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여, 혼자여도 괜찮아요

  박다솔 기자/ 사진 정운 기자   김성민(가명) 씨는 대형 집회가 있으면 꼭 참석하려는 편이지만 같이 갈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 주위엔 자기처럼 사회 참여적인 사람이 많지 않고 취업 준비생이다 보니 정당이나 시민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기도 부담스럽다. 특히 집회가 주로 열리는 서울까지 이동하려면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김 씨에게 집회 참여는 어떤 결단을 필요로 한다. 그래도 사회에…

여성이 가사 노동을 더 잘한다고?

일하지 않은 자여 먹지도 말라! 반다 / 일상의 사소한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다큐인’,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활동한다.   “‘애는 누가 봐?’ 야, 저 질문이 무슨 뜻인지 알아? 집에 가서 애 보라는 뜻이야. 어쩌다 남편이랑 협상에 성공해서 퇴근 후 늦은 밤까지 뒤풀이에 있을 때가 있단 말이야. 그러면 꼭 나이 든 남성 활동가들이 나한테 저렇게 묻더라고. 처음엔 남편이 본다고 대답했는데,…

우리 엄마는 내가 제일 예쁘다고 했다

정리 • 성지훈 기자 [패널 소개] 윤규 / 큰 머리와 각진 턱이 콤플렉스다. 군대에서 59호 모자를 썼다. 어릴 때 생긴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으나 양악 수술을 권유받았다. 지금은 잘생기지 않았지만 잘생김의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희 /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굳이 꼽으라”는 압박에 내놓은 답은 굵은 종아리. 기회가 되면 성형…

힐퍼딩의 ‘금융 자본’

  배성인 한국 정치와 사회 운동을 연구하면서 학술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한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로 인해 ‘금융 자본’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새삼 급증했고, 이에 따라 국가 독점 자본주의와 조직 자본주의 이론으로 유명한 루돌프 힐퍼딩(Rudolf Hilferding)의 대표 저작인 《금융 자본(Das Finanzkapital)》(1910)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이 그의 저작이…

너와 나의 계급 의식

  자수성가가 뭐 어쨌다고?   오승은 / 《자본론》 공부 모임과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 은어로 시작해 최근 항간에 퍼진 ‘수저 계급론’을 잘 들여다보면 몇 가지 눈에 띄는 장면이 건져진다. 이제 성공한 사업가나 연예인은 대중의 호감을 사기 위해 자신이 부잣집 자제가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재벌 2, 3세의 후안무치는 감당 못 할 공분을 몰고 오고,…

“사람이 되고 싶죠”

단편선, 한받을 듣다 단편선 / 사이키델리 포크록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의 보컬이자 프로듀서다. 포크 음악의 전형을 파괴하며 늘 새로운 사운드를 추구한다. 한받 = 야마가타 트윅스터 = 아마츄어증폭기. 2003년 아마츄어증폭기라는 이름의 솔로 프로젝트로 데뷔. 2010년 홍대 앞의 철거 농성장 두리반의 투쟁을 승리로 이끌고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네트워크 ‘자립 음악 생산 조합’을 결성했다. 사진 정운 기자     현재는 홍대…

폭력과 테러, 시작도 끝도 불평등했다

박다솔, 윤지연 기자/ 사진 홍진훤 “근로자를 비인격적으로 대우하는 갑질 사업장에 근로 감독을 실시하겠다.” 지난달 28일, 이기권 고용부 장관이 갑질 기업과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기업(사주)의 노동자 폭행 및 인격 모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까닭이다. 하지만 장관의 선전 포고에도 여론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사업주의 갑질이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기업 몇 군데 손본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알기…

의료 기기 업체 H사 회장 아들, 영업 사원 폭행 사건의 전말

회장 아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그 후, 삶이 뒤틀렸다 박다솔, 윤지연 기자 “손자 때가 되면 회사가 대기업이 돼 있을 겁니다.” 그 말 한마디가 폭행의 시작이 될 줄은 몰랐다. 회사 영업부 직원 A 씨가 사주 일가인 정 모 박사에게 잘 보이고 싶어 꺼낸 말이었다. 하지만 회장 아들인 정 박사는 “왜 손자 때냐”며 격분했다. 그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2015년…

철새 도래지의 회전문

데스크 칼럼 홍석만 편집장   선거 때 여기저기 당적을 옮기는 정치인을 ‘철새 정치인’이라 한다. 특히 거물급 정치인이 당적을 옮기는 것은 변절 또는 전향으로 여겨진다. 손학규 더민주당 고문은 2007년 한나라당을 수구 정당이라 비판하며 탈당해 민주당으로 적을 옮겼다. 2012년 대선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 전 의원이 박근혜 캠프의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추대받아 넘어갔고, 이어 동교동계 좌장인 한화갑 전…

유성기업 두 사람의 죽음에 얽힌 주간연속2교대제

[3호 – 참세상 이야기] 노조 파괴를 위해 권력은 어떻게 움직였나 정재은 미디어충청 기자/ 사진 정운   “저기 보이는 금강(아파트)이 광호 형 집입니다.” 유성기업 노동자 고(故) 한광호 씨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에서 불과 500미터 거리에 그의 자택이 있다. “저기 치킨 가게에 광호 형이 자주 갔습니다. 가게 주인과 광호 형은 친구입니다.” 한 씨의 동료 박효종 씨는 손가락으로 가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