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디 있었나, 민주노조 역사가 기억"

공무원노조, 2천 여 조합원 모여 공무원 노동3권 보장 촉구

권승복, "자주적 조직, 정권과 자본 무너뜨릴 수 없어"

공무원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의 염원이 서울시내를 가득 메웠다.

  이정원 기자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는 서울역에서 집회를 갖고 다시 한 번 노무현 정부의 적극적인 대화를 촉구했다. 2천 여명의 조합원들이 서울역 광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된 이 날 집회는 같은 시각 88체육관에서 진행된 공무원노조가 임의단체로 규정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대의원대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단식 26일째를 맞은 권승복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오랜 기간 단식에도 목소리에 힘을 주어 민주노조 사수와 공무원 노동자들의 기본권의 중요성을 밝히는 대회사를 했다. 권승복 위원장은 "정부의 모진 탄압으로 겉으로는 조직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6월 투쟁과정에서 현장 조합원들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공무원노조는 자주적 조직이며 정권과 자본이 이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권승복 위원장은 "정권과 자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반조직적 행위는 방치할 수 없으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비대위를 비판하고,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우리는 민주노총을 사수하고, 공무원노조를 사수해 왔다. 오늘 어디에 있었느냐는 민주노조의 역사가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

"지금 배를 떠난 가장 비겁한 사람"

이 날 집회에서 연대사를 한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과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공무원노조와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밝혔다.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 맞냐"라고 조합원들에게 묻고, "정권과 자본이 공무원노조를 분열시키고 이간질시키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끝까지 공무원노조를 지지, 엄호하며 함께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정원 기자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도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이 진짜 공무원 노동자다"라며 격려했다. 단병호 의원은 "배에 구멍이 나면 제일 먼저 도망하는 것은 쥐이다"라며 "구멍을 막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조금 구멍이 났다고, 균열이 조금 생겼다고 그 배를 떠나는 사람은 가장 비겁한 사람"이라고 비대위 측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단병호 의원은 "조직이 어려울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라며 "민주노조의 역사적 상징인 공무원노조를 끝까지 사수해달라"고 목소리 높이고,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OECD는 아는데 ILO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지금 당장 ILO의 권고에 따라 공무원 노동자의 완전한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공무원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언제까지 침묵으로"

집회는 공무원노조가 6월 투쟁의 핵심 요구로 걸고 있는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 △해고자 복직 △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퇴출제 반대 △국립대법인화 반대 등이 담겨 있는 박을 터트리는 상징의식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정원 기자

집회 참가자들은 투쟁 결의문을 통해 "공무원 노동자들의 분노에 찬 투쟁의 근본적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노무현 정권의 책임있는 해결 요구가 확대되고 있으나 노무현 정권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노무현 정권의 공무원노조 탄압은 공무원노조의 투쟁으로, 민주노총의 투쟁으로, 노동자민중의 투쟁으로 분쇄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노무현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진행했으며, 촛불문화제를 열기도 했다.

  이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