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관공 하씨가 아닌 투쟁의 넋이 되리니

6일 포스코 앞 고 하중근 조합원 건설노동자장

[%=영상1%]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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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고 하중근 포항지역건설노조 조합원의 장례가 37일만에 치러졌다.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폭력이 있던날인 7월 16일처럼 내내 가느다란 비가 내렸다.

고인의 시신이 모셔졌던 포항 동국대병원에서 발인을 마치고 오전 10시부터는 형산강로터리에서 노제를 가졌다. 형산강로터리는 7월 16일, 집회 맨 앞쪽에 있던 고인이 경찰 폭력에 의해 중상을 입은 장소다.

노제를 마친 1천여 명의 조합원들은 고 하중근 조합원의 영정과 운구를 앞세워 형산강 다리를 건넜다. 부슬비에 강바람보다 더 처연한 것은 강 저편 공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추모의 노랫소리, 발에 납덩이를 단 듯 무겁고 느린 장례행렬이었다. 고 하중근 조합원은 결국 시신이 되어 형산강다리를 건넜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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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경 포스코 앞에 도착, 초대형 컨테이너로 둘러쳐진 거대한 공장 앞에서 '고 하중근 열사 건설노동자장'이 치러졌다. 연단 가운데에 영정과 분향소가 차려지고, 마이크를 잡은 이는 "포스코가 대체인력만 투입하지 않았어도, 경찰이 집회에서 폭력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하중근 열사는 지금 우리 옆에서 함께 팔뚝질을 하고 있었을 거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아무것도 해결이 안됐다. 진상규명도 안됐고 책임자 처벌도 안됐고 노무현이 사과도 안했고 포항건설노조의 파업은 계속되고 있다. 오늘 장례식을 치르지만,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이 투쟁은 멈출 수가 없다. 단 한 명이 남더라도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투쟁할 것이다. 살인자를 처벌하고 열사의 한을 풀자!"

박수와 함성이 생략된, 연단의 마이크 소리와 빗소리만이 들리는 적막함 속에 열사 약력이 보고되고 추모문이 낭독됐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써, 죄인으로써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면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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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이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동지의 죽음 하나 규명하지 못하고 책임자 처벌도 못하고 동지를 보냅니다. 하중근 열사여, 이제 편히 가십시오. 설움은 우리에게 남기고 가십시오. 건설노조 임단협도 걱정하지 말고 떠나십시오. 반드시 해결하겠습니다.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동지여, 이제 비정규직의 설움만 고스란히 남기고 열사들이 있는 그곳에서 편히 잠드소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남궁현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이 조사를 하고, 송경동 시인이 조시를 낭송했다. 대표자들은 연단에 올라 헌화와 분향을 하고, 포항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젖은 아스팔트 위에서 2배를 했다. 고 하중근 조합원의 유족들은 "아무것도 해결된 것 없이 장례를 치르게 됐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며 연단에 오르지 않았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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