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보병은 드론이 장악한 전장에서 극도의 신체·정신적 압박을 견디며 수개월간 참호를 지켜야 하는 혹독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병력 부족과 강제 동원, 비전문 병력 투입, 무리한 고수 명령 등이 맞물리며 전선엔 대규모 공백이 생기고 전투력은 급감하고 있다. 지휘관들은 장기적으로 병력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는 "보병은 더 이상 전장의 중심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보병 전투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
과거 극우 민병대였던 아조프(Azov) 부대가 현재는 우크라이나 군과 국가방위군 소속으로 최대 8만 명 규모의 정규 전투 병력으로 성장했다. 전투력과 조직력을 갖춘 이 부대는 명령 불복종 사례도 있어, 향후 평화협정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비나치화' 요구와 충돌하며, 아조프 문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후 평화체제 구축의 중대한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의 정치적 마비는 단순한 제도적 위기가 아니라 대표성의 약화, 사회 분열, 유권자 불신이 심화된 민주주의 전반의 위기를 드러낸다. 선거의 정당성이 약해지고, 정당들은 분열된 지지층과 소셜미디어 기반의 감정적 양극화 속에서 타협을 회피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통치 불능 상태가 반복된다. 제도 개혁, 참여 확대, 경제 권력 견제 등 다양한 해법이 논의되지만,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 문화를 회복하고 재정의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네덜란드 좌파는 주택난, 불평등, 환경 위기 등 주요 이슈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치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 중도좌파인 녹색당(GroenLinks)과 사회민주당(PvdA)은 2025년 봄 합당을 예고했지만, 내부 노선 혼선과 과거 실정으로 회복은 더디다. 보다 급진적인 좌파 정당들 역시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이번 선거에서도 뚜렷한 전환점은 기대하기 어렵다.
세르비아 청년 90%가 학생 시위와 대학 점거를 지지하고 있으며, 90% 이상이 선거에 참여할 의향을 보이는 가운데, 62%는 선거가 공정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로는 부패와 민주주의·정의의 결핍을 꼽았으며, 절반 가까이가 더 나은 삶을 위해 국외 이주를 계획 중이다. 그럼에도 다수는 세르비아를 바꾸기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으며, 청년층의 정치 참여와 사회 변화 요구가 뚜렷해지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통합의 이익에서 소외된 중년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극우정당 지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EU·기득권 정치·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불만과 배신감을 바탕으로 반체제적 투표를 하고 있으며, 조지 시미온(George Simion)과 칼린 게오르게스쿠(Călin Georgescu) 같은 인물들의 민족주의적 선동에 쉽게 휘말리고 있다. 사회 양극화, 지역 불균형, 이민자 문제 등이 결합되어 기존 정당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태다.
독일 사회학자 볼프강 슈트레크(Wolfgang Streeck)는 인터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집권 가능성을 부정하면서도, 독일 사회의 정치적 균열과 좌파의 쇠퇴에 대한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AfD 지지층이 전통적인 파시스트 지지자들과는 다른 문화적 기반을 가진 중산층 불신 세력이라고 설명하며, 특히 구동독 지역의 전환기 트라우마와 동서독 간의 인식 격차가 정치적 보수화를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속도'와 '사회적 통합'이 핵심이라고 지적하며, 급격한 유입은 사회적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좌파의 쇠퇴는 복지국가 축소, 정당 조직의 해체, 노동시장 구조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며, 전통적인 사회민주주의의 조직적·문화적 기반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인터뷰는 이민, 복지, 유럽 통합 등 독일과 유럽 정치의 핵심 이슈를 관통하며, 유럽 좌파가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재구성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독일, 폴란드 정상들이 몰도바를 방문해 러시아의 선거 개입과 허위정보를 강력히 비판하며 몰도바의 EU 가입 노력에 ‘단호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들 정상은 몰도바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대통령 마이아 산두(Maia Sandu)와 함께하며 몰도바의 독립성과 유럽 통합 의지를 강조했고, 러시아가 친러 정당과 분리주의를 통해 몰도바를 불안정하게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음 달 치러질 몰도바 총선을 앞두고 친서방 성향의 여당이 의석 감소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정부는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이용해 친러 세력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북아프리카·중동에서 전통적인 동맹보다는 상황에 따라 비국가 행위자까지 포괄하는 유연한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리아, 리비아, 이란, 터키 등과의 관계는 ‘분할 관리(Compartimentation)’ 방식으로 운영되며, 경제 협력과 중재 외교가 핵심 수단으로 활용된다. 러시아는 중동 질서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반서방 담론과 선택적 개입을 통해 ‘탈서구화’ 및 다극화를 지향하며 자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
핀란드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및 벨라루스 국경에 수백 마일 규모의 방벽과 군사 방어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이들은 탱크 차단 구조물, 지뢰밭, 드론 탐지 및 요격 시스템 등으로 무장한 ‘드론 장벽’까지 구축하며 러시아 침공에 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휴전에 접어들 경우, 러시아가 군사력을 발트 3국 등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방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