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해품달’ 결방하나?...드라마PD, “김재철 때문에”

드라마국 파업참여 시사. "드라마국은 사장의 액받이가 아니다"

MBC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제작일선에 남아있던 드라마국PD들도 파업에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27일 MBC 드라마국PD 50명은 기명의 성명을 내고 “책임을 회피하며 MBC 구성원들의 진심을 불법파업을 일삼는 노조와 정치세력에 휘둘리는 우매한 어리석음으로 몰고간다면, 인내와 이성으로 자제하던 드라마 구성원들 모두 결단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드라마국PD들이 ‘결단’을 고민하게 된 계기는 사측의 광고였다. 지난 23일 사측은 주요 일간지 1면에 ‘문화방송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란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MBC노조의 ‘불법파업’에도 불구하고 ‘해를 품은 달’과 ‘빛과 그림자’등 드라마 시청률이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어 감사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제목과는 다르게 광고의 대부분은 파업에 대한 비난으로 채워져 있다. 정당성 없는 불법파업에도 불구하고 MBC 드라마는 ‘해를 품은 달’과 ‘빛과 그림자’처럼 연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사측은 ‘방송정상화를 위한 비상체제’를 운영하여 파업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방송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MBC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에 MBC노조는 즉각 비판에 나섰다. 24일 나온 MBC 총파업 특보 21호에는 “‘해품달 좀 그만 파시죠’란 제목으로 드라마국 PD의 익명 기고문이 실렸다. 그는 “해품달의 성과가 김재철 사장의 치적이자 경영능력의 결과라는 듯 내세우는 걸 보노라면 분노마저 끓어오른다”며 비판했다.

그는 “드라마국을 분리하여 조직을 와해하고, 드라마국 못 믿겠다며 편성을 뺏어 갔다가 (시청률 참패 이후) 미운 놈 떡 하나 던져주듯 던져준 편성이 ‘해를 품은 달’이다. 김재철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낙하산 드라마들이 꽂힌다. 내부 심사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고 왜 그런 드라마를 하는지, 기획과 대본의 질은 담보된 것인지, 경쟁력은 있는지 질문과 대답이 모두 금지 된다”며 김재철 사장의 드라마국 운영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국은 당신의 액받이가 아니”라며 높은 시청률의 드라마를 자신의 실적으로 돌리는 김재철 사장의 태도를 비난했다.

드라마국PD들도 성명서를 내 김재철 사장의 ‘해품달 자랑’에 일침을 가했다. 보직자를 제외한 드라마국PD 50명은 기명으로 낸 성명에서 “파업 중에도 방영중인 드라마가 MBC의 공정성을 되찾는 파업의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꼼수에 이용되는 현실에 분노”한다며 김재철 사장의 ‘해품달 자랑’이 드라마국 성원들의 의도와는 전혀 배치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드라마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파업으로 한 번 제작이 중단되면 파업 종료 이후에도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드라마국PD들은 불가피하게 현재 진행 중인 제작에서 손을 떼기 어렵다. PD들은 “문제는 업무의 특수성을 악용하여 마치 드라마 구성원들이 이번 파업의 명분을 부정하고 파업에 불참하는 세력으로 매도하는 것”이라며 사측의 광고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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