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개각을 앞둔 이달 초 영리병원 재추진에 합의했다고 알려져, 진수희 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반대가 없다면 조만간 영리병원 추진안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재정부 1차관과 유영학 복지부 차관은 지난주 양 부처 국장급 이상 실무자들과 비공식 모임을 갖고 영리병원 도입을 재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9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영리법인 도입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의료 산업 활성화를 내세우며 줄기차게 주장했으나 전재희 전 장관이 “주무부서 장관인 내가 결정할 문제”라며 제동을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영리병원 도입을 둘러싸고 부처끼리 싸우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논의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8.8 개각으로 진수희 장관을 내정함으로써 전재희 장벽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지난주 기재부와 복지부 차관 모임에 참석했던 박하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제주 인천 등 경제특구에서 일단 (영리병원) 개원한 뒤 부작용을 줄여가는 단계적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진수희 복지부 장관 내정에 대해서도 영리병원을 밀어 붙이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수희 장관 내정자는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사회복지분야에 전문가지만 국회 기획재정위 활동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진 장관 내정자가 업무보고를 받은 뒤 별다른 반대를 하지 않으면 실무자들의 의견을 모아 세부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8.8 개각이 측근 실세들의 등용을 통한 정권 안정화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4대강은 물론 영리병원 도입 등 핵심 사업들을 정권 막바지까지 밀어붙이기 위한 개각이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또한, 영리병원 도입은 그동안 국민들과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료민영화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던 사안이라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친서민 복지정책을 앞세운 가운데 영리병원 도입이 친서민 복지정책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하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영리병원 도입과 관련한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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