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공개 여모 씨 "소문난 뒤 살해협박 받아"

'이명박 동영상' 발견부터 입수, 공개까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BBK는 내가 설립했다"고 직접 말한 내용이 담긴 2000년 광운대학교 특강 동영상은 언론에 공개되기 전 한나라당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 이회창 후보 측에 입수된 15일 저녁부터 16일 새벽까지 긴박한 상황을 거쳤다.

여모 씨는 인터넷 대학원 강의 업체인 (주)코리아 E 미디어 대표로, 2000년부터 약 3년간 광운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강연 동영상 서버를 관리해왔다. 여모 씨는 2000년 당시 이 후보가 "내가 BBK를 설립했다", "BBK는 28.8% 수익을 냈다", "내가 인터넷 증권을 설립했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낸 동료 직원들에 의해 강연 CD를 찾아보고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어 여모 씨와 동료 김모 씨는 CD를 넘기는 대가로 한나라당에 30억 원을 요구하다 15일 한나라당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14일 한나라당 관계자와의 접촉에 이어 이날 오후 박정태 한나라당 특보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서교호텔 1215호에서 만남을 가졌다. 45분 간의 면담 끝에 박정태 특보가 "돈을 줄테니 내려가자"며 잠복 중인 경찰이 있는 곳으로 이들을 유인했고, 경찰은 이들을 공갈협박죄로 긴급 체포했다.

이에 마포구 홍익지구대로 압송된 두 사람은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 김정술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김 변호사가 이강래 대통합민주신당 본부장과 정청래, 박영선, 우윤근, 정성호, 임내현 선대위 본부장과 함께 오후 9시 30분경 현장에 도착했다. 여 씨와 김 씨가 마포경찰서로 이송되면서 임내현, 정성호 본부장은 직접 이들의 변호를 맡았다.


여모 씨는 박영선 의원과 신당 클린선대위 당직자와의 면담에서 "시끄러워지는 것이 겁이 났고 소문이 나서 살인협박까지 받았다"며 "나는 CD의 거래를 반대했는데 동료들이 돈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이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여모 씨는 이어 "한나라당은 원본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게 전부라고 생각해 신고한 것 같다"며 "경찰에 제출한 것은 사본이고 모처에 CD 원본이 따로 있다"고 털어놨다.

이후 신당 클린선대위 당직자들은 16일 오전 1시 30분 김 씨 측 직원을 통해 보관 중인 CD 원본을 전달받고, 진위 여부를 파악한 뒤 오전 4시 30분 신당 의원들의 비상대책회의를 거쳐 이날 오전 9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동영상 내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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