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비정규직법, 이라크 파병, 한미FTA 추진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주도한 집권세력이었던 국민참여당과 당시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한 집권여당을 적으로 규정했던 민주노동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탈당 후 새로 결성한 통합연대가 어제의 적에서 동지로 하나가 됐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민주노동당-통합연대-국민참여당의 자유-진보 3자 통합 의사봉을 두드리기 직전 “이렇게 하나의 정당에 동지가 되기 위해서 함께 자리에 앉아 눈을 맞추니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며 “오늘 이 통합은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기 위한 진보정치세력의 자기 혁신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당명, ‘통합진보당’으로 결정
민주노동당, 통합연대, 국민참여당은 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총 45명의 수임위원이 참가해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통합진보정당의 당명과 당헌, 강령 등을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했던 자유-진보정당 통합은 수임기관 합동회의 회의록을 선관위에 제출하면 합당절차는 마무리된다.
수임기관 합동회의는 당원전수조사와 국민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당명을 ‘통합진보당’으로 결정했다. 또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는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3인이 맡고, 법적 대표는 이정희 대표가 원내대표는 강기갑 의원이 맡는다.
사무총장은 장원섭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 맡았다. 정책위의장은 노항래(국민참여당), 이의엽(민주노동당), 신언직(통합연대)씨가 맡았고, 대변인은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과 천호선 전 참여당 최고위원이 맡았다.
[출처: 이명익 노동과세계 기자] |
이날 합동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정희 공동대표는 “2012년 총선 승리와 진보적 정권교체의 원동력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마련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사는 2011년 12월 5일을 진보정치세력이 역사와 국민 앞에 단합된 힘으로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자찬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지난 시기 행로를 조금씩 다르게 해왔던 모든 사람들이 눈을 맞추고 손을 잡고 마음을 나눠, 서로 믿고 사랑하면서 일을 해나갈 때 국민들이 새로운 통합진보당을 함께 사랑하고 믿어주실 것”이라며 “새로 만나게 된 동지들과 함께 오늘 우리의 선택이 한국정치의 혁신을 가져온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잘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우리는 그동안 우리 역사에는 없었던 새로운 진보의 합창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더 풍부하게 더 역동적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서 명실상부한 대중적 진보정당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현실주의자는 이상을 향해 좀 더 담대해 져야 했고, 이상주의자는 현실을 향해 좀 더 욕망해야 했다. 오늘의 통합은 그동안 진보정치의 성찰과 혁신의 결과”라며 “진보정당이 집권할 때까지 우리의 성찰과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진보당은 진보적 가치와 비전은 더욱더 단단하게 벼려가면서도 낡고 편협한 틀은 과감하게 던져 버릴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한국 사회 구조개혁의 견인차가 되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첫차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마친 후 통합진보당은 바로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묘역 참배를 첫 공식행보로 잡았다.
전태일 묘역 앞에서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는 “통합진보당이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노동자의 기본권 이런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고, 노동자의 기본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민주주의, 정의 이런 것들이 설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전태일 동지와 이소선 어머님! 오늘 새로운 벗들과 함께 이 자리에 왔다”며 “이미 소식을 들으셨겠지만, 두 분이 얼싸 안고 기뻐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전태일 열사와 이 모란공원에 묻혀있는 수많은 노동민주통일 영령들과 함께 통합진보당을 축하해주시고 힘을 주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