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멸 '이행전략'과 ‘국가’에 대한 논쟁

[맑스코뮤날레](전체주제3) - 코뮨주의에 대한 두 가지 시각

제 3회 맑스코뮤날레의 전체 행사의 마지막 날인 30일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와 탈자본주의의 전망 △코뮌주의적 생태문화사회구성체 요강의 '코뮨주의에 대한 두 가지 시각'을 주제로 전체 토론이 진행됐다.

'문화사회론'을 주창한 이득재 교수는 이행과제로 ‘생태문화사회 구성체’에 대한 요강을 발표했고, 정남영 <자율평론> 연구원은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경향성을 강조하며 "노동의 내용이 달라져 싸움의 새로운 지형, 주체가 등장한다"고 강조하며, 단 시점과 방식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과제로 남겼다.

토론과정에서 '비물질노동’개념 정립에 따른 '가치법칙'에 대한 이견과 ‘코뮌주의적 생태문화사회 구성',‘이행과정’과 ‘사회구성체 강령’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국가'의 역할 규정과 이날 제안된 내용들의 해석을 놓고 격론이 붙었다.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와 탈자본주의의 전망' 토론에서 정남영 연구원이 발제를 하고 있다.

정남영 연구원은 “비물질노동은 네그리와 하트가 제시한 명제 개념으로, 언어적 노동, 정동적 노동의 개념”이라고 설명하며, “맑스는 미미할 지라도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비물질노동이 존재하고 또 존재할 수 있음을 정확히 말하고 있다. 비물질 노동과 물질 노동을 양자 택일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노동’의 전제 하에서 자본연구의 연장에서 비물질 노동을 설명한다”고 전제했다. 정남영 연구원이 제기하는 '비물질 노동'의 대표적인 예는 '지식노동'이다.

정 연구원은 나아가 “노동은 몸을 써야 하고, 노동이 만들어 내는 사용가치가 비물질적인 생산물인 경우”를 ‘비물질노동’으로 규정하며, “이러한 노동이 전체 생산에서 주요하게 되는 경향을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라며 ‘경향성’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예로, 지구 전체 분할을 넘어 재분할로 넘어가고 있는 유통영역과 인터넷 등 기술의 고도화 등 유통시간에서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경향’을 들며,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 경향은 자본 발전의 자연스러운 귀결”임을 강조했다.

이어 “이전과 다른 단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과, 맑스는 기계와 연결된 노동자 현상을 '사회적 개인’, ‘그 사회적 개인의 현재 형태’로 규정했음을 들며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 시대에는 가치법칙이 붕괴(사라진다는 것이 아님) 경향이 더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비물질노동의 헤게모니 강화로 노동의 내용이 달라져 싸움의 새로운 지형(옛날 투쟁 지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님)이 등장한다"고 강조하며 "자본주의가 어떤 조건을 만들어 냈는가를 비물질노동 헤게모니를 통해 설명, 지칭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주의가 ‘역사적 사명을 다한다’는 것의 의미를 자본이 종식되는 시점이 아니라 자본 법칙이 지배했던 것과 달리 다른 수단이 등장한다는 것으로, 더 지배가 강화되는 때 일수도 있다”고 해석을 덧붙이며 ‘시점’보다는 ‘역사적 사명’에 초점을 뒀다.

토론자로 나선 강남훈 교수는 △오늘날 비물질노동이 헤게모니를 가지게 됐다 △비물질노동은 기존의 자본 축적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본축적을 더욱 진전시키고 있다 △비물질노동의 사적 소유는 생산성의 발전을 저해한다 △비물질노동으로부터 자본주의의 한계, 미래사회의 전망 도출에 대해 동의를 표하며 토론을 시작했다.

강남훈 교수는 정남영 연구원이 제시한 지식노동과 관련한 ‘비물질노동’의 개념이 주류 경제학이나 사회학의 논리, 지식기반경제론(노동이 아니라 지식이 부의 원천이고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가 됐다)의 주장과 비슷하게 악용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강남훈 교수는 "노동은 인간의 설계, 목적에 따라 신경과 근육을 움직여 자연물을 통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내는 것으로 도구를 쓰면서 신경과 근육을 움직인다는 것은 지식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라며 “이는 노동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으로 과거 노동자 계급에게도 중요했고, 마찬가지로 지금 노동자 계급에게도 중요한 것”이라고 '시대적 의미가 변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또 다른 쟁점으로 ‘가치 법칙의 적용 여부’에 대해 "지식이 중심이 되는, 비물질 노동은 경제학에서는 서비스 노동을 포괄하는 개념이기에 지식, 감성 등 물질 형태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노동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가치법칙의 적용을 받게 된다“며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강남훈 교수는 “비물질 노동, 지식기반 경제가 다른 사람의 잉여가치를 지식독점 형태로 뺏어오는 형태이기 때문이고 양극화 되는 체제이고, 자신의 가치를 빼앗기는 계급, 배제된 계층이 미래 변혁의 원동력이 되는 거 아니겠는가"를 반문하며 “지식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세력으로 나타난다기 보다는 지식노동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에게 뺏기는 노동계급, 이런 축적 구조에서 배제된 노동계급이 복잡하게 얽힌 사회 축적 체제 내에서 여전히 사회를 변혁할 동력이다”라고 '새로운 주체 형성'에 대한 차이점을 강조했다.

