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멈춰섰다”

[국제통신] 긴축조치에 맞서 사상 최대 총파업 벌여

노동자는 공장에서 사물을 생산하지만, 파업에 나서면 공장 그 자체를 다시 만들고, 정치적 파업 투쟁의 경우 그것은 세상을 재건설한다. 마치 예술가가 작업으로 자신의 세상을 만드는 모양새와 같다. 그러한 새로운 세상을 위한 ‘일단 멈춰서기’. 생산과, 공장과 그리고 세상이 그렇게 24일 포르투갈에서 멈춰섰다.

[출처: http://www.kleinezeitung.at]

융예벨트, AFP, 클라이네짜이퉁 등 외신에 따르면 수요일 포르투갈에서는 역사상 가장 큰 총파업이 벌어졌다. 언론들은 포르투갈이 마비됐다고 입을 모아 보도했다. 공공교통은 정지됐고, 수 많은 배들은 항구에 촘촘하게 정박했다. 적어도 70%에서 100%의 철도, 지하철, 버스 그리고 비행기가 운행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응급치료만 이뤄졌고, 학교와 대학 수업도 중단됐다. 쓰레기운송업체 노동자들은 100% 총파업에 나섰다. 은행도 문을 닫았고 수많은 공연들이 취소됐으며, 미술관, 극장 노동자들도 파업을 단행했다.

수도의 중심인 알라메다 정거장에는 수요일 일찍 “대기시간 76분”이라고 안내됐다. 공항에서는 거의 모든 비행기 운항이 취소됐으며, 관광지인 파로 공항은 완전히 폐쇄됐다. 우편노동자들의 파업은 일반 회사로의 우편 발송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했다. 이들의 파업과정에서는 경찰이 파업을 방해하는 대체근무자들을 보호하여 파업노동자들과 경찰간의 대치가 벌어졌다.

“부정의에 맞선 정치적 전환”이 총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해답이다. 이를 위해 포르투갈 노동자들은 정부의 긴축조치에 반대하여 세상을 멈췄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은 1988년에 대규모로 벌어졌던 총파업 보다도 큰 사상 최대 규모이다.

오는 금요일 정부의 긴축조치 예산안이 국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의 사회당 정부는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PSD)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민중의 호주머니를 터는 협공이라 비판됐다. 긴축조치에 따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이 5-10% 삭감될 예정이다. 부가가치세는 현재 21%에서 23%까지 인상된다.

포르투갈에서는 이미 첫번째 긴축조치에 의해 소득세와 기업세가 인상됐고 공공부문 노동자의 연금연령이 62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된 바 있다.

포르투갈의 양대 노조인 노동자전국연맹(CGTP-Intersindícal)과 노동자총연합(União Geral de Trabalhores UGT)의 대표자들은 24일 총파업에 대해 대단한 성공이라 평가하고 기쁨을 표현했다. 민중들이 정부의 긴축조치에 얼마나 격분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됐다.

언론들에 따르면, 10년이상 포르투갈에서는 구매력 쇠퇴와 11%까지 상승한 실업률을 동반한 경제불황이 지속됐다. 구조적인 문제들은 풀리지 않은 채 머물렀고 교육제도는 망가져 갔다. UGT 사무총장 주앙 프로엔사(João Proença)는 정부의 긴축조치를 “민중의 고통”으로 표시했다. 그러한 폭력으로부터 UGT는 이제 방어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회적 참혹함을 견디라 하는 정부에게 속지 말자.”

소크라테스 총리는 “긴축조치”는 포르투갈이 빚을 지고 있는 세계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올초부터 포르투갈의 신용은 계속 후퇴해왔다. 총리는 수개월 동안 국민들에게 국제적 신용을 확보하기 위한 애국적인 희생정신을 요구해 왔다.

긴축조치를 밀어부치고 있는 포르투갈 정부는 유럽연합으로부터 강력한 압력을 받고 있다. 포르투갈은 2009년 국민총생산의 9.3%까지 치솟은 국가부채를 신속하게 축소시키겠다고 유럽연합에 약속했다. 현재 국가부채는 7.3%로 기록되며 포르투갈 정부는 이를 내년에 4.6%까지 낮출 계획이다.

CGTP 의장 카르발료 다 실바(Carvalho da Silva)는 저항이 확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파업이 정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곳의 정치 조직들은 계속적인 봉쇄행동을 벌이고 있고 수 일간 대규모의 행사들이 계획돼 있다.

한편, 포르투갈 북부에서는 생활용품 매장 경영자가 파업시위대를 향해 자동차를 몰아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그는 권총으로 시위대들을 위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2명의 노동자가 부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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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 경제위기 , 계급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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