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지원 예산이면 당장 혈액질환자 고통 던다

[황우석사태진단](4) - 황우석 사태와 첨단의학기술

황우석 신드롬을 만든 3대 요소를 꼽으라면, 희귀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열망, 국가(정부)의 지원, 언론의 찬양 등을 들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희귀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한국인이 세계 최초로 연구 성과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황우석 교수는 세계화 속의 성공한 한국인의 상징이 되었다.

가수 강원래의 황우석에 대한 믿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회원 등 장애인들의 황우석에 대한 소망은 우리 사회 희귀난치병을 갖고 있는 소수자의 고통과 바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생명공학이, 의료과학의 발전이 희귀난치병을 고치는 데 기여하고, 또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사회구성원의 공통의 희망이다.

그런데 황우석 교수는 고통속에서 한 줄기 희망을 갖고 살던 소수자와 황우석 드림을 기대했던 모든 사회구성원을 기만했다. 2005년 논문은 조작되었고, 2004년 논문조차 의심받고 있다. 황우석 교수는 지금도 줄기세포 원천기술 소유 여부를 말하지만, 그가 저지른 행위는 이성과 상식에서 너무나 많이 벗어나 있다. 그가 저지른 과오는 장애인과 사회구성원의 마음을 돌이키는 것은 이미 어려운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이르면 10년이면 희귀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신화는 깨졌다. 박주영 사무처장은 생명공학 연구자들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배아줄기세포를 임상적으로 활용하는 때가 올 것이라 본다. 그러나 그 때가 오더라도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고통이 사라질 수 있을까? 회의를 품는 이유는 첨단의학기술이 상업적 목적의 '상품'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글리벡 독점 생산 ‘특허’의 보호막 아래 원가의 수십 배, 수백 배에 달하는 약값을 메겼고,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까지 만성백혈병 환자는 월 3백만 원 이상을 부담해야 했다. 에이즈 표준 치료제로 인정받는 지도부딘(Zidovudine)은 소수인종, 여성, 약물사용자 등과 같은 취약계층 투여율이 현격히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박주영 사무처장은 첨단의학기술이 상품 논리를 갖는 이상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고통을 감소시켜 주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시장성이 확보된 질환’만을 대상으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구매능력이 없는 사람이 주로 걸리는 질환 역시 첨단의학기술 개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우간다와 수단 국민의 5명 중 1명꼴로 사망하는 아프리카 수면병 치료제를 개발한 다국적 제약회사는 충분한 이윤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약품 생산을 중단한 사례를 들었다.

박주영 사무처장은 “첨단의학기술에 대한 맹목적 추종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간과하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건강과 질병 문제 해결을 지연시킨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지금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의 우선순위를 떨어뜨림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연장시킨다”고 짚었다. 지금 당장 300억 원을 투입하면, 골수이식이 필요한 대부분의 환자에게 조직형이 맞는 골수를 찾아 이식해 줄 수 있다고 한다. 언제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 황우석 연구팀에 쏟아부은 예산 규모면 대다수 혈액질환자의 고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주영 사무처장은 “희귀난치성 질환 정복을 앞세운 상업적 첨단의학기술이 희귀난치성 질환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역설적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쓰고, “상업적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첨단의학기술은 의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대중의 의료이용을 왜곡시키며, 건강과 질병을 ‘이윤’ 축적의 수단으로 전락시킨다는 점에서 필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윤’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첨단의학기술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황우석이라는 이름으로 부풀려진 허위와 거짓 신화를 낱낱이 해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황우석사태진단] 네 번째 순서로 박주영 민중의료연합 사무처장의 기고글을 게재한다. - [편집자]



10년 후가 될지, 20년 후가 될지, 아니면 그 이상이 될지 모르지만, 배아줄기세포를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때가 오기는 할 것이다. 그 때가 오면,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고통이 사라질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답이다. 배아줄기세포 뿐 아니라 또 다른 첨단의학기술이 무수히 쏟아져 나와도 답은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최근의 첨단의학기술이 상업적 목적의 ‘상품’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업화된 첨단의학기술이 가지는 부작용을 확인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만성백혈병에 대한 기적의 치료제로 꼽히는 글리벡 사례를 보자. 건강보험 적용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글리벡 투여를 필요로 하는 만성백혈병 환자는 약값으로만 월 300만 원 이상을 부담해야 했다. 이만한 비용을 매월 부담하면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만성백혈병 환자가 얼마나 될까?

