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美쇠고기 반대하는 3만 촛불, 청계천에 가득

정부와 경찰의 반대여론 무마 안간힘에도 촛불문화제 더욱 확산

  오늘(9일)도 청계천 광장에는 3만여 개의 촛불이 밝혀졌다.

9일도 청계천 광장에는 3만여 개의 촛불이 밝혀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촛불은 청계천 광장을 가득 메우고 시청방향으로 서울신문사 앞까지 이어졌다. 시민들의 행렬은 오후 5시 경부터 시작되었다.


이날은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 카페 등 1천 5백여 개의 단체가 지난 6일 구성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공식적으로 개최한 첫 촛불문화제이다. 이 날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손목에 ‘미국산 쇠고기 협상 백지화’를 의미하는 하얀 색 천을 감고 나섰다. 촛불문화제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부터 시작해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이 함께 했다.



정부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 관계 부처 장관들과 관계자들이 나서 끝장토론을 포함한 기자회견 등을 벌여 반대 여론을 잠잠히 만들려 했지만 시민들에게는 제대로 통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촛불문화제에 나온 시민들은 오히려 “조중동과 정부가 국민의 반대여론을 제대로 듣지 않고 무마하려 하고 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에서 각 학교에 학생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않도록 할 것과 참석한 학생들은 귀가조치 시킬 것을 지시했지만 촛불문화제에 중고등학생들의 참여율을 여전히 높았다.

오후 7시, 개그맨 노정렬 씨의 사회로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공연으로 채워졌다. 시민들은 아리랑의 가사를 “국민을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로 개사해 부르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또한 시민들은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언론에 대해서는 “쓰레기”라고 표현했다.


시민들의 평화로운 촛불문화제에도 경찰의 대응은 민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3개중대 300여 명의 경찰 만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수 십 대의 경찰버스로 도로변을 막았다. 또한 경찰은 피켓을 들고 있으면 무조건 폴리스라인 안으로 들어갈 것을 강요해 곳곳에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 날 촛불문화제에는 8일 ‘MBC 100분토론’에 참여했던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이 발언을 하기도 했다. 우석균 정책실장이 무대에 오르자 시민들의 환호가 이어지기도 했다. 우석균 정책실장은 “어제 한국의 공무원들이라는 사람이 한국정부를 믿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믿으라고 했다”라며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지 않는다면 국민 스스로가 지킬 수밖에 없다”라고 더 많은 시민들의 촛불문화제 참가를 호소하기도 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하역과 운송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운수노조 관계자도 무대에 올라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조상수 운수노조 사무처장은 “내가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국민들에게 칭찬을 받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라며 “우리는 국민들을 믿고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땅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문화제는 서울 청계천을 비롯 춘천, 포항, 울산, 대전, 여수,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었다. 10일도 촛불문화제는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으로 타격을 입은 축산 농민이 잇따라 자살을 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자살한 축산 농민이 벌써 세 명 째. 전남 영광에서 8년 간 소를 키우던 40대 후반의 서 모 씨가 8일, 축사 기둥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정부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서 정작 피해 농가들은 뒷전으로 밀려있다”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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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 청계천 , 쇠고기 , 촛불문화제 , 미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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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처음처럼

    어제 학교에서 자녀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지도해 달라는 문자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오히려 학교당국의 그러한 작테를
    지도 하렵니다! 웃기는 짜장면 들이야 정말~

  • 멋져요

    넘 놀라워요. 감탄 또 감탄.. 그리고 감사.

  • 이래도

    국민의 검역주권을 미국에 넘기는 이명박정부.
    나라의 주권을 일본에 넘기던 이완용.

    둘이 비슷하다고 보인다.

  • 미친소

    꼭 80년 광주 5.18 민주항쟁 같다. 또 총질하시지...납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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