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당원 40% 민주당과 선거연합 ‘찬성’

진보신당과는 78% 찬성, 이수호 등 서울시장 후보로 추천

민주노동당이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여론조사를 하는 등 4월 재보선과 2010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15일 울산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후보선출 과정을 포함한 선거 대응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은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당원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는 지역 등을 안배해 469명의 당원을 선정해 이뤄졌다. 여론조사에서는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이수정 민주노동당 서울시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등이 후보로 추천되었다. 언급된 후보의 선호도 순위는 밝히지 않았다.

기자간담회에서 이수호 최고위원은 “60% 이상의 국민이 무당파라 할 정도로 제도정치와 정당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극을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정당이 어떤 후보를 내세워 이를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한 것”이라고 이번 여론조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선거연합에 대한 의견도 조사되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반MB를 위해 민주당과의 선거공조도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을 수차례 해온 바 있다.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대해 당원의 40.1%가 찬성 의견을 냈으며, 반대가 37.4%로 찬반 의견이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민주노동당이 실제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나설 경우 당내 큰 논란을 불러올 것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박승흡 대변인은 “당원들은 상층 중심의 정치 공학적 선거연합을 반대하는 원칙을 표명한 것이며, 과도한 소모적 논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지만 그래도 찬성이 우세한 상황에서 지도부가 정치력을 가지고 당원들의 동의를 만들어 필요한 정치적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흡 대변인은 반대의견 보다는 찬성의견에 방점을 찍었다.

진보신당과의 선거연합에 대해서는 78.5%의 당원이 찬성의견을 밝혔다. 반대는 10.9%에 불과했다.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 하 진보진영이 단결해야 한다는 당의 여론이 강력함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상규 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게 특히 4월 재보선과 관련해 당원들을 직접 만나보면 민주당이든 진보신당이든 선거연합에 대해 강한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었다”며 당내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이는 강기갑 대표가 지난 연두기자회견에서 울산 북구 재보선에 진보신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조승수 씨에 대해 “울산 당원들의 거부감이 크다”고 말한 것과 상통한다.

이런 반응은 원칙적으로는 진보신당과의 선거연합에 대해 부정할 수 없지만 당원 개별적으로는 분당 과정에서의 앙금이 그대로 남아있음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후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후보단일화를 포함한 선거연합이 가능하려면 원칙을 넘는 공감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재보선에 대해 이수호 최고위원은 “당내 후보를 우선 결정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15일 열릴 중앙위원회에서 민중경선제 진행 여부를 결정하고, 후보단일화를 포함한 선거연합 전술 결정을 최고위원회로 위임하는 것을 확정하게 된다.

이수호 최고위원은 “울산의 경우 후보단일화를 한다면 참여하는 후보들을 모두 만족시킬 선출 틀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며, 진보진영의 단결을 요구하는 당원들이 있기 때문에 (후보단일화를 위한) 다양한 접촉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중경선제를 포함한 개방형 경선제에 대해는 당원의 74.6%가 압도적으로 지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