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기재로 미디어를 활용한다는 것
▲ 시험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
또한 아펙 기간 동안에 아펙에 관한 5가지 주제를 담은 독립영화프로젝트를 비롯해, 문화제, 퍼포먼스 등 각양각색의 문화행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미 참세상을 통해 보도된 것 처럼 시범적으로 현장 투쟁과 '모블로깅'의 접촉면을 확대함으로 쌍방향 소통 방송(매체)의 시도도 기획하고 있다.
나아가 홈페이지를 통한 아카이브 구축, 말 그대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와 관련한 영상물, 시각 이미지, 사진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며 '투쟁 자료의 보물창고'를 만들어 내겠다는 구상도 있다.
그리고 아펙반대 미디어문화행동단은 16일 오후 4시 부터 부산대학교 남학생휴게실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와 미디어문화행동’ 워크샵 개최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준비하고 논의했던 과정의 고민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지형에 근간한 미디어의 민중,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다양한 토론들이 전개될 예정이다. 민중언론 참세상은 이날 워크샵의 토론자로 참석한다.
조대희 노동넷 방송국 PD는 "기존의 경우 노동자 대회, 대의원 대회 등에서 단순하게 현장 중계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아펙의 경우도 이런 미디어 문화행동이 고민되고 있었는데 이제는 집회 생중계를 한다는 것, 그 의미를 좀 뛰어넘어야 하지 않겠냐는 고민속에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을 꾸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렇다. 지금까지 영상은 행사의 하나의 토막 프로그램으로, 분위기 전환용으로 기획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시도 보다는 현장을 중계하는 것에 급급한 경우가 많았다. 이제 운동진영의 미디어 라면 이런 시도에서 좀더 발전된 시험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그러나 광고를 배제한 상황에서 주류 방송 처럼 하루 20시간 가까이 방송을 한다는 것, 편성, 제작을 해 낸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아펙반대 미디어문화행동은 아펙 회의 집중일 동안 하루 10시간의 방송을 할 계획이다. 말 그대로 민중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방송을 편성해 방송화 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12월 홍콩 WTO 투쟁까지 고민을 확장하며 '이동 방송국의 실현'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민중운동, '미디어의 폭발력'의 활용할 것
조대희 노동넷방송국 PD는 이점을 지적했다. "진보운동진영이 고민하고 조직하는 집회들의 경우 기존에 했던 방식들이 재활용된다. 홍보물을 제작하고 뿌리고, 규모있는 집회를 조직하고, 집회가 커질 경우 스크린을 세우거나 생중계를 하는 형태는 그나마 예전에 비한다면 많이 진일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2000년 대우자동차 폭력 영상을 통해 '미디어가 가진 엄청난 폭발력'을 경험"한 바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현재 이런 미디어 진영의 변화 속도는 굉장히 빠르고, 이미 많이 대중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대와 기술, 대중의 실생활은 21세기인 반면 운동의 미디어 활용 기술은 오히려 20세기에 머물러 있는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아펙반대 미디어문화행동이 시도하는 인터넷 영상 생중계, 프로그램 제작 편성, 라디오 방송, 모블로깅 등의 방식은 '적은 돈을 들이면서도 기존 매체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심지어는 '오히려 자발적인 참여를 추동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기도하다.
이에 대해 조대희 노동넷 방송국 PD는 "미디어 활용에 대한 운동 진영의 마인드의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미디어 운동 주체들이 운동단위들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고 추동하고 진영의 변화를 대중화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채워주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 쌍방의 부족함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아펙회의 기간동안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이 기획하고 있는 계획은 이런 실천의 시험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장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미디어문화행동 '나도 참여해 봐야지'라면 성공일 것
사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의 초동 고민은 분산되어 있는 미디어운동 진영의 활동가들과 문화 운동들을 '엮어보자'는 고민에서 부터 시작됐다. 어떤 특정 이슈가 있을 때 또는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 낼 때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면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좀더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을 것 이라는 판단에서 기인한다.
조대희 PD는 "아펙이라는 단일 이슈에 미디어 문화행동을 준비하면 주체들을 조직화하고, 조직화 되는 과정이 된것 같다"고 짧은 평을 덧 붙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은 준비기간도 짧고 홍보도 많이 안돼 참여자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생방송은 이제부터, 바로 오늘(16일) 부터 시작이기에 그리 조급한 모습은 아니다.
그래도 조대희 PD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기획했던 것 보다 안 되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 기존에 나와있는 컨텐츠들을 받아다 방송하는 것 보다 6개월 3개월 전에만이라도 기획되고 세팅이 됐다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급하게 돼서 기획을 제대로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욕심많은 속내를 비치기도 한다.
물론 다양한 공공 참여적인 퍼블릭 억세스 측면에서 본다면 아펙에 대한 주제들을 담은 독립영화 프로젝트나 민중운동 뉴스 소식, '난 아펙을 이래서 반대한다'는 릴레이 인터뷰 등 다양한 영상및 시각 이미지들이 있고, 활동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일반 대중도 미디어,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은 다방면으로 열려 있다.
또한 "일반 방송의 시청율과 다르게 싸이트가 많이 노출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방송을 봤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밝힌다. 인터넷의 장점인 베너만 걸리면 어디서나 어느 싸이트에서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강점을 '최대한 많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욕심은 준비한 주체에겐 솔직한 바램 아닐까.
14일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랐다.
"아펙반대 국민행동 홈페이지를 보구 방문했는데 좋은 자료 잘 보았습니다. 현재 국내 대다수 언론은 부산 아펙을 미화 찬미하는 보도만 내보내어 국민들이 그에 현혹되기 쉬운것 같습니다. 일방적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언론에 맞서 선전하구 계신 여러분들의 노고에 먼발치에서 감사드립니다. 최근 정부와 신문지상의 탄압에 굴하지 마시고 활동 확대해주시라 격려드립니다.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세계인의 진정한 복지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시는 여러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자비를 털어 척박한 부산에서 방송장비를 설치하고, 세팅하며 흘렸을 미디어 문화 활동가들의 땀에 대한 적지만 큰 힘을 주는 글이 아니었을까. 또한 이런 바램은 미디어 문화행동 뿐만 아니라 주류언론, 보수언론들이 찬양해 마지않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아펙에 대한 대항 투쟁을 전개하는 단위에 대한 지지, 응원이기도 하다.
조대희 PD는 밝게 웃으면 말을 건넨다. "우리 방송은 제도권 방송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방송도 아니거니와 엄숙주의를 깨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부분이 중요할 것 같은데, 사람들이 보니까 정말 재밌더라. 나도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 이런 컨턴츠를 편성해 주세요 라는 요구가 빗발쳤으면 좋겠다"라며 바램을 말한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의 방송이 편성된 프로그램 이상으로, 저항의 민중담론을 형성하며 다양한 실험속에 빛을 내길 바란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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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공동체라디오연구모임‘씨알’, 노동네트워크, 문화연대, 민중언론참세상, 비정규직완전철폐를위한영상프로젝트, 수도권영상패, 우리만화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이 함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