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것 알리는 자리"

[맑스코뮤날레](개막식) - 맑스, 왜 희망인가?

“코뮤날레,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는 자리”

제2회 맑스코뮤날레가 28일 9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건국대 법과대학에서 개최되었다. 김세균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에는 김수행 맑스코뮤날레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강정구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 홀거 하이데 전 브레멘대 교수 등이 축사를 했다.

  김수행 맑스코뮤날레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수행 맑스코뮤날레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모든 인류가 자본의 억압과 제국주의의 침략 속에서 궁핍과 불안정한 생활에 시달리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고, 이번 코뮤날레가 현재 세계의 모순을 어떻게 돌파해나가야 하는지를 제시하고자 한다”며 제2회 코뮤날레의 의미를 짚었다.

백기완 소장, “돈이 많이 쌓이는 것을 진보로 보는 시대에 흔들림 없기를”

인사말에 이어 백기완 소장, 강정구 상임대표, 하이데 교수가 축사를 전했다. 첫 축사를 한 백기완 소장은 “관념적인 것은 사람의 머리와 가슴에 환상을 심어주고, 과학적인 것은 머리와 가슴에 하제(내일), 즉 희망을 심어준다”며 “흔들리면 안 된다. 맑스 한다는 사람들을 미친 사람들이라 얘기하는 사람들이 미친거요. 돈이 많이 쌓이는 것을 진보로 보는 시대가 잘못된 시대”라며 이날 모인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백기완 소장

백기완 소장은 이어 “올바로 살려면 역사관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올바로 살기 위해서는 역사관뿐만 아니라 인생관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소련이 무너진 이유는 사회주의자라는 사람들이 썩어문드러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동자가 잘 살아보자는 염원은 수십 만 년 된 인류의 염원”이라며 “이 썩어문드러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밥이나 먹겠다고 하면 썩는 거고, ‘뒤집어 엎겠다’는 마음으로 살면 그래도 조금 났다”고 덧붙였다.

강정구 상임대표, “맑스를 넘어서야 맑스 철학의 진수를 이어받을 수 있어”

두 번째 축사를 전한 강정구 상임대표는 이번 전체주제 발표 중 하나인 ‘맑스와 함께/넘어’를 언급하며 “맑스주의의 철저한 내재적 비판과 방법론, ‘맑스 어게인스트 맑스’. 즉, 맑스 자신에게도 화살을 겨누는 비판적인 방법론과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함께 하고, 머무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맑스 철학의 진수를 이어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정구 교수는 “이번 코뮤날레가 희망에 초점을 두다보니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 자본주의 체제가 왜 한반도에 끊임없이 전쟁위기를 몰고 오는지에 대한 주제가 빠져있다”며 한반도 평화 관련 주제가 빠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이데 교수, “미래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자리 되기를”

  홀거 하이데 교수

이어 마지막으로 축사를 전한 하이데 교수는 “독일의 경우 노동운동과 농민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정치사회적 운동이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왔고, 68학생혁명 이후에는 신사회운동 등의 다양한 사회운동이 전개되어 왔다”며 독일 사회운동의 흐름을 짚었다.

이어 그는 “오랜 독일 사회운동 역사 속에서도 결점이 있는데, 그것은 진보진영 안에서 각자가 최고의 해답을 가지고 있고, ‘가장 맑스적이다’라는 식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다양한 견해를 가진 진보진영안에서 참된 의미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한 진지한 소통과 토론은 필요한 것이고, 바로 그런 점에서 오늘 이 행사는 희망적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 한다”고 이번 행사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2회 맑스코뮤날레 학술문화제가 열린 건국대 법과대학 1층에서는 비정규직, 쌀개방 등 사회 현실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담긴 만화가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