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 4,000여 명 모여 행진

이주노동자 다수 참여, '님을 위한 행진곡' 함께 부르기도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해 세계의 반세계화 활동가들이 홍콩으로 모이는 가운데 11일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 모인 4,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2시 30분부터 헨네시가(Hennessy Road)를 가로질러 행진을 시작, 정부청사에 도착하여 집회를 가졌다.

[출처: 미디어문화행동 미디액션]

연단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연설자들은 경찰이 교통 수신호를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둥그런 단상 위에 올라가 연설을 했다. 집회 장소가 좁아 실질적으로 집중하는 사람은 200여 명 정도였으며 나머지 대오는 별도로 행사를 하는 등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엘리자베스 탕 홍콩민중행동(HKPA) 의장은 홍콩 정부를 향해 "WTO에서 돌아와라. 서명에 동참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WTO는 빈곤을 넘어 고용기회를 확장하고 세계정의에 기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세론 버논 국제자유노련(ICFTU) 위원장은 "일자리를 확대하고 사회공공성을 확대하고 어린이에게 노동이 아니라 교육과 의료를 주어야 한다"고 발언하고 "양극화를 조장하는 지구적 경쟁이 아니라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론 버논은 또 "자유무역(FREE TRADE)이 아니라, 공정무역(FAIR TRADE)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스위니 미국노총(AFLCIO) 의장은 "공정한 무역(TRADE JUISTICE)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난한 나라도 먹고, 교육과 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세계 인권의 날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인권의 날을 맞아 노동자의 권리가 인간의 권리(Light of labor is human right)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는 계속해서 홍콩건설노동조합, 홍콩공공서비스노조는 '노동자의 현실과 권리'를 알리는 연설을, 홍콩카톨릭정의평화연대(catholic Justice & Peace Commission), 아시아기독교연합(Christian Conference of Asia)이 '정의가 없으면 평화가 없다'는 요지의 연설을 하였다.

집회 도중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홍콩의 한 가수는 "이 노래는 각 나라별로 제각기 개사해서 부르는 국제적인 노래, 아시아 노동자의 노래"라고 소개했다.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이 각 나라로 돌아가 호흡을 함께 하여 만들어진 자리였다.

한편 각료회의 저지와 세계화 반대 집회를 보는 홍콩 시민들의 관심이 커보였다. 홍콩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은 쳐다보기에 목이 아플 정도로 높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홍콩 시민들은 생산이 별로 없고 서비스로, 중계무역으로 살아온, 그리고 농업이라곤 없는 환경에 살아왔다.

따라서 자유무역을 강제하는 WTO를 반대하는 이유도 잘 모르는 상황이어서 WTO를 반대하는 각종 구호가 적힌 프랭카드와 다양한 상징물이 낯설게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주 2십만이 모여 직접선거를 요구하며 정치적 민주주의를 주장하던 홍콩시민의 모습은 아니었다.


집회를 끝나고 오는 길, 내일의 일자리를 위해 노숙 잠자리를 준비하는 대규모의 이주노동자의 모습이 눈에 띠었다. 중앙정부청사와 큰 거리 하나를 두고 있는 월드와이드플라자(worldwide plaza) 일층 광장과 옆의 허가가 난 공원에는 족히 3천여 명에 이르는 각 국의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1주일간 계약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다음 주 월요일 새로 찾아올 고용주를 기다리게 된다. 집회에 홍콩 이주노동자가 대다수를 차지한 것도 달리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집회와 행진 이후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문화제가 진행됐다. 한국의 노동절 전야제의 투쟁 문화제를 생각했다면 다소 실망 스러웠을, 그러나 참가 국가들의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자는 취지에서는 흥미로웠을 문화제였다. 이 문화제에서는 민주노총과 선발대로 온 한국민중투쟁단의 참가단이 참여했다.


  문화제에서 등장한 민주노총 홍콩 투쟁 버전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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