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한미FTA가 문화예술 영역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목화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한미FTA로 인해 자본에 의한 문화 예술의 장악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에 의견을 모았다. 문화 예술공간에서 더욱 ‘경쟁력’을 요구하고, 이 경쟁력은 오직 눈에 보이는 경제적 수치로 평가 되어질 것이고, 이것을 당연시 여기는 사회적 구조가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는 고민을 쏟아냈다.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목수정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문화부가 최소한의 의무를 갖고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한미FTA가 아닌 ‘문화 다양성 협약’이 조속히 국회 비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칠레FTA협상에서 ‘문화부문을 예외로 인정했음’을 사례로 들며 정부가 의지를 갖아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 외 토론자로 이중덕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의 부위원장, 신성식 우리만화연대 사무국장, 시인인 송경동 민족문화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환 미술인회의 사무처장, 임진모 음악 평론가가 참석해 한미FTA에 관한 각 영역에서의 고민을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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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수정 연구원이 발제를 하고 있다. |
정부에게 불리한 것은 대외 비공개, 문화부의 역할을 무엇인가
목수정 연구원은 문화부가 작성한 ‘문화산업 대미 개방에 따른 영향분석’ 자료를 예로 들며 문화부가 철저히 경제적 관점에서 문화를 평가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목 연구원은 “문화부는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에만 착목 해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미FTA로 문화산업이 망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문화부, 오히려 가급적 이 사실들을 국민들 모르게 하는 것이 문화부의 정책 목표”라고 질타를 가했다.
한미FTA 체결로 인해 피해예상으로 △문화다양성 협정의 손실 △공공문화예술 기관의 구조조정을 통한 문화의 공공서비스 상실 △세상을 지배하는 인간의 모든 활동을 겨제활동, 세상을 지배하는 유일한 논리 강변되며 주류화 될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전했다.
특히 정부 행정자치부가 중심이 되어 공공기관에 대해 민영화의 전단계로 도입된 책임운영기관제도, ‘기획예산처’가 진행중인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기본법’ 제정 등 정부가 인사권과 예산권을 통해 ‘공공성 파괴’에 앞장서고 있음을 들었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이 문화 영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수정 연구원은 "스크린쿼터 축소에 이어, 한미FTA로 인해 문화예술 전체 분야의 축소 또는 몰락으로 이어질 것은 명확할 텐데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 조차 피하고 있다"라며 "문화부가 행정부 내 위상이 낮을 지라도 최소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문화부가 제 역할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한칠레FTA에서 문화 산업에 대해 폭넓은 예외를 허용했던 전례로 들었다.
덧붙어 목수정 연구원은 “지난해 채결된 문화다양성 협약이 캐나다, 유럽 25개 국 등 30개국의 국회 비준을 통해 국제협약으로 발효될 수 있는 요건을 갖췄음”을 강조했다.
목 연구원은 한미FTA에 대한 문화예술 영역의 대안으로 △‘문화기본법’ 제정 △문화다양성 협약의 조속한 비준 △문화다양성 협약의 지속적인 여론 환기 작업 △문화다양성 협약의 구체적 효력의 사회적 확산 노력 등을 제안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 문화 양극화 시대
토론자로 참석한 이중덕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부위원장 “정부가 추진한 정책은 산업화를 통해, 공공재로의 성격을 제거해 보편적 권리를 빼앗아 산업화 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하며 “그들의 21세기 문화는 당연히 누려야 할 인권의 문화적 권리를 박탈하고 누릴 능력이 있는 사람들끼리만 누리겠다는 상품”이라며 비통함을 전했다.
이중덕 부위원장은 한미FTA 교육시작 개방과 연관해 철저히 사교육에 전담되고 있는 예술 교육 분야를 연결시켜 해석했다. 이어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영역의 양극화 심화”될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또한 한미FTA로 인해 △국공립예술단체의 민영화 또는 붕괴 △공연예술시장의 축소와 양극화 심화 가중 △ 예술교육의 잠식 △미국이 제작한 공연물에 대한 지적재산권 발동으로 전통예술붕괴 △문화적 정체성 상실 될 것 등이라고 전망하며 "예술 공연 부분의 지형이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성식 우리만화 연대 사무국장은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만화의 부흥기가 있었음”을 들며 "당시 서울문화사와 대원동아와 같은 거대 출판사가 값싼 일본 만화를 수입해 판매하고, 중견 작가를 키우기 보다 신인 작가들을 사용하다 버린 형태로 악순환의 고리를 밟아 IMF 충격 이후 지금도 회복이 어려운 상황"임을 설명했다.
신성식 국장은 한미FTA협상이 진행된다면 지난해 도입된 ‘방송총량제’가 오히려 장벽으로 제기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전했다. 신성식 국장은 “국산 애니메이션 의무 방영 1%를 규정한 방송총량제가 폐지된다면 다시금 하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창작 애니메이션의 희망이 무너지게 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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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을 포기해야 할, 시장화의 파고 예상
송경동 민족문화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부위원장은 한미FTA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며 △교육시장, 출판시장, 언론을 통해 ‘건강한 민중의 삶의 언어에 대한 침탈’이 자행될 것 △창작자들의 생존 환경은 급속도로 악화될 것 △문화의 보수화를 인해 진보적 문학인들이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전했다.
송경동 시인은 “시장이 원하는 작품 생산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자발적인 창작의 포기 내지는 투항을 요구받게 될 것이고, 아니라면 저절로 시장 논리에 의해 표현 행위로부터 밀려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결국 “진보적 문학인들, 창작자들의 생존환경도 급속도로 약화될 것”으로 또한 "일반 대중의 문화환경도 파괴 되는 연쇄 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윤환 미술인 회의 사무처장은 “미술계가 한미FTA의 영향이나 파장을 논하기에 앞서 생산 주체들이 무관심한 상황”이라는 조건을 설명하며 이제서야 얘기를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음악 방송 60% 쿼터가 있다”고 설명하며 “외국노래가 15%가 되지 않는 상황, 오히려 국내 가요의 절대적 비중이 높다”고 주장했다. 임진모 평론가는 "음악계에는 사실 FTA에 대해 긴장이 거의 없고, 오히려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음악계 자체가 획일화 되어 있고, 일방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오히려 FTA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지 않겠냐는 논지의 주장을 소개했다. 지금 국내에 소개되는 월드뮤직의 경우는 미국계 소니, 워너 등과 같은 유통망을 통해 수입되고 있고 있는 상황. 한미FTA를 통해 이런 배급사들을 활용해 더욱 다양한 음악을 수입해 들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런 주장이 음악계 내에 있는 의견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임진모 평론가는 "이미 음악예술이 음악 산업으로 헤게모니가 이동 해 돈을 벌지 못하는 의미 없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음"을 가장 큰 폐해로 꼽으며 "한미FTA는 이런 음악시장의 시장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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