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감자골에 '전교조 교육감' 떴다

[교육희망] 민병희 강원교육감 당선인 인터뷰

강원교육감에 당선한 민병희 후보가 당선 소식에 박수를 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임정훈 기자
범민주 진보 단일후보로 전교조 강원지부장 출신의 현역 교육위원인 민병희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한장수 현 교육감을 물리치고 강원도 첫 직선 교육감에 당선했다.

민병희 후보의 당선으로 보수일색이던 강원지역 교육계에 혁신의 바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교육감과 맞붙어 지역 정서 등과 맞물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민 후보의 당선은 사실상 16개 시도지역 교육감 선거 가운데 최대의 이변으로 주목받고 있다.

춘천시 온의동에 자리한 민병희 후보 선거사무실에 모여 있던 후보자와 관계자들은 2일 오후 6시에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41.6%를 얻어 32.4%를 얻은 한장수 후보를 9.2%p 차이로 이긴 것으로 나타나자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며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7시 이후부터는 사실상 당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밤 11시를 넘기면서 개표율이 22%를 넘어서고 민병희 후보가 39.1%, 한장수 후보가 33.4%로 민병희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굳어지자 선거사무소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풍물장단에 맞춰 춤을 추고 박수를 쳤다.

최종 결과를 기다리던 민병희 후보도 손과 어깨를 들썩이며 춤사위를 보였고, 선거과정에서 함께 고생한 아내와 선거 관계자들을 포옹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 당선인은 "선거 시작 당시만 해도 당선 여부가 불확실했다. 새로운 교육을 하라는 강원도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라며 당선의 의미를 부여했다. 아래는 강원도 교육감 당선이 확정된 민병희 당선인과 나눈 이야기이다.

-축하한다. 당선 소감부터?
“강원 교육을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도민들의 열망이 모여 당선으로 이어졌다. 나의 승리라기보다 도민들의 승리, 교육 변화를 바라는 이들의 승리다. 강원도민과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공약들을 현실화 하는 작업하겠다. 도민들이 진보 민주 교육감을 뽑았더니 학교가 바뀐다는 걸 보여주겠다.”

- 3선 도전하는 현직 교육감을 이겼다. 승리 요인과 의미는 무엇이라 보는가?
“기득권을 가지고 3선에 도전해 처음부터 지지율이 20~30%를 오가는 사람과 대결할 때 많은 이들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의 올바른 정책과 도민들이 열망하는 내용을 담았고 그 정책을 설명하는 토론회와 직접 만나고 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확인한 것이라 판단한다.

(나의 당선은) 교육혁명이다. 이제는 경쟁만으로는 교육을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다. 경쟁보다 협력, 차별이 아닌 지원과 배려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행복감을 느끼며 공부하는 분위기 만들겠다. 성적으로 한 줄 세우기 안 된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이기는 세상을 주문한 것이다. 이제 첫 실험대에 올랐다.”

- 전교조 교사 출신으로 최초의 직선 교육감이 됐는데?
“처음엔 교육위원이나 교육감이 되리라곤 생각 못했다. 독재 권력의 교육 독점 속에서 성적 때문에 스스로 목숨 끊는 아이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려고 교사협의회(전교조의 전신)를 만들고 해직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학교는 변화가 없었다.

교육위원을 하면서 8년 동안 학교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많은 한계를 느꼈다. 교육감이 돼야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을 할 수 있겠다 싶어 출마했고 당선한 것이다. 다른 후보들은 관료 출신이지만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신념으로 왔기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보수 측에서 반전교조 프레임을 엮어보려 했지만 안 먹혀들었다. 전교조도 자신감 가지고 국민들에게 다가서야한다.”

- 취임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7월 취임인데 그 전에 공약이행팀을 꾸려서 제반 준비작업 할 예정이다. 교육전문가와 학계를 비롯해 시민 등이 참여하는 팀을 만들어서 취임 전에 토대를 갖출 것이다. 강원 지역은 고교 평준화가 오랜 염원이다. 전 교육감이 다수가 원하면 평준화하겠다고 약속하고 안 지켰다. 고교평준화 시행 준비부터 할 것이다.

아울러 친환경 무상급식과 초등학교 학습준비물을 학교에서 챙겨주도록 하고, 중학교의 학교운영지원비 문제와 체험학습비 · 수학여행비 등도 계획을 세워 없앨 것이다. 교복까지도 공동구매를 통해 해결할 생각이다. 무상교육과 학생인권조례 제정도 중요하다. 도민들이 다소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기만 학생들 스스로 참여하고 해결하면서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주주의를 학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배우게 될 것이다. 경기와 같은 형태의 혁신학교 운영도 빼놓을 수 없다.”

민병희 강원교육감 당선인이 축하 꽃다발을 받고 손을 흔들고 있다. 임정훈 기자
- 취임하자마자 일제고사를 시행해야 한다
“공약한 대로 할 것이다. 전국 단위 일제고사는 표집학교만 보도록 할 것이고 강원도 단위의 일제고사는 폐지하겠다.”

- 시국선언, 정당 후원과 관련한 전교조 교사들의 징계는 어떻게?
“정당 후원과 관련한 것은 공소 시효가 지난 것이고 정부 여당이 진보 교육감을 막아내기 위한 선거 전략으로 한 것이다. ‘정치적 중립’은 정치적인 외압으로부터 막아야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모든 활동이 정치활동이다. 정치적 자유 되찾으려는 노력이 있어야한다. 교사가 개인적으로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가르치는 것과 무관하다. 별 문제 없다고 본다. 교사들의 징계 여부는 법원 최종 판결 이후에 검토할 것이다.”

- 선거기간 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웃음). 예비후보 시절에 힘든 고비가 있었다. 그만 둘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슬기롭게 극복했다. 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라는 확실한 신념이 있어 즐겁게 했다.”

-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자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감으로서 생각하는 ‘교육자치’란 어떤 것인지?
“교육감 1인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치는 참여와 소통으로 이루어진다.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강력히 집행하는 모습으로 진정한 참여 자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 ‘교육자치’다.”

- 조합원들에게 한 말씀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면 마음으로 따라줄 것이다. 사랑받고 칭찬받는 전교조로 더욱 다가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 되자 민병희 강원교육감 당선인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기뻐하고 있다. 임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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