글리벡의 약값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이유는 바로 ‘특허’ 때문이었다. 글리벡의 독점적 생산을 보장한 ‘특허’의 보호막 아래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원가의 수십 배, 수백 배에 달하는 약값을 메겼던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1989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에서 급격하게 증가한 5개의 첨단의학기술을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흑인, 저소득층, 교육수준이 낮은 계층, 농촌지역 거주자의 첨단의학기술 이용률이 현격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집단은 첨단의학기술이 있어도 이를 이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에이즈의 표준적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는 지도부딘(Zidovudine)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소수인종, 여성, 약물사용자 등과 같은 취약계층의 지도부딘 투여율이 현격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의료이용량의 격차가 크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저소득층의 의료이용량은 1997년 대비 43% 감소한데 반해, 고소득층의 의료이용량은 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소득층의 의료이용량은 저소득층의 4배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첨단의학기술의 이용률 격차는 이 같은 일반적인 의료서비스에 비해 훨씬 크다. 대부분의 첨단의학기술이 공적 의료보장제도의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들 첨단의학기술을 공적 의료보장제도의 혜택 대상으로 포함하면, 문제는 해결되는 것인가? 이 역시 부정적이다. 우리 나라와 같이 본인부담금 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공적 의료보장제도의 혜택 대상으로 포함된다 하더라도, 저소득층의 첨단의학기술 접근성은 여전히 제한받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한정된 의료보장 재정을 다국적 제약회사나 생명공학 회사의 이윤을 불리는데 소진하게 된다는 점이다. 해당 첨단의학기술의 특허를 보유한 다국적 제약회사나 생명공학 회사는 높은 수준의 건강보험 수가와 약가를 요구하게 된다.

글리벡 사태에서와 같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당 첨단의학기술을 한국에서 철수시키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일부 특허의약품 구매비용으로 에이즈 관련 예산의 대부분을 지출하는 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부의 이윤 추구를 위해 다른 분야의 보장성 축소가 불가피해진다.

상업화된 첨단의학기술이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고통을 감소시켜 주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시장성이 확보된 질환’만을 대상으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수요가 얼마 되지 않는 ‘정말로’ 희귀한 질환은 첨단의학기술 개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 희귀한 질환이 기술 개발의 대상이 될 따름이다.

구매능력이 없는 사람이 주로 걸리는 질환 역시 첨단의학기술 개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일례로 우간다와 수단 국민의 5명 중 1명꼴로 사망하는 아프리카 수면병 치료제를 개발한 다국적 제약회사는 충분한 이윤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약품 생산을 중단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300만 명이 매년 사망하는 결핵도 마찬가지다. 결핵 사망자의 98%가 저개발국가 환자이다. 결핵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신약 개발은 ‘첨단’ 의학기술이 아니라 ‘보통’ 의학기술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어떤 제약회사도 이를 위해 선뜻 나서지 않는다.

에이즈 2차 감염으로 결핵이 선진국에서도 문제가 된 최근에 이르러서야 결핵 신약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들은 ‘공익’ 목적이 아니라, ‘시장 판매’를 목적으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자신이 걸린 희귀난치성 질환이 ‘상대적으로 덜 희귀하거나’, ‘선진국 국민이 잘 걸리는’ 병이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상업화된 첨단의학기술은 ‘건강과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왜곡시킨다는 점에서도 그 폐해를 드러낸다. 배아줄기세포 파동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첨단의학기술의 성과는 과대 포장되고, 매우 성급하게 유포된다.

