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종단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복종운동과 4대강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상품 불매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천명했다.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가 참여하는 ‘4대강 개발저지 4대 종단 연대회의’는 17일 명동 가톨릭회관 대강당에서 ‘생명을 위한 거룩한 저항’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이명박 정권이 생명의 4대강을 파괴하는 데 귀중한 국가 예산을 몰아 쓰기 위해 폭력적인 방법으로 새해예산안을 통과시켜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며 “이명박 정권과 그 하수인이 된 한나라당을 생명과 평화를 말살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저항을 결의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이명박 정부가 해체되는 날까지 불신임 운동과 시민불복종운동을 전개할 것”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채 생명을 죽이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4대강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상품을 사지 않는 불매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양재성 목사는 “주인인 국민을 무시하고 주인이 위임한 심부름을 잘 감당하지 못하는 심부름꾼을 더 이상 심부름꾼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폭력적 정부에 대해 종교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저항하는 일 뿐”이라며 저항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양 목사는 또한 “국민 70%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우리 또한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호소, 요청했는데 눈앞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책임과 시대적 양심을 고사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대기업들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기업들에 대한 저항 차원에서 상품불매운동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얼마나 영향 미칠지 모르지만 이 시대에 새로운 생명이 저 스스로 쉬려 하는 숨을 마음껏 쉴 수 있는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성심을 다해 미력한 우리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지관스님은 “저항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 퇴진을 위한 불자들의 행동강령이 마련되어야 하고 불교환경연대가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그 선두에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스님은 이명박 정권 퇴진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스님은 “불교의 가장 근본적인 교리 중 하나가 불살생인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 4대강이라는 엄청난 강을 살생하고 유린하고 파괴하고 있고, 이명박 정부가 독재정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엄청난 국민 탄압, 무시의 정책으로 민주주의의 근본정신을 파괴하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신앙으로 인해 종교인들 사이에 갈등 조장되고 있어 더 이상 종교 간의 화합을 깨지 않고 국민들이 화합하기 위해서라도 퇴진에 직접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원불교의 홍현두 교무는 “이명박 정부는 보은(報恩)자가 아니라 생명의 강인 4대강을 유린하는 배은(背恩)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불교의 교리에서는 ‘천지의 은혜가 없고 동포의 은혜 없이 우리가 살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면 천치라도 살 수 없다는 것 다 알 수 있다. 그래서 보은자가 돼야 한다’ 했는데 지금 이명박 정부는 ‘배은자’라며 “배은자는 도덕, 정치, 무력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불교 환경연대는 앞으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과 생명의 강을 유린하는 그 모든 세력들을 물리치기 위해 시민불복종운동, 상품 불매운동 등 철저한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조해봉 신부는 “지금 우리 종교인들의 행동은 올바른 모습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종교인으로서뿐 아니라 국민으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들어주고 알아주고 함께해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4대종단회의 세미나에는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와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 대표가 각각 ‘시민불복종운동’과 ‘소비자불매운동’에 대해 발제를 하기도 했다.


박래군 상임이사는 “이제까지 성직자 중심의 4대강 저지 운동이 대중들과 호흡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시간이 걸려도 아래로부터 참여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밟으면서 저지투쟁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불복종운동 기획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업 참여 현황을 분석해 온 김성균 대표는 “이명박 정권과 4대강에 관여하는 사람을 더 이상 인간으로 대접하기 싫다. 가능하면 죽도록 패놔야 더 이상 4대강 사업에 관여 안 하고 누군가 죽는 것을 보면 다른 기업들도 무서워서 그만둘 것”이라며 관계사가 다양하고 접근이 용이한 지에스건설과 에스케이건설을 추천했다. 그는 또 “두 기업 중 어느 곳이 더 효과적일지 공개적으로 의견 수렴해서 결정하는 것도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 계기를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4대종단회의는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이후 시민불복종운동과 불매운동을 진행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