. 대부분 그래요. 직원들도 못 알아들으면 알아서 해라 넘어가요. 오래 기다리다 힘들어서 자기 나라 돌아가는 사람 많아요. 돈도 못 받고.”
문제제기하면 독방신세
의사소통이 안 되다 보니 보호소 담당자들이 적당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문제를 받아들이고 떠나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 많이 스트레스 받고. 직원들이 얘기할 때 압박하고 짜증내고 소리 지르고 욕하고. 상담실에서 100만원 받아야 하는데, 거기서 50만원 받고 가라, 그러면 사람들이 안 가겠다 그러고, 다 받아야 된다. 그럴 때 때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해결 계속 안 될 때, 몇 개월 지나가도 자기 문제 계속 해결 안 될 때, 투쟁해요. 단식이나. 단식 투쟁 밖에 없잖아요. 독방 시켜요 바로. 압박하고 독방 시키고 무조건 단식 풀어라 아니면 독방에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압박하고.”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제대로 된 설명은 둘째 치더라도 윽박지르기와 협박은 다반사가 되는 것이다.
화재참사에 대해 묻자,
"보호소 측은 안전문제 생각도 안 해"
![]() |
▲ 여수보호소 화재 참사 희생자들 [출처: MTU] |
아노아르 전 위원장에게 이번 화재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그의 경험에 비추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노아르 전 위원장은 의외로 이번 참사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제가 안에 있을 때 얘기 많이 했어요. 밖에도 많이 알려지고. 노동자를 생각하면서 거기 있는 사람들의 안전을 생각하면서 해 주는 거 하나도 없어요. 사람 살잖아요. 문이 두 개예요. 열쇠 묶어 놓고. 복도 양옆에 설치해서 거기도 잠가놓고. 그런데 열쇠는 사무실에 있어요. 어떤 문제가 벌어지면 사무실에서 열쇠 가져와서 세 개 빼고. 사람 부르는 거 쉽지 않아요. 이런 문제 벌어질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몰라요. 생각도 안 해요.”
법무부 직원들은 이주노동자들을 잘 해봤자 측은한 사람, 그렇지 않으면 인간이하로 무시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번에 열쇠 어딨는지 찾는데 15분 걸렸잖아요. 근데 열쇠 어딨고, 원래 신경써야 되는데 안전에 대해서, 그거 신경 안 쓰니까 이런 문제 벌어지는 거예요. 보호소, 보호소가 보호하고 있구나, 이런 거 진짜 아니에요. 감옥보다 심각해요. 이주노동자니까 통역도 안 되고 언어도 다르고 인간으로 느끼지 않아요. 불쌍한 사람 가난한 사람 이런 식으로 되게 무시해요.”
이주노동자는 보호소 밖에서도 감옥
그러나 아노아르 전 위원장은 이번 참사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보호소 밖에서도 감옥과 다를 바 없이 생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라고 말했다. “되게 불안해요. 밖에 있는 사람들도 감옥처럼 생활하고 있잖아요. 그냥 방에 있고. 회사 갔다 와서 다시 방에 들어가고. 밖에도 나가지 못 하는 상태고. 사장들도 일 많이 시켜요. 조금 월급 주고 일 많이 시키고 그 돈도 제대로 못 받아요. 뭐라고 그러면 압박이다, 신고하겠다. 이런 식으로 더 많은 탄압 받고 있어요.” 2004년 고용허가제 시행이후,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대대적이고 강력한 단속추방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조차 힘겨운 이주노동자들의 아픔이 전해온다. 2004년 시작된 단속추방 이후로 단속추방의 두려움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단속을 피해 황급히 도망가다가 추락사한 이주노동자들, 그리고 출입국 사무소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이주노동자들. 그리고 이번 화재 사건의 희생자들, 이들 모두는 기본적 인권조차 망각한 채 고용허가제 안착에만 급급한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의 희생자들이다.
노동허가제로,
이주노동자 정책의 전면적 수정이 필요해
아노아르 전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면적인 이주노동자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했다. “고용허가제, 사업장 이동의 자유도 금지했고, 체류 기간 1년, 1년, 1년 되어 있잖아요. 모든 허가가 사업주에게 있는 거고.” 현재 고용허가제 아래서 사장에게 고용계약의 갱신에 대한 전권이 주어지고, 사업주의 계약해지가 곧 미등록을 의미하는 고용허가제 아래서 이주노동자는 사업주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한국 땅에서 살아갈 수 있는 첫 째 조건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들은 몰래 도망을 치거나 낮은 임금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고, 결국 대부분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숨어사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노동자로 생각하면서 제도나 정책 만들면 (노동)허가가 노동자한테 줘야 해요. 체류 기간 이렇게 1년 아니라 5년 주고 나중에 또 5년 연장하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 노동3권 이런 거 보장되어야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 보고 고용허가제 비슷하게 이대로 나가면 이 문제는 더 큰 문제 생길 겁니다.”
아노아르 전 위원장은 이번 계기를 통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합법화시키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 노동체류기간 5년 원칙 담아서” 노동허가제를 시행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제도가 빨리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그래야 이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바람은 비단 아노아르 전 위원장의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이 땅에서 죽지 않고, 노동하며 잘 살아가고픈 이주노동자 모두의 바람이 아닌가.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