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정부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노동사회단체들의 '안전성'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수입하기로 한 상황에서, 대표선수로 들어왔던 미국산 쇠고기에서는 뼛조각을 비롯해 다이옥신까지 검출되면서 3번 모두 전량 반송, 폐기 처분됐다.
지난 달 25일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뼛조각이 발견되면서, 발견된 박스만 반송하는 부분반송의 형태로 수입기준을 낮춰 다시 수입됐다. 대통령이 나서서 '수입재개'에 대한 구두약속을 한 상황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 후 권오규 부총리는 '9월까지 수입절차 마무리'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바로 직후인 지난 달 30일 미국산 쇠고기 검역 과정에서 2상자 53kg 분량의 뼈를 발라내지 않은 갈비살(냉동 갈비살)이 검출됐다.
'뼛조각'도 아닌 '갈비뼈'가 통째로 들어있다는 충격보다 놀라운 점은 이번에 발견된 갈비뼈에는 수입분의 바코드가 기존의 것과 다르고, 한국 수출증명(EV) 프로그램에 따라 생산되지 않은 미국 내수용이라는 점이다.
미국 내수용이라는 것은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만이라는 양국간의 수입위생조건이 있음에도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일 수도 있고, 수입 금지 된 캐나다산의 쇠고기 등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미국 내수용 쇠고기로 확인, 전량 반송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과 "수입돼, 시중에 유통 중인 미 쇠고기를 전량 수거, 폐기 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수출 검역을 받지 않았음에도 한국 땅을 밟은 미국산 쇠고기
농림부는 지난달 25일 부산항으로 수입된 미국 카길사의 쇠고기(15.2t)에서 갈비뼈가 들어있는 2개 상자(53kg)가 발견된 것과 관련, 미국에 해명을 요청한 결과 카길사의 쇠고기 15.2t과 26일 부산항으로 들어온 타이슨사의 쇠고기 51.2t이 미국 농업부의 한국 EV 프로그램에 의해 생산되지 않은 '미국 내수용'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문제의 66.4t 전량을 반송 조치했으며, 통관 절차를 밟고 있는 나머지 쇠고기에 대해서도 한국 수출증명(EV) 프로그램에 맞춰 생산된 것인지 미국 농업부가 일일이 확인 해 줄 것과 재발 방지 대책이 확인될 때까지 이번 수출과 관련된 카길과 타이슨의 4개 작업장에 대해 수출 선적을 금지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범국본은 "미국 축산 초국적 자본이 수출검역증을 허위로 발급받았거나, 또는 미국의 수출검역 체계가 허술하기 짝이 없고 기만적이라는 것, 그 둘 중 하나 그리고 두 경우 모두 국민들을 광우병 위험에 노출시키는 파괴적 결과를 낳는 데는 차이가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최근 공개된 한미FTA 협정문에 따르면, 미국은 쇠고기 작업장에 대해서 식육검사 동등성 시스템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였고, 한국 정부는 2007년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광우병 위험등급 평가에 따라 협의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범국본은 '미국 내 쇠고기 수출작업장 승인을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미국이 승인하면 한국 정부도 '안전'하다고 인정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FTA 비준, 발효될 경우, 한미FTA 에서의 '식육검사 동등성 시스템'이 인정될 경우, "이번과 같은 사건들은 묻혀버린 채 광우병 위험 쇠고기가 그대로 유통될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위조 검역증을 붙였거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광우병 위험 쇠고기’가 돌아다니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범국본은 이번 건을 "한미FTA를 강행하기 위해 정부가 검역 주권까지 포기한 결과, 미국 축산관련 초국적자본의 온갖 탈법·불법 행위들과 미국의 기만적인 검역체계로 인해 우리 국민들에게 광우병 위험이 엄습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으로 규정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과 "수입돼 시중에 유통 중인 미 쇠고기를 전량 수거, 폐기 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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