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 대선 후보 정동영 선출

범여권 후보단일화 논의 본격화될 듯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로 15일 최종 확정됐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 후보자 지명대회에서 투표소 투표, 휴대전화 투표, 여론조사 등 최종 집계 결과 누적 득표 21만6천984표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줄곧 1위를 지키던 정 후보를 휴대전화 투표에서 제치며 막판 역전을 노렸던 손학규 후보는 16만8천799표에 머물렀다. 친노단일화 카드로 승리를 장담했던 이해찬 후보 역시 정 후보의 절반 수준인 11만12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전날 서울, 경기, 인천, 대구, 경북, 대전, 충남, 전북에서 치러진 '원샷경선'에서 정 후보는 유효투표 15만425표 중 8만1천817표를 득표해 손 후보(4만3천392표)와 이 후보(2만4천987표)를 크게 눌렀다.

전초전 끝낸 정동영, 이제부터 ‘범여권 후보단일화’ 본격 승부

이번 신당의 경선 결과는 정 후보의 압승이었다. 경선 초반 '슈퍼4연전' 이후 정 후보는 줄곧 1위를 지켰고, 막판까지 승부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극히 저조한 투표참여 속에 치러진 경선에서 '조직력의 힘'이 우세한 정 후보의 상승세는 종반까지 꺾이지 않았다. 이번 신당 경선에서 투표소 투표율은 '국민경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도 민망한 16.19%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승리했으나, 경선 과정에서 입은 상흔으로 그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손-이 후보가 일단은 경선 승복 입장을 밝혔지만, 이들이 정동영 깃발아래 올 대선을 끝까지 치러낼 지는 미지수다. 정 후보가 신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지만, 이번 경선은 한물에서 모일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전초전 성격이 짙었다는 게 중론이다.

정 후보도 지난 달 부산.경남지역에서 치러진 경선에서 승리한 후 "이명박 후보를 깨뜨리기 위한 대통합과 대연합의 준비에 착수하겠다"며 '반한나라당'을 기치로 한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기정사실화했다. 결국 지금까지는 신당 내부의 교통정리였고, 범여권 전체판에서의 후보단일화 작업이 본격화 될 지금부터가 진짜 승부라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에서 이적해 온 손 후보 그리고 친노 맹장인 이해찬 후보가 순순히 '정동영 호'에 머무를지는 장담하기 이르다. 특히 신당 외곽의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벌써부터 신당 내부에서는 '문국현 호'로의 이동이 시작됐다.

정동영, “이제 치유와 통합으로 가야한다” 당 통합 강조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오충일 대표는 이날 "무엇보다 당의 단합과 단결이 중요하다"며 "벌써부터 저들과 보수언론은 우리의 분열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어려운 때 일수록 자신을 버리고 대의로서 단결하는 진면목을 보여주자"고 당 내부를 추스렸다.

정 후보도 이날 수락연설에서 손-이 두 후보를 향해 "국민경선을 끝까지 완성해 준 것에 대해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며 "두 분은 훌륭한 경쟁자였다"고 한껏 추켜세웠다. 이어 그는 “우리는 서로 치열하게 경쟁했고, 그 과정에서 상처와 분열도 생겼다”며 “이제 치유와 통합으로 가야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당의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 후보의 바람대로 신당이 정동영 깃발 아래 올 대선을 끝까지 치러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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