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이전 2010년 이후로 연기

정부, 사업계획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공권력으로 주민협박만

국방부, “2008년까지 이전하는 것 어렵다”

정부가 2008년 말까지 완료하려고 했던 평택 미군기지 이전이 2010년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부는 지난 2004년 10월, 용산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사업이 국회 비준을 거친 이후 늦어도 2005년 말까지 확정할 것이라는 주한미군기지 시설종합계획 발표를 계속 연기해온 바 있다. 정부는 이번 달 안으로 당정협의를 거쳐 시설종합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방부는 이전 계획 연기의 이유로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반발과 이전 비용문제를 들었다. 13일, 김동기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기획부장은 “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과 한미 간의 비용분담 문제 등으로 착공이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대로 2008년까지 이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군기지 이전 계획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로 공권력을 동원해 주민들을 고립시키는데만 급급했다./참세상 자료사진

정부, 계획서 마련도 제대로 안해 놓고 반대 주민 탓만

정부가 "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을 이유로 들었지만, 그동안 주민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철조망 설치, 군사보호구역 설치, 김지태 대추리 이장 구속, 주택철거를 강행하며 사업을 진행해 왔던 과정을 볼 때, 연기 이유는 한미 간에 시설종합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비용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진척을 이루지 못한 것에 힘이 실린다.

미국은 용산기지 C4I(전술지휘통제체계) 이전 비용만 3천억에서 4천억 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주한미군기지 시설종합계획을 정부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군기지 총 이전비용은 약 5조 원 가량을 한국정부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와 같은 입장은 이미 예상되었던 것으로, 지난 4월 30일에 있었던 평택범대위와 정부 간의 대화 자리에서 박경서 주한미군기지이전 추진단장이 “2008년까지 기지이전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발언하기도 했었다.

결국 한국정부는 이전 비용을 비롯한 기지이전에 대한 정확한 사업계획도 마무리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2008년 이전 완료”를 주장하며 기지이전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폭력까지 사용하면서 사업을 추진해 온 것이다. 이에 평택미군기지이전반대범국민대책위(평택범대위)는 강력히 반발하며, 즉각 재협상을 요구했다.

  참세상 자료사진

평택범대위, “오로지 미국의 요구 따라 주민을 사지로”

박래군 평택범대위 언론담당자는 “어떤 사업을 진행할 때 설계도와 계획부터 세워놓고 추진해야 하는데 기본적인 것도 마련하지 않은 채로 정부는 그동안 공권력에 의한 폭력만을 동원해 주민들을 쫓아내기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평택범대위는 “예정대로 기지이전이 어렵다는 점이 예견되었고, 당시에 부지를 반드시 확보해야만 하는 절박한 필요성이 없었음에도 국방부는 지난 5월 4일 주민공동체를 파괴했다”며 “오로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주민들을 사지로 내모는 과정에서 보여준 국방부의 비이성적 판단과 야만적 폭력은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지이전 계획 연기가 불가피함이 명확해졌음에도 정부는 다음 주 중으로 빈집 50채 철거와 미군기지터 4만 평 확장 등의 입장을 유지하며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평택범대위는 “기지 축소도 모자랄 판에 기지 확장을 언급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며, 반환기지 환경오염 정화비용의 대부분을 한국이 부담하고 미군가족주택 임대료 등을 방위비분담금으로 지급하는 음모를 꾸미면서 비용 축소를 떠드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다. 게다가 빈집철거로 주민에 대한 협박을 더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미국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기 위해 광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면 재협상을 촉구했다.

한편, 평택범대위는 오는 2월에 범국민대회를 다시 한번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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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ff

    기지사업이 늦춰진다는데도 미국 개노릇 하기 바쁜 정부가
    다음주 중에 빈집을 철거한다니.
    서당개 3년이라도 훈장은 못된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게다가 줄여도 부족한데 4만평을 더 늘린다고..
    정부는 토사구팽당하기 전에 미국의 개노릇에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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