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악질

[이수호의 잠행詩간](99)

토악질을 한다
몸속의 뭔가를 한꺼번에 쏟아낸다
내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덩어리가
내 안에 있다
몸은 나보다 솔직하고 용기가 있어서
용납하지 않는다
지체 없이 내보낸다
몸이 고맙다
토악질을 하는 사이
내가 흔들리고 힘들더라도
주저하지 않는다
꼬꾸라지고 숨을 할딱이고
마침내 피를 토하더라도
멈추지 않는다
벼랑 끝에 내몰리더라도
칼날 바위 위에 서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몸이 자랑이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는 나를 구하는
몸 앞에서
몸 가는 대로 하지도 못하는
몸의 부름에 떨쳐나서지도 못하는
한심한 내가
한없이 부끄럽고 부끄럽다

* 요즘 이명박 정권 하는 짓을 보면 정말 구역질이 난다. 노동기본권과 노동운동을 아예 말살하려고 작심을 한 것 같다. 쌍용자동차를 그렇게 처참하게 짓밟더니 전교조 간부들의 대량해고, 공무원노조에 대해 설립신고도 못하게 하는 무자비한 대응, 노동연구원의 직장폐쇄, 공기업들에 대한 단체협약 해지, 철도노동자들의 합법적 파업에 대해 이명박이 직접 나서서 저지르는 천박한 불법행위 등에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잊는다.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은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에 대한 노사정야합을 보며 속이 울렁거려서 정말 참을 수가 없다. 내가 더 힘든 것은 이럴 때 내가 몸을 던져 무엇인가를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껏 이렇게 비겁하게 토악질이나 하고 있으려니 한심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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