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자정보
- 제작 : 참세상 촬영 : 왕윤정, 김미례,안창영 편집 : 안창영
수성경찰서 앞은 이미 건설노조가 집회신고를 낸 곳인데 이미 경찰병력이 자리를 차지하고 집회장소마저 박탈하고 도로에 물러선 건설노동자들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자행했다.
그 결과 나이든 건설노동자 33명이 중상을 입었고 시급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 2명의 노동자와 10명의 나이든 건설노동자가 연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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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내 딸들아
너희들은 자랑스런 노동자의 아들 딸이다.
아들아 내 딸들아
잠든 네가 깰까봐 살며시 새벽길을 나서며
못난 애비처럼 살지 말라고
어떻게든 좋은 대학 가기를 바래는 간절한 마음뿐이었다.
임금을 삭감해도, 산재를 당해도
말 한 마디 못했던 것은
하던 일자리마저 빼앗길까봐
사장이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구나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몇 번이 강산이 변해도 건설현장은
더욱 팍팍해져갔다.
젊은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가고
지금 이일을 때려치운다고 해도
미련이야 없겠지만
몇 년은 더 공부해야 할 너희들이 눈에 밟혀왔다.
아들아
텔레비에서만 보았던 붉은 머리띠 질끈매고
투쟁조끼를 입고 수백, 수천의 동료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 함성을 질러보았다
네 형 또래의 전투경찰을 보는 순간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아들아 미안하다
그러나 이 애비는 부끄럽지 않다
그날도 경찰들은 마치 짐승몰이를 하듯이
곤봉을 휘두르고 소화기를 뿌려댔다
여기, 저기서 피투성이로 쓰러져
앰블란스에 실려 나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아찔하고 까마득한 현기증을 느꼈다
“평생 빼앗기고, 매질을 당해온” 분노가 북받쳤다
이제까지 살아도 헛살았다고
송현동 사는 김씨가 말할 때
주름진 눈가에 눈물이 맺히더구나
답답한 가슴 소주를 마시고 고함만 빽빽 지를 줄 알았지
언제 한 번 노동자로 일어설 줄 몰랐구나
이번에 지고 나면 옛날처럼
노예로 살거라며 요지부동 한마음이다
너희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돌아가고 싶다
부끄러웠던 노가다 인생에서
당당한 건설 노동자로 일 한 만큼 대우받는
그런 현장을 만들어 돌아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