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호 채택 25주년을 맞아 발표된 연구는, 여성과 여성 주도 조직이 평화 협정에 참여할 경우 분쟁 재발 가능성이 평균 11%, 유엔 주도의 협상일 경우 최대 37%까지 감소한다고 밝혔다. 여성의 참여는 소외된 집단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예산 삭감과 여성 배제 등 현실의 장애물은 이러한 진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서는 유엔의 리더십 강화와 여성 시민사회에 대한 실질적 투자가 필수적이다.
20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797호는 서사하라 분쟁 해결을 위한 국민투표 대신 모로코의 자치안 제안을 '현실적인 해법'으로 부각시키며, 분쟁의 해석 틀을 결정적으로 전환시켰다. 이는 원래 국민투표를 위한 임무였던 유엔 서사하라 임시임무단(MINURSO)의 존재 목적을 흐리게 만들고, 국제법적 탈식민화 프레임을 정치적 타협 논리로 대체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모로코는 국제적 정당성을 강화한 반면, 폴리사리오 전선은 자결권을 위한 평화적 경로가 사실상 차단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브라질은 기후 위기 대응을 주장하면서도 아마존 하구 석유 시추와 프리살 지역 확대 등 화석연료 개발을 조용히 확장하고 있다. 최근 이루어진 신규 탐사 허가와 국제 기업 참여 확대는 브라질이 여전히 석유·가스 중심의 경제 모델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정은 기술적 반대 의견과 토착 공동체의 권리를 무시한 채 진행되었으며, 기후 정상회의(COP 30)를 앞둔 개최국으로서의 입장과도 충돌한다. 결국, 브라질은 지속 가능한 미래와 탄소 의존 경제 사이에서 근본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브라질은 COP 30을 앞두고 환경 보호와 농업 중심 경제 성장이라는 상반된 목표 사이에서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정부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장하며 국제 사회에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대규모 농산물 수출과 토지 개간, 에너지 개발로 인해 아마존뿐 아니라 세라두, 카팅가 등 주요 생태계가 계속 파괴되고 있다.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농업 모델은 토지 집중과 생물 다양성 훼손, 식량 주권 약화로 이어지고 있어, 브라질이 진정한 환경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산업·금융 중심적 생산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2025년 10월 탄자니아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전국적 시위는 부정 선거와 권위주의 강화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됐다. 대통령 사미아 하산(Samia Hassan)은 반대파 탄압과 인터넷 차단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국민들은 불평등, 청년 소외, 정치적 억압에 저항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번 시위는 단순한 분노 표출을 넘어 헌법 개정과 선거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주의 운동으로 확산되었고, 장기 집권 정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저항 가능성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수단 내전은 군부와 준군사조직 간 권력 다툼으로 시작돼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되고 수십만 명이 사망한 인도적 재앙으로 번졌다. 미국,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로 구성된 중재 그룹 ‘쿼드(Quad)’가 평화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주요 당사국 간 정치적 목표 차이, 군부와 준군사세력 간 협상 조건 갈등, 쿼드 내부의 이해 상충으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양측 모두 제한적 휴전에는 이해가 일치하지만, 근본적인 정치적 합의에는 여전히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방글라데시가 남아시아 최초로 유엔 물 협약에 가입하면서 국제적 수자원 보호와 협력을 도모하려 했지만, 오히려 인도와의 갈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중국과 인도의 상류 댐 개발과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위기에 대응하고자 다자간 틀을 선택했으며, 이는 기존의 양자 협정을 고수해온 인도의 전략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향후 갠지스강 물 배분 조약의 갱신과 주변국들의 협약 참여 가능성까지 맞물리며, 이 지역의 수자원 외교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북키프로스 대선에서 투판 에르퓌르만(Tufan Erhürman)이 압승을 거두며 연방제 재통일에 대한 희망이 되살아났다. 그는 유엔의 양측 연방안에 기반한 재협상을 추진하려 하지만, 진정한 전환점이 되기 위해서는 남키프로스 정부의 실질적인 대응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는 터키의 영향력에 대한 북키프로스 유권자들의 자율적 반발이자,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분단을 끝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전 미국 부통령 딕 체니가 2025년 11월 3일, 84세로 사망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의 설계자로서 수백만 명의 죽음과 고통을 초래한 전쟁과 고문, 감시 정책을 주도하며 미국 내외의 권위주의를 강화한 인물로 평가된다. 체니는 이라크 WMD 거짓 정보, 관타나모 및 아부그라이브의 고문 정당화, 패트리어트법과 NSA 감시 프로그램 추진, ‘단일 행정부 이론’을 통한 대통령 권한 확대 등으로 후대 미국 행정부의 전쟁 범죄와 권력 남용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평생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고 특권을 누리며 살다 갔지만, 그의 유산은 여전히 미국과 세계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미국은 마약 운반 의심 선박 4척을 멕시코 연안에서 폭격해 14명을 사망시켰으며, 9월 이후 총 사망자는 57명에 이르렀다. 이번 폭격은 정식 절차 없이 이뤄져 국제사회와 유엔 전문가들로부터 ‘초법적 살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이 군사적 개입 명분을 조작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트리니다드와의 에너지 협력을 중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