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행진은 계속된다

빈곤과 폭력에 저항하는 7.3 여성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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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참세상
신자유주의와 전쟁의 시대, 여성들은 더욱 빈곤해지고, 더욱 많은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 노동유연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여성들 대부분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면서도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다. ‘가사와 직장생활의 양립’을 기조로 하는 정부의 여성정책은 여성을 가사노동의 1차적인 책임자의 위치에 고정시키며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도록 하고 있다. 복지와 공공서비스가 축소되거나 시장화되면서 여성 빈민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으며, 가사노동과 유사한 보살핌노동이 여성의 일로, 그것도 노동자로서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형태로 확산된다. 더구나 장애여성의 독립된 삶이 보장될 만큼 사회적 지원체계가 갖춰지는 것은 더욱 요원해졌다. 초국적 곡물기업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는 WTO 농업개방과 이에 조응하는 정부의 ‘농업포기정책’으로 농가부채가 급증하고 농가소득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여성농민들은 농사, 가사노동에 더하여 소득을 보충하기 위한 부업까지, 3중의 역할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들의 빈곤이 전반적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로 유입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성들이 성매매로 유입되는 원인을 문제 삼지 않은 채 법과 제도로 성매매를 근절하려는 시도는 성매매 여성에 대한 도덕적 편견과 더불어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을 사회로부터 배제하고 폭력 속에 방치했다. 초국적 투기자본이 국경을 마음껏 넘나드는 시대이지만, 노동자들만큼은 ‘인종’과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분할되어, 이주노동자는 노동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의 미국에 의한 이라크 침략전쟁과 수많은 무력분쟁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강화하고 ‘성차별 이데올로기’를 더욱 강화한다.


이렇듯 여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며 배재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전 세계 여성들이 지구를 횡단하는 릴레이 행진에 나섰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까지 행진하면서 다양한 인종과 민족의 여성들, 각기 다른 직업, 신체적 특징, 성적 지향을 지닌 여성들이 국경을 넘은 연대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여 여성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가중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멈추고,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함께 투쟁하는 여성이다. 이렇듯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여성의 힘은 필수적이며, 여성의 요구는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 노동자, 농민, 빈민,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노동자, 동성애자 …. 다양한 이름이지만 우리는 함께 투쟁하고 한 목소리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한다.



- '빈곤과 폭력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권/리/선/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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