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인권현황과 이주운동진영의 과제

[부산국제민중포럼] - "이주노동자 운동, 국제적 시야를 가진 노동운동 복원을“

아펙 정상회의에 맞춰 부산에서는 국제민중포럼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4시 부산대 교수연구동에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의 이주노동자 인권현황과 한국 이주운동진영의 과제'라는 주제로 부문 워크샵이 개최되었다.


“이주노동자 운동, 자본주도 세계화 극복의 단초”

이날 워크샵에서 발제를 맡은 성공회대 이종구 교수는 한국 내 이주노동자 관련 현황을 소개한 후 이주노동자 운동을 매개로 한 국제적 노동운동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종구 교수는 "인정하든 안하든 2000년 이후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사회에서 사회운동 주체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그러나 19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급속하게 사회적 영향력을 키운 노동조합 운동은 현재까지도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별 노조 체제 하에서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주변부 노동자가 제공하는 '노동력 관리의 수량적 유연성'은 정규직 중심부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노동조건을 누릴 수 있는 요인의 하나"라며 "기업의 경계를 넘어 횡적 단결과 연대의 가치를 추구하지 못하는 노동운동은 결국 스스로 고립되어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고 현재 대기업 중심의 노조운동을 비판했다.

이종구 교수는 또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움직이는 자본이 개별 국가 단위 내부에서 움직이는 노동을 압도하였으므로 세계적으로 '노동운동, 노동조합, 노동자 정당, 사회민주주의의 쇠퇴'가 거론되기 시작했다"며 "노동운동의 약화는 생활세계에서 발생하는 쟁점을 다루는 기타 사회운동의 영향력도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짚었다.

이종구 교수는 이어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 속에 이주노동자 운동을 통해 사회적, 국제적 시야를 가진 노동운동 복원의 계기로 삼고, 이는 자본 주도의 세계화가 초래하는 역기능을 극복하는 일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 문제, 우리 내부의 분열과 차별 극복의 일환으로”

이어진 토론에서 이은진 경남대 교수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은 이주노동자들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한국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과 관련된 것”이라며 “우리 내부의 분열과 차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의 극복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승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소장은 미등록이주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어느 나라든 불법체류자 문제는 발생하고,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정부는 늘 근본적인 처방보다는 단속과 강제추방이라는 극약처방만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단속과 추방에 기대어 미등록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10여 년 동안 미등록이주노동자 문제는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철승 소장은 또 “미국과 일본에서 불법체류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 바로 한국인”이라며 “한국 정부는 자국민의 해외 불법체류는 문제 삼지도 않지만, 국내 불법체류자들에 대해서는 온갖 탄압을 하고 있다”고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종구 교수는 “이미 공식적 외교적인 통로는 아니지만, 이주노동자는 한국사회 내에서 그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며 “정부는 한 국가 내에서 외국인들의 이동을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주노동자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정부의 인식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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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두각시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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