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는 숙연하게, 그러나 홍콩시민들과 함께 하는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진도, 화순, 구래, 순천, 무안 장층, 강진 등 전라남도 농민들과 한국민중투쟁단 다수가 참여한 촛불문화제는 이경해 열사, 전용철 열사 등 죽어간 농민 열사들을 추모하는 묵념에서 부터 시작했다.
또한 준비된 초와 컵을 홍콩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불을 나눠 붙였다. 한국인들이 집회만 한다고 생각했는지, 한국농민들이 주최로 진행한 촛불문화제 주변에는 '신기한듯' 디카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가득찼다.
자신에게도(손가락 짓으로) 초를 달라며 가던길을 멈추고 초를 들고 있던 사람, 불을 붙여달라며 바디랭귀지를 하는 사람, 보청기를 끼고 촛불을 들고 두리번 거리며 웃던 사람, 친구들과 요란스럽게 얘기하며 핸드폰 카메라를 연신 찍어대던 사람 등 열사가 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유를 홍콩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전남구래에서 왔다는 이선원씨는 "신난다. 우리가 홍콩 언론에 속은 것 같다. 막상 촛불 집회를 해보니까 홍콩 사람들 반응이 매우 좋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렇게 신나게 투쟁했으면 좋겠다"며 흥에 겨운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사실 홍콩 음식이 입맛에 맞지는 않지만 남은 기간 동안 투쟁,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몇몇 농민들의 추모발언 이후 한국 학생들은 '바위처럼'과 '처음처럼'에 맞춰 흥겨운 율동을 했고, 농민들은 준비해온 악기로 풍물을 치며 홍콩시민들과 대동놀이를 시작했다. 외국인들도 곳곳에 끼어, 홍콩시민들은 신기한 듯 연신 카메라를 찍거나, 웃으며 박수를 치고, 평범한 홍콩 시민들도 함께한 어울러지며 한마당을 이뤘다. 한 홍콩 남성은 연신 "익사이팅(exciting)"을 외치며 신나게 뛰어 다녔다.
이날 촛불 문화제를 마친 한국민중투쟁단 농민참가단은 숙소로 이동할 버스를 타기 위해 빅토리아 공원 까지 행진 아닌 행진을 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이날 다수의 농민들은 비아깜페시나와 단결의 밤을 진행하기 위해 숙소에 남았고 촛불문화제에는 50여명의 농민들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