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벌인 비정규직 잔혹사”

민주노총, 이랜드 사측 교섭 안 할시 대규모 불매운동 선언

오는 8일, 민주노총 차원의 집중 투쟁

이랜드의 비정규직 집단 해고에 맞서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가 홈에버 상암점에서 4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3일, 민주노총이 홈에버 상암점 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7일까지 사측이 교섭에 나오지 않을 경우 8일부터 대규모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라고 경고했으며, 오는 8일에는 전국 동시다발로 이랜드 계열 매장들을 마비시키는 투쟁을 벌일 계획임을 밝혔다.


4일 째 홈에버 상암점에서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은 400여 명 씩 두 조로 나눠 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재정이 많지 않은 가운데 진행되는 농성이라 조합원들 스스로 도시락을 싸와서 함께 나눠먹으며 농성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모든 노동자 비정규직으로 모는 출구, 비정규법”

기자회견에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비정규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할 것이며, 처우개선이나 고용안정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라며 “노무현 정권과 거대정당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박한 바람을 외면하고 있다”라고 비정규법을 비판했다.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부당해고라 판결한 것을 사측이 이행하라는 간단한 것”이라며 “홈에버 계산대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은 일을 해왔으며, 비정규법에 의거 차별이 시정되어야 한다. 만약 비정규법이 이 차별을 시정하지 못한다면 당장 폐기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용사유제한 없는 비정규법은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몰아가는 출구를 만들어주고 있으며, 2년 초과 시 무기계약화와 차별시정조항은 노동권보호의 사각지대인 외주화로 토끼몰이를 하고 있으며, 직군분리로 양질의 노동력을 저임금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차별구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라며 비정규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노동착취자본의 대표를 자임하고 있는 이랜드 자본이 자행한 1천 명의 비정규직 집단해고와 외주화 및 독립직군제 만행은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비정규직 잔혹사다”라며 “우리는 이랜드 자본의 비정규직 압살만행을 분쇄하지 못하면 86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판단, 80만 조합원의 강력한 연대투쟁을 선포한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4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일하고 싶어요”라고 적힌 플랑카드에 꽃을 꽂는 상징의식으로 마무리 되었다.

  조합원들은 "일하고 싶어요"라고 쓴 플랑카드에 꽃을 꽂았다.




“우리는 마지막 수단을 선택한 것”

[인터뷰]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

점거농성 4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곳을 점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

우리는 6개월 동안 교섭도 진행하고, 수차례의 기자회견과 집회를 여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측과 이야기하려고 했다. 결국 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사측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랜드 사측은 노조가 납득할 만한 안도 안내고,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오히려 노동조합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마지막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사측에서는 비정규법 때문에 해고를 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랜드는 비정규법 시행 이전부터 홈에버의 400명, 뉴코아에 35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집단해고 했다. 그리고 7월 1일, 비정규법이 시행되면서 해고가 합법화되었기 때문에 장기 근속자를 우선으로 해서 수천 명이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 사측은 그저 비정규직 운영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로 몰아넣는 비정규법은 잘못 만들어진 것이고 반드시 재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투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노조의 조합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반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함께 한다. 또한 비정규직의 해고는 정규직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랜드는 정규직들을 강제로 지방으로 발령을 내서 퇴사를 유도하고 있다. 이랜드 자본의 칼끝은 정규직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투쟁계획은 어떠한가.

우리는 해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더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할 것이다. 민주노총이 책임지는 투쟁을 한다고 했으니까 우리는 선봉에서 투쟁할 것이다.

사측은 빨리 일단 교섭에 나와야 할 것이다. 법까지 어겨가면서 버티지 말고, 일단 해고된 사람들부터 복직시켜야 할 것이다. 이것이 되면 차별시정 문제는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빨리 교섭에 나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