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해진 조합원,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

분신 사망 18일만에 영면... 영진전업 앞 노제 치러

"인천전기원 파업 정당하다, 유해성을 구속하라"고 외치며 지난 10월 27일 분신, 사망한 고 정해진 건설노조 조합원의 장례가 14일 치러졌다. 오전 8시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앞 발인제를 시작으로, 민주노총 앞 영결식, 분신 장소인 인천 영진전업 앞 노제를 거쳐 고인은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됐다.

  14일 전국노동자장으로 치러진 고 정해진 열사의 장례행렬

오전 8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발인제가 치러진 후, 장례행렬은 '노동열사 정해진'의 이름이 씌여진 운구와 대형 영정사진, 만장을 앞세워 유족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뒤따라 민주노총 앞에 도착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세 분의 열사가 가신 것은 첫째는 제 탓이고 다음은 단결하지 못한 노동자 탓"이라며 "이제 죽지 말고 단결해서 힘차게 투쟁해 승리하자"고 말했다.

정해진 열사의 약력과 투쟁경과 보고, 조사, 추모시 낭송, 추모곡, 진혼무, 유족인사 등 영결식 행사가 끝난 후에는 고인이 분신한 장소인 인천 부평구 청천동 영진전업사 앞에서 노제가 진행됐다. 노제에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을 비롯해 지엠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 인천콜트악기지회, 인천지역 이랜드노조 조합원 등 지역 노동자들이 합류해 4백여 명의 추모 행렬을 이뤘다.

조병규 건설노조 인천지부 지부장은 "열사가 우리에게 마지막 남기고 가신 것은 꼭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사람이 평등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인천 전기원 조합원 동지들이 남은 삶을 열사의 뜻을 받들어 노동해방의 길에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장례행렬이 고인의 분신장소인 영진전업사 앞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다.

  고인의 모친이 노제 진행 장소인 영진전업 앞에 들어서다 국화 앞에 쓰러져 오열하고 있다.

  열사 약력과 투쟁경과를 보고한 석원희 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분과장

인천 전기원 노동자로 추모사에 나선 나상돈 건설노조 조합원은 "해진이 형, 이렇게 부르면 어디선가 나오실 것 같은데 먼저 하늘로 가버려서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인천 전기원들이 정말 일하기 좋은 현장이 되도록 열심히 싸울테니 하늘나라에서 꼭 지켜봐달라"고 말해 노제에 참석한 많은 조합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장례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고 정해진 조합원의 모친 등 유족들이 원통하게 흐느껴 울어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노제를 마친 후 오후 2시 40분경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 도착한 고인의 시신은 유족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묘역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