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노인들의 이야기

강동진 계급적 시각으로 한국 사회 의료․복지․빈곤 문제를 분석하는 데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현재 빈곤사회연대 정책위원장과 ‘포럼 사회 복지와 노동’에서 활동하며 〈참세상〉 주례토론회를 기획하고 있다. 한국이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 이 마을에서 65세 이상 노인은 13명 정도다. 이 숫자는 2030년에 이르면 25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OECD에 속하는 다른 마을과 비교하면 아직은 낮은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최고 수준에…

문화를 빼앗긴 노동자에게 미래는 없다

양규헌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의장을 역임했고, 현재 노동자역사 ‘한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확산된 민주노조 운동은 노동 해방 쟁취를 내걸었던 전노협과 민주노총을 거치며 한국노총과는 다른 전국 중앙 조직을 건설하는 데 성공했다. 형식적으로는 산업별 노동조합이 완성되어 계급적 형태를 띠고 있으나 신자유주의적 공세에 허약한 모습이 반복되면서 ‘민주노조 운동의 정신’은 잃어버린 언어가 되고 말았다. 민주노총의 양적 발전을 부정할…

토머스 페인의 ‘상식’과 ‘인권’

배성인 한국 정치와 사회 운동을 연구하면서 학술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한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근대 역사를 바꾸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정치 팸플릿들이 있다. 마르크스(K. Marx)의 《공산당 선언》(1848)이나 레닌(V. I. Lenin)의 《무엇을 할 것인가》(1902)와 같은 팸플릿들은 한 시대의 거대한 정치적 주제를 요약한 압축 파일로 이후 시대에 깊고도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페인(Thomas Paine)의 《상식(Common Sense)》(1776)만큼 변혁에…

교복 코스프레, 만우절이니까 ‘거짓말’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라는 곳에서 연구원 겸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중문화와 하위문화를 연구해 왔고, 최근에는 대중의 정서 구조 변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다. 4월 1일이면 대학 캠퍼스에선 엄청난 이벤트가 열린다. 1년에 단 하루 만우절, 재기 넘치는 모든 거짓말이 용서받을 수 있는 날이지만, 대한민국 대학 캠퍼스에서 그날은 다름 아닌 ‘교복 데이’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쩌다 잉여가 되었을까

대담: 경제 무식자 1, 2, 3 / 김성구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 사진 이혜진   그렇게 허투루 산 것 같진 않은데 오늘도 세상은 나를 모른 척한다. 하나같이 경력직을 원하면 대체 난 어디서 경력을 쌓아. 좀 덜 착취당할 것 같은 일자리에 지원하면 경쟁률은 늘 수백 대 일.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잉여 인간이 되어, 언제까지…

경찰서 앞 달리기, 400시간 줄 서기를 아시나요

쉼 없는 노력으로 한 뼘 늘어난 집회 시위 자유 박점규(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 위원을 맡고 있다.) 2007년 3월 13일 새벽 0시 경북 구미경찰서. 코오롱 해고 노동자들과 회사가 고용한 용역 경비들이 집회 신고를 내기 위해 모였다. 한 달 뒤인 4월 12일 코오롱 회사 창립 50주년 기념일에 회사가 대대적인 창립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이에 맞춰 집회를 할…

가로로 찬양하고 세로로 드립 친다

홍석만 편집장   오랜만에 ‘세로 드립’이 화제다. 세로 드립이란 가로로 써진 글을 세로로 읽는 것이다(여기서 드립은 영어 ‘애드립’의 준말이라고 한다). 지난달 자유경제원은 이승만 시 공모전을 열고 당선작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공모전에서 입상한 〈우남찬가〉라는 시 첫 글자들을 세로로 읽으면 “한반도 분열, 친일 인사 고용, 민족 반역자, 한강 다리 폭파, 국민 버린 도망자, 망명 정부 건국, 보도연맹…

시술을 원했는데, 수술이 돌아왔다

시술을 원했는데, 수술이 돌아왔다 신나리 기자 / 사진 이승훈     “턱 끝 길이 축소하시구 요, T 절골 수술하시면 돼요.” “저 아직 자리에 앉지도 않았는데.” “아, 네. 앉으세요. 턱 끝 길이 축소하시구요, T 절골 수술하시면 돼요.”   진단은 빨랐다. 조막만 한 얼굴에 오뚝한 코, 늘씬함을 뽐내고 있는 상담실장은 복잡할 것 없다는 식이었다. 반짝이는 조명을 익숙하게 받는…

“작가의 양심으로 작은 거라도 해 보자”

하림, 흑표범을 듣다 인터뷰 하림 / 정리 신나리 기자 / 사진 정운 기자   흑표범 미디어 아티스트. 퍼포먼스부터 영상, 회화까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하림은 흑표범이 부드럽게 굴러가면서 계속 무언가를 해 나간다며 ‘구르는 돌 같은 사람’이라고 칭했다. 하림 음악가이자 화가 그리고 기획자. 자기만의 음악색이 또렷해 보헤미안 뮤지션, 한국의 히피라는 호칭이 붙는다. 흑표범은…

“세월호 진실의 끄트머리라도 부여잡고 싶다”

인터뷰- 세월호 유가족 박혜영 씨 / 신나리 기자 / 사진 정운 윤민은 갈비를 좋아했다. 상추에 밥을 놓고 갈비를 얹어 먹었다. 집 앞에 있는 학교보다 교복이 예쁘고 자율 학습이 없는 단원고를 1지망으로 써냈다. 다섯 시 반이면 집에 와 엄마와 장을 보고 함께 저녁 먹는 걸 좋아했던 윤민. 윤민의 엄마는 겁이 많았다. 딸 셋을 키우며 안전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