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23일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연구원의 난자 제공 사실을 시인하는 등 개인 입장을 발표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연구원의 난자가 제공되었다"
황우석 교수는 '여성 연구원의 난자 제공'에 대해 연구팀이 2002년 말부터 2003년에 이르기까지 "총 16명의 여성들이 난자를 제공했으며 그 중 242개 양질의 난자를 이용하여 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었다"고 밝히고 이 과정에서 두 명의 여성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를 인지한 시점을 2004년 네이처 지 기자가 확인 요청을 해온 당시로, 이때 두 명의 연구원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황우석 교수는 이를 바로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공자 한 명이 매우 강력히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공된 연구원 난자 때문에 윤리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 답답하여 네이처 지에 사실과 달리 답변하였다"고 말했다.
또한 입장 발표후 기자와의 질의 답변에서 황우석 교수는 "네이쳐 지에서 국제전화로 물어왔을 때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자가 난자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지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마 이 자리(기자회견 자리)에 의대 교수 분들이 계시지만 헬싱키 선언을 있었다는 것도 요즘 윤리적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근년에서야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아한 생각은 가졌지만 난자 출처를 알 수 없었다"
황우석 교수는 '미즈메디 병원의 난자 제공'과 관련해서는 "과정에서 한두 개도 아닌 많은 난자가 미즈메디 병원으로부터 공급되는 상황에서 이들 중 일부라도 특별한 방법에 의해 조달되지 않겠는가 라는 의구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별 문제가 없는 난자들이니 연구에만 전념하라는 (노성일 이사장의) 말씀에 더 이상 확인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노성일 이사장으로부터 "실비 제공에 의해 취득한 난자가 있음을 직접 확인"했고 "결과적으로 본의 아니게 그러한 난자가 사용되었던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황우석 교수는 기자와의 질의 답변 과정에서도 "많은 난자들을 공급받으면서 의아한 생각을 가졌지만 이에 대해서는 알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는 "저는 의사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난자 채취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도 없고 그 프로세스에 대해도 자세히 설명할 수도 없다"며 공급받는 난자에 대해 "오로지 고유번호밖에는 받지를 못한다. 그러니까 이 난자가 어느 분한테서 왔을 거라는 것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황우석 교수는 "현재까지 환자 유래 줄기세포주 확립에 성공한 나라는 저희밖에 없으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보유, 공급할 수 있는 나라도 저희밖에 없"으므로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달라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이와 함께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하고 오로지 순수한 과학도로서의 길만 걷겠다고 밝혔다.
"우리 대한민국도 해낼 수 있구나, 민족적 자신감이"
입장 발표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노성일 이사장의 특허권 관련 보상 지분 문제를 묻는 질문에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처음 (노성일 이사장에게) 50%를 제안했으나 특허권이 국립기관인 서울대 산학재단에서 소유 관리되므로 50대 50으로 했을 때 충돌 문제 발생을 우려, 40%로 제안했다"고 답했다.
모든 공직을 사퇴할 경우 난치병 환자나 장애인의 실망이 클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장직을 비롯한 사퇴 여부는 한 시간 전에 저 혼자, 그리고 이 회견문도 여러 차례 준비했었으나 혼자 한 시간 전에 다시 만들었다"고 말하고 "연구직도 사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을 거듭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나아가 "저의 동료 과학자들 중에서 훌륭한 리더쉽과 통찰력을 지닌 분께서 지휘봉을 받을 것"이라고 밝혀 '백의종군'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계속되는 기자의 질문에 황우석 교수는 "결코 우연에 의해 단시간에 얻어진 결과도 아니었고 운 좋게 떨어진 열매도 아니었다"고 말하고 "이런 결과를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세계 여러분들이 찾아오셨을 때 그들의 입에서도 탄성이 나왔을 때 우리 대한민국도 해낼 수 있구나 하는 민족적 자신감을 맛보았다"며 연구 업적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저희 연구팀들이 다시 힘을 보태서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해놓은 이 기술을 좀더 발전적으로 승화시킨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 있어서 부끄럼없이 지도자의 위치에 다시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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