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영농행위 원천봉쇄 철조망 추가 설치

대추리 주민들, “한평생 농사만 지어온 주민들에 대한 살인행위”

국방부, 남은 2.8km에 철조망 추가 설치

국방부가 7일 “8일부터 기존 29km길이의 철조망에 2.8km의 철조망을 추가로 설치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대추리는 8일 오전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방부는 대추리 주민들이 현재 설치되어 있는 철조망 외곽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것 까지 막기 위해 추가의 철조망을 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평택범대위]

또한 경기지방경찰청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에 경계근무를 담당하는 14개 중대 1400여 명으로 구성된 ‘평택시설경비전담부대’를 창단, 7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방부가 철조망을 친 29km 주변에서 3교대로 경계근무를 전담할 예정이다.

주택철거, 주민대표 실형에 영농행위 원천봉쇄

국방부는 이미 지난 5월 4일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 285만 평 중 260여 만 평에 장애물과 철조망을 설치 한 것에 이어, 남은 20만 평에도 주민들의 영농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철조망을 설치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국방부의 행위는 경찰력을 동원해 대추리 주민들을 외부와 고립시키는 것은 물론이며, 지난 9월 13일 빈집철거라는 명분으로 마을 자체를 파괴한 것에 이어 주민들의 영농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대추리 주민들의 생존 자체를 막아 주민들을 더욱더 고립시키기 위한 전술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 3일 김지태 팽성주민대책위 위원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해 정부가 대추리 주민들과 대화하겠다는 말이 거짓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기도 했다.

[출처: 평택범대위]

  군인들이 철조망 작업을 위해 철조망을 운반하고 있다. [출처: 평택범대위]

이런 행위에 대해 대추리 주민들은 “한평생 농사만을 지어 온 주민들에 대한 살인행위다”라고 항의하고 있다. 대추리에서 솔부엉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진재연 솔부엉이 도서관 관장은 “국방부가 파고 있는 땅은 주민들과 지킴이 들이 지난 4월 내내 마른 땅에 비료와 볍씨를 뿌렸던 땅”이라고 설명하고,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그나마 남은 땅에 살기위해 농사를 지은 것인데 이것을 파괴하는 것은 주민들의 생존을 완전히 말살하겠다는 의도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국방부, 8일 오전 7시부터 주민 접근 막기 위한 구덩이 작업 시작

국방부는 7일 밤부터 22개 중대 정도의 경찰병력을 배치하고 중장비를 이동시키는 등 철조망을 치기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한 후 8일 오전 7시 30분경부터 대추리에서 도두리로 통하는 길인 문무인상 부군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주민들의 접근을 막는 구덩이를 파고 있다. 국방부는 8일, 9일 대추리 주변으로 구덩이를 판 이후 철조망 설치 작업을 할 예정이다.

[출처: 평택범대위]

이 과정에서 8일 오전부터 대추리 주민들과 경찰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오전 8시경에는 대추리에 사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것까지 경찰이 막아서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혔다. 평택범대위에 따르면 경찰이 대추리로 들어오던 계성초등학교 스쿨버스 까지 막아서 초등학생 2명과 병설 유치원생 1명이 등교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주민들이 강력히 항의하자 경찰은 아이들을 스쿨버스에 태워주겠다며 막무가내로 경찰 사이로 끌고 들어가 아이들이 겁에 질리기도 했다.

  경찰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도 막았다. [출처: 평택범대위]

평택범대위, “주민들의 투쟁의지 약화시키려는 정부의 비열한 작태”

이에 평택범대위는 오전 10시 대추리 4반 입구(김지태 이장 우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주민생존권 말살하는 장애물과 철조망 설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할 때 즈음 평택지킴이들이 철조망 작업을 하는 곳으로 뛰어들기도 해 6명의 평택지킴이 들이 연행되기도 했다.

문정현 평택범대위 대표는 “이런 일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출처: 평택범대위]

대추리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장애물과 철조망 설치, 김지태 위원장의 실형 선고를 통해 주민들의 투쟁의지를 약화시켜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환수하려는 정부 당국의 비열한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정부당국의 비열한 작태는 오히려 주민들과 평택범대위의 분노만 가중시켜 앞으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투쟁의 들불이 더욱더 번져 나갈 뿐임을 정부당국은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11시 50분 현재, 대추리에서 도두리로 넘어가는 길에는 주민들과 지킴이 10여 명이 경찰 3개 중대와 대치하며 “철조망 설치 즉각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국방부는 철조망 설치를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평택범대위는 8일, 보신각에서 열리고 있는 거리문화제에서 국방부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며, 9일 국방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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