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살람 알레이쿰"

혹한 속 300여명 '이스라엘 학살 중단' 한 목소리

10일 오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 중단촉구 긴급행동이 열렸다. 햇볕도 들지 않는 종로 보신각 앞. '혹한'에 몸도 입도 꽁꽁 얼었다. 집회가 열리는 오후 3시가 되자 여기저기 빨강, 초록, 검정, 흰색의 팔레스타인 깃발이 하나씩 펄럭였다.

팔레스타인 깃발 모양을 얼굴에 그려놓는 사람, 팔레스타인 모금에 소중한 마음을 보태는 사람, 평화를 염원하며 올리브 나무에 이름을 적어 놓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이날 참가자들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에 희생당한 민간인을 추모하는 뜻으로 팔레스타인 기가 덮힌 관에 헌화했다.


  이스라엘 국기 위해 던져진 신발과 핏자국

참가자가 자리 잡기를 기다리며 사회자와 함께 팔레스타인에 보내는 평화와 연대의 인사말을 함께 배웠다. "살람 알레이쿰". 혹한에도 집회가 시작되면서 참가자들은 300명으로 늘었다.

첫 연사는 인하대에서 박사과정 중인 가자지구 출신의 마나르 모하이센씨와 타메르 아부메드씨였다.

"이스라엘, 네 번의 유엔 결의안 모두 거부"

마나르 모하이센씨는 가자지구는 "360평방 킬로미터에 150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현지 상황을 말하기 시작했다. 마나르 모하이센씨의 말을 듣자면 팔레스타인의 역사는 유엔(UN)의 중재 결의와 이스라엘의 거부로 점철된 역사인듯하다.

마나르 모하이센씨는 1947년 181호 유엔(UN)결의안에서 영토분할을 결의했고, 194호 결의안에서 팔레스타인인의 난민귀환권을 보장하라고 결의했다. 그리고 1967년 242호 결의안에서는 22%에 불과한 서안.가자에서 이스라엘이 철수하고 정전협정을 맺으라는 결의안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338호는 242호 결의안을 실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나르 모하이센씨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요구하는 것은 그저 "67년 점령지에서 물러나 결의안을 지키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평화를 강요하는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을 맺고자 했던 팔레스타인인들의 기대는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미정 교수, "이스라엘 논리 허구적"

홍미정(건국대) 교수도 이스라엘이 "영토적 권리를 주장할 권리가 없다"며 이스라엘의 허구를 논박했다. 홍미정 교수는 "가자 주민 150만 명 중 110만 명이 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피난민이 된 사람들이며,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으로 이 피난민들이 2차 축출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90년대 진행된 협상이 실패한 이유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게토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틀이 아닌 다른 틀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한국 정부도 비난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인권이사회 이사국이자 유엔(UN) 사무총장을 배출했다고 할 수 있겠냐. 한국은 마땅히 지위와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염원하는 길바닥평화행동의 공연, 시낭송도 있었다.

집회가 끝난 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시민단체는 오는 13일(화) 오후 7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두 번째 촛불문화제를 연다.

"세계인의 목소리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끝낼 수 있다"

가자지구 출신 타메르 아부메드(Tamer Abuhmed)

이날 집회에 참가한 가자 출신의 타메르 아부메드씨를 만났다. 현재 인하대학교에서 박사과정에 있다. 타메르 아부메드씨는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죽이고 있다"고 거듭해서 이야기 했다. 아직도 가자에는 그의 가족들이 살고 있다. 매일매일이 걱정이다.

테러리스트라고 공격을 받고 있는 하마스에서는 아직 '어린' 정당에게 정당으로서 자리잡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끝낼 방법에 대해서는 "세계인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에 가족들이 있나?


  가자출신의 타메르 아부메드씨
그렇다. 가자의 아주 작은 동네다. 나는 그들에게 할 수 있을 때마다 전화를 해서 상황을 묻고한다. 가자의 상황은 아주 안 좋다. 그런데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국경은 봉쇄되어 있고, 그래서 지금까지 가자에 있을 수밖에 없다.

가족들과 얼마나 자주 연락하나?

전화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통신 기반도 이스라엘 공격 과정에서 많이 파괴되었다. 지금은 무선 통화만 가능하다. 전기도, 인터넷도 없다.

처음 공격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떻게 느꼈나?

이미 상황을 예견했다. 그저 가족과 친척들 걱정이 됐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그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대항할 힘이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많은 희생자들이 날 것을,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수의 사람들이 거기서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전쟁이 시작될 때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은 민간인이고, 매우 인구밀도가 있다.

첫 공격에서 이스라엘은 140명 이상을 죽였다. 경찰서를 공격했다.민간인을 대상으로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사용한다며, 책임을 하마스에게 넘기고 있다.

언론은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의 집과 학교를 공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떻게 어떤 정부건 그들의 시민들을 방패로 사용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어떤 당이라도 자신의 사람들을 공격할 수는 없다. 상상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학교와 집, 경찰서를 공격했다. 오히려 이스라엘의 군의 공격에 동의하는 당은 없다.

많은 시민들이 사망했다. 230명 이상이 어린이고, 90명 이상이 여성이 죽임을 당했다. 시민들이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테러리스트'라고 이야기한다. 팔레스타인인으로서 하마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하마스에 대해 항상 동의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하마스는 시작단계에 있는 '저항하는' 당이었다. 정당으로서 하마스는 2005년에 시작했다. 어린이 같은 당이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에 대해 급진적 견해를 갖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정당으로서 자신을 갖추어갈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공격을 하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또, 하마스는 급진당이지만, 정당으로 서는 '어린이', '젊은' 당이다.

그리고 하마스는 휴전을 체결했다. 그 휴전이 바로 팔레스타인이 바랬던 것이다.

이스라엘은 왜 유엔(UN) 결의안을 거부했다고 생각하나?

이스라엘은 유엔(UN)결의안을 거부해온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47년 결의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들의 국가를 건설하고 항상 유엔(UN)결의안을 거부해왔다.

이 '재앙'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세계의 사람들이 손을 들고 민간인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귀 막고 듣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듣게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학살을 중단하라고 이야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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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 이스라엘 , 하마스 , 학살 , 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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