상업적 이해관계가 결부될 때에는 이 같은 경향이 극대화되기 십상이다. 이를 통해 대중들은 첨단의학기술을 통해 건강과 질병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건강과 질병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결정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질병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환경, 생활습관, 인체생리(유전), 보건의료서비스로 구성되는데, 이들이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생활습관 53.5%, 환경 21.8%, 인체생리 16.4%, 보건의료서비스 9.8%의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건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세기 동안 산업국가의 평균 수명은 약 30년이 늘어났는데, 이 중 의학기술의 발전이 기여한 몫은 5년에 불과하였다. 나머지 25년은 영양상태, 주거환경, 개인위생의 개선, 작업위해요인 감소, 생활습관의 변화 등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첨단의학기술에 대한 맹목적 추종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간과하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건강과 질병 문제 해결을 지연시킨다. 또한 지금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의 우선순위를 떨어뜨림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연장시킨다.

본인이 백혈병 환자이기도 한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대표의 말에 따르면, 지금 당장 300억 원을 투입하면, 골수이식이 필요한 대부분의 환자에게 조직형이 맞는 골수를 찾아 이식해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 상용화가 될지 모르고, 상당수는 상용화되지도 못하고 중도에 사장될 생명공학에는 ‘묻지마 투자’가 줄을 잇지만, 지금 당장 상당수의 혈액질환자를 살릴 수 있는 생명의 인프라를 만드는 데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공적으로 관리되는 제대혈 은행이 한국에서는 상업적으로 운영되면서, 1,000만 원이 넘는 웃돈이 붙어 제대혈이 밀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배아줄기세포의 주된 수혜 대상으로 언급되는 척추손상 환자의 절대 다수는 후천적인 사고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적극적인 안전대책을 통해 예방 가능한 질환이지만, 사전 예방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데에는 별 다른 관심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굳이 첨단의학기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많은 수의 희귀난치성 질환은 현재의 의학기술과 제도 개선으로 치료 가능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 정복을 앞세운 상업적 첨단의학기술이 희귀난치성 질환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역설적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필요가 있다.

첨단의학기술이 건강과 질병 문제 해결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첨단의학기술의 한계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특히, 상업적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첨단의학기술은 의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대중의 의료이용을 왜곡시키며, 건강과 질병을 ‘이윤’ 축적의 수단으로 전락시킨다는 점에서 필히 경계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윤’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첨단의학기술이다.
덧붙이는 말

박주영 님은 민중의료연합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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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대혈 이식부모

    1,000만 원이 넘는 웃돈이 붙어 제대혈이 밀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라는 말은 어디서 주워들은것인지...
    마치 천만원에 재대혈이 매매된다는 늬앙스를 흘리는데 알고나 하는 소린지...머하는 분인지 모르겠으나 똑바로 알고 하기바라오

  • 제대혈 이식부모

    황박사 300억을 주지말고 골수이식환자들에게 지원하라?
    지금대부분의 골수이식을 받을려고 하는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이식을 못받는다고 아시나 본데,,끌끌...우습소...
    주조직적합항원성(HLA type)이 맞는 골수가 없어서 못받는 경우가 대다수요...글올릴려면 PD수첩가서 검증받고 올리시요..
    그리고 실용화 될거 100%확신되는 연구에만 투자하라면 과학은 어떻게 발전하오..당신같은 생각없는 사람들때문에 나라가 망해가오.. 기사 자진해서 삭제하시요...

  • 지나가다

    제대혈은행 관련해서는 1000만원 웃돈을 얹어 매매되는 현상이 발생되는 상업화 문제에 촛점이 맞춰졌고,
    골수이식 관련해서는 300억이 투입되면 맞는 골수를 '찾아' 이식할수 있다고 되있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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