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 4조직 통합 대대 성원미달로 유회

1월 20일 경 재소집, 운수노조 초대 위원장에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 선출

1호 안건 논의 중 성원미달로 대의원대회 유회

공공연맹과 민주택시연맹, 민주버스노조, 화물통합노조(준)이 논란 끝에 합의한 통합연맹 출범이 26일, 열린 대의원대회가 성원부족으로 유회되면서 내년으로 미뤄졌다. 지난 19일, 민주택시연맹의 문제제기로 좌초의 위기에까지 놓였던 4조직 통합은 며칠 동안의 밤샘논의로 일단 합의를 이끌어내 우여곡절 끝에 통합 대의원대회가 열린 바 있다.

통합연맹 건설을 위한 대의원대회는 그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전체대의원 543명 중 과반수(272명)를 조금 넘는 283명만이 참석한 것이다. 결국 1호 안건 ‘기본방침’을 심의 하던 중 성원확인 결과 185명의 대의원만 남아 더 이상 대의원대회를 진행할 수 없었다. ‘기본방침’은 통합연맹의 체계가 완전히 구축될 때까지 과도적으로 무엇을 목표로 조직을 운영할 것인가를 담고 있던 안으로 택시연맹에서 전반적인 문제제기를 했던 안이기도 하다.

유회된 통합 대의원대회는 내년 1월 20일 경에나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건설과정 대중적 토론 부족“

통합연맹 대의원대회 유예에 대해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통합연맹 건설과정에 대해 대중적 토론을 붙일 시간을 못 가진 것”이 원인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이는 4조직 통합이 너무 시급하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양경규 위원장은 “통합연맹 건설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맞지 않아서 사실상 통합이 어려운 것 아니냐 라는 의견까지 제출된 것이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이번 대의원대회 유예를 계기로 좀 더 폭넓은 논의를 가져가야 함을 확인 할 수 있었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작업들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수노조 위원장으로 당선된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라며 “조직의 명운을 결정하고 토론해야할 대의원들의 자세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고, 풍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자리에서 자신들의 의견과 맞지 않는다고 자리를 떠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연맹이 제대로 건설되기 위해서는 대의원 구성원들의 자신들의 지위와 역할을 다해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통합 대의원대회 유예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했다.

"통합연맹 건설 과정 낡은 것들 혁파하는 과정“

일단 대의원대회가 유회되었지만 논의주체들은 지난 2월 합의에 따라 통합연맹 건설의 고삐를 놓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공공연맹은 대의원대회 유회 직후에 열린 중앙집행위 회의에서 “4조직 통합작업이 충실이 진행되지 않은 점을 반성하고 이후 대책을 마련해 통합을 위한 기본방침에 대한 해설자료집 등을 제작, 배포하고 현장토론을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운수노조 위원장은 “산별건설운동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형식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운동에 만연해 있는 낡은 잔재들을 혁파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라며 “통합연맹, 대산별로 가는 과정은 낡은 구조를 혁파하는 과정이며, 단순히 크기가 큰 노조가 아니라 입장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 지도적 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건강한 고민들이 더 많이 제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도 “대산별 건설에 대한 당의성을 모두 합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신이 유지된다면 통합연맹 건설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연맹 연내 건설 무산으로 공공연맹은 6대 집행부의 임기가 12월 31일까지인 것을 감안해 내년 1월 1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며, 오는 1월 10일 경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비대위 구성을 추인 받는다는 계획이다.

4만 5천 운수노조 출범

한편, 26일 운수노동자의 산별조직인 전국운수산업노조(운수노조)는 무난하게 출범을 알렸다. 운수노조에는 버스, 화물, 택시, 철도, 항공업무 등에 종사하는 운수노동자 4만 8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출범 대의원대회에서는 선언, 강령, 규약, 사업계획, 재정 및 예산안 등을 심의했으며 초대 임원을 선출했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이 선출되었다. 김영훈 위원장은 ‘참세상’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가장 큰 업무는 운수라는 동질성을 가지고 있지만 업종과 기업별 노조에서 가지고 있었던 문화적 차이, 조직적 잔재를 해소하고 융합하는 것”이라며 “4월 중에 있을 전 조합원 직접투표를 통해 선출될 2기 지도부 건설을 위한 일부터 재정과 행정의 통합, 설립 신고 등 운수노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임무에 대해 밝혔다.

김영훈 위원장 외에 수석부위원장에는 구수영 민주택시연맹 위원장이, 사무처장에는 정호희 화물연대 사무처장이 선출되었으며, 부위원장에는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 임순평 철도노조 부산지부장, 김필수 아시아나항공 조합원이 선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