  '코뮌주의적 생태문화사회구성체 요강' 토론에서 이득재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두 번째 주제 발표로 ‘문화평론’을 중심으로 이득재 교수가 ‘코뮌주의적 생태문화사회구성체 요강’을 발표했다. 두 번째 발표는 ‘문화과학’ 내부 토론과 세미나를 통해 모델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는 주제로, 기본 보고서의 성격을 갖는다.

제목으로 제기된 ‘생태적 문화사회구성체 요강’은 자본주의 경향적 법칙 및 그 속에서의 투쟁 주기에 대한 분석과 연합적 생산양식이라는 대안을 결합하고 했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던 맑스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21세기 자본주의가 연합적 생산양식으로 이행하게 되는 경로와 주체를 해명하고 대안사회의 생태적 삶의 양식을 전망하는 현실적인 전략대안에 대해 완성된 이론이라기 보다는 이행기의 과제를 담고 있다.

이득재 교수는 “자본주의의 현실적 체계와 그에 내재하에 잠재적인 프랙탈 네트워크라는 이중구조로 짜여진 ‘문화사회론`의 사회구성체론이 그 전략을 함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사회론'은 '코뮌주의적 생태문화 사회구성체'를 통한 지향점으로, 실천적으로 전국적 차원의 상위체계 내 운동과 하위 체계(지역적 차원) 내에서의 운동 그리고 이 두 층이 상호연계, 상호작용의 형태로 전개되는 그림이다.

이득재 교수는 “상위체계에서 강화되어 가는 자본, 국가의 연합에서 균열을 내어 아래로부터 사회공공성을 재구성해가는 운동을 위해 지역적, 전지구적, 세계적인 연대를 촉진하며, 하위체계에서는 생태문화코뮌 네트워크와 지역평의회 및 협동조합을 중심축으로 하여 지역단위에서 프랙탈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상품논리와 관료주의에 대항하여 자립적 능력과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해가는 운동을 강화하고, 이 두 운동의 선순환구조를 모색해가는 새로운 사회운동을 생각하자는 것”이라고 정리해 설명했다.

문화사회론의 이행전략으로 “국가와 자본을 재정의 하고, 시장을 변형 시키는 것”을 주장하며 “인간의 삶의 공간을 잠식해 들어와 있는 통제와 규제가 필요하다”며 ‘민중적 통제 방식’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을 강변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세균 교수는 “‘코뮌주의적 생태문화사회구성체 요강’의 핵심은 이행전략에 대한 고민”이라고 이해를 표하면서도, “시장경제체제를 이완 시키는 이행의 문제, 너무 쉽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네트워크의 확장의 개념은 전지구적, 이해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고리로 생각해야 하는데 오히려 모든 활동을 해체시킬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별도의 토론문을 제출한 조정환 <자율평론> 연구원은 “(발제문에 나타난) 문화사회론은 국가와 시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능만을 바꿀 뿐”이라며 “이 과정에서 맑스는 국가사멸론의 주장자가 아니라 국가 영구개혁론자로 둔갑된다”, “문화사회론은 ‘코뮌적 생태문화사회론’이라기 보다 국가민주화와 시장의 (독점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코뮨적 생태문화사회론 혹은 ‘코뮨적 국가시장사회론’"이라고 해석했다.

관련해 이진경 교수는 “발제문을 보면 어소시에이션(association)을 통한 국가기능의 전환, 현실 부정과 달리 노동자 다중의 연대를 통해 노동자 다중에 봉사하는, 새로운 국가를 구성하겠다며 베네주엘라의 예를 들고 있는데, 국가 형태와 기능, 역관계가 달라지면 국가가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것으로 읽힌다”는 것과 “호혜적 시장의 개념이 지금 시장과 다른 시장관계를 추구할 것처럼 읽히지만, 국가사멸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없이는 오해를 부를 여지가 있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이에 심광현 교수는 “국가는 물리적 폭력적 힘이 집약된 장치로, 맑스의 고민은 어떻게 국가를 사멸시킬 것인가에 있었다”며 “현재 존재하는 신자유주의 제국들 FTA를 통해 국가가 강화되고 있다. 국가의 사멸을 위해서는 국가에서 안과 밖이 투쟁해야 한다"며 "(이날 토론문은) 자본주의 사멸을 하기 위한 이행 과정, 이에 대한 국가와 시장의 변형 시키면서 사멸에 이르게 할 이행 경로에 관한 논쟁”임을 덧붙이며 연구과제가 여전히 남았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강남훈 교수는 “발제문에 등장한 ‘시장’ 개념과 관련해 사회주의 계산 논쟁에 빠져들고, 계획을 가지고 분산된 구성원들이 창출해 내고, 교환해 내는 지식을, 계획에 의해 관리할 수 없다는 고민들 때문에 혹시 코뮌적인 생산양식을 추구하다가도 불가피하게 시장적인, 자본주의 독점과 착취가 없는 다른 형태의 시장과 어울려야 한다고 고민하는 것인가”를 반문하며, “네크워크의 구조가 미래 사회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라면 시장의 개념은 이를 다른 구조로 만드는 광장”이라며 ‘광장 개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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