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노동자, 서민의 삶을 기업 이익에 종속시키는 아펙 기업인자문위원회(ABAC)회의 규탄한다.

최종고위관리회의에 이어 14일부터는 아펙 기업인자문위원회(ABAC)회의가 부산 롯데호텔에서 시작됐다.
ABAC는 1996년 21개 아펙 회원국의 거대기업들의 경영진들로 구성된 기구다. 각 회원국에서 3명씩 모두 63명으로 구성된 ABAC는 경제 이슈를 점검해 그것을 정상회의에 제출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기구는 중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는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노골적인 정경유착에 다름 아니었다.
동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아펙 ABAC는 끊임없이 정리해고 규제완화를 주장했다. 또한 ABAC는 공기업 사유화를 꾸준히 주장해왔으며 카길과 같은 초국적 농산물 기업 등이 제시한 ‘아펙식량체계’는 농업보조금을 철폐하고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규제완화 등 농업을 망치는 내용으로 구성된 바 있다.

ABAC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들은 특히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아펙내셔널센터(National Center for APEC)'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스타벅스, 카길, 보잉, 포드, 제너럴 모터스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기업들은 이번 부산 아펙회의에서 WTO의 DDA협상을 진전하기 위한 방안을 찾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18일에 진행될 ABAC와 정상들의 만남에서 이들은 보고르 목표의 조기 달성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부패 척결에 힘써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이들은 제도적 자유화와 외국인 직접투자의 전반적인 환경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DDA협상은 공공서비스 사유화를 방향으로 하는 서비스협상과 관세, 보조금 철폐를 목표로 하는 농업협상을 포괄한다. DDA 협상을 진전시키겠다는 ABAC의 의도는 민중의 삶을 상품으로 둔갑시키려는 거대한 음모다. 또한 이들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성은 노사관계를 선진화한다는 명목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유연화를 확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ABAC는 APEC 정상들에게 △선진국은 2012년, 개도국은 2020년까지 완전 무역·투자 자유화를 달성키로 한 ‘보고르 목표’가 실현되도록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 △테러와 자연재해 대응 네트워크 강화 △APEC 차원의 장기에너지 공급대책 등을 건의키로 했다. 아울러 각국이 테러대비를 위해 마련한 각종 새로운 규제가 교역과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전달할 계획이다.
노동자 민중의 삶의 권리를 상품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믿는 APEC의 ABAC를 규탄한다. 우리는 아펙이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반민중적 기구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 아펙회의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2005.11.15.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