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심상정 결선투표 진출

[민주노동당 경선] 권영길 49.37%로 과반 0.6%p미달

다윗이 골리앗을 막아섰다. 민주노동당 경선 최종 개표 결과 권영길 후보가 종합득표율 49.37%로 과반에 0.63%p 못 미쳐 26.08%로 2위에 오른 심상정 후보와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9일 발표된 후보별 전국 득표 누계는 권영길 후보 19053표(49.37%), 심상정 후보 10064표(26.08%), 노회찬 후보 9478표(24.56%) 순으로 집계됐다. 이 결과 과반 이상 득표한 후보자가 없어 1, 2위 후보가 10일부터 6일간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승부를 가르게 됐다. 이에 따라 3위 노회찬 후보는 탈락했다.

  당원들의 환호에 양손을 들어 답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세 후보. [출처: 민주노동당]

경선 막판까지 노회찬 후보와 박빙의 2위 싸움을 벌였던 심상정 후보는 이날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모두 노회찬 후보를 이기면서 1.52%p(586표)차로 최종 2위에 등극했다. 우세 지역인 경기·인천의 지지를 바탕으로 과반 당선을 자신하던 권영길 후보는 ‘심상정 돌풍’에 발목 잡혔다. 각 지역 득표율(서울-경기-인천 순)은 권영길 후보 37.51%-56.97%-56.36%, 심상정 후보 31.61%-22.91%-23.89%, 노회찬 후보 30.88%-20.11%-19.75% 이다.

경선의 대이변을 일으킨 심상정 후보는 연설을 통해 “심상정에게 보내주신 당원동지들의 성원은 심상정 개인에 대한 성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서민의 삶을 확고하게 책임질 수 있는 강한 민주노동당을 만들라는, 변화와 혁신으로 이번 대선에서 기필코 승리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또 “경선 과정에서 정파투표에 의존하지 않고 대안과 정책 선거를 주도해왔다고 자부한다”며 “60년 보수정치의 시대교체를 위한 진보의 대안과 비전으로 세박자 경제론을 제시한 심상정에게 전략적 선택을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1차투표 당선이 불발된 권영길 후보는 “평화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열고 한미FTA 저지하고 비정규직 철폐하자는 권영길의 목소리가 현실이 될 날이 가깝지 않았냐. 절대 주저앉지 말고 실망하지 말라”고 자신을 지지한 당원들을 독려했다.

이어 “우리의 상대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나 범여권 후보가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있는 불안의 심리, 위축된 심리”라며 “우리가 얻을 것은 민주노동당이 진보집권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세 후보에게 향한 지지를 하나로 모아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결선 진출에 실패한 노회찬 후보는 “대선 예비후보로서 저의 소임은 오늘로 마치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며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의 원내진출에 앞장선 것처럼 15일 선출되는 민주노동당 대선후보가 반드시 집권하도록 이 한몸 바치겠다”고 말해 당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내일(10일)부터 시작하는 결선투표는 1차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온·오프라인 투표를 동시 진행하며 순회경선 없이 15일 개표 결과를 통해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