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파업 언급하면 간섭, 알아서 해결하면 좋다"

언론 4사 공동 파업...연합뉴스 노조도 파업 가세

연일 이어지고 있는 방송사 파업에 대해 지난 12일 이명박 대통령은 “방송사 내부사정에 의한 파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간섭”이라고 발언했다. “알아서 잘 해결하면 좋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이에 MBC, KBS를 비롯한 언론노조 산하 지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들이 파업에 나서게 된 ‘원흉’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MBC와 KBS는 ‘정권 낙하산 사장 퇴출’과 ‘공정보도 쟁취’라는 목표로 공동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YTN도 같은 이유로 오는 16일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언론노조는 3사의 사장이 모두 정권이 언론장악을 의도해 임명한 낙하산 사장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9일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김재철 사장 임명은)임명권자(대통령)의 뜻을 감안한 낙하산 인사였다”는 발언까지 나온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발뺌이 뻔뻔하다는 것이다.

  언론노조 기자회견

이에 언론노조는 15일 오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B심판‘을 선언했다.

언론노조는 “정권은 지난 4년 동안 최시중 방통위원장 임명과 미디어악법 날치기 통과, 낙하산 사장 임명 등을 통하여 언론을 손아귀에 넣고 보도통제를 통해 공공 서비스인 방송을 정권 옹호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면서 “그 패악질의 결과로 MBC, KBS, YTN, 국민일보, 연합뉴스 등의 초유의 언론사 동시 파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어 “낙하산 사장 퇴진 투쟁을 넘어 언론장악과 공정언론 파탄의 조종자 MB를 겨누는 심판투쟁”을 선언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언론노동자들의 파업을) 정치파업이라고 비난하지만 우리가 파업할 수밖에 없는 정치를 한 것은 정권이고, 불법파업이라고 비난하지만 정작 법을 조롱하며 방송장악을 시도한 것도 정권”이라며 정권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연 공동 집회는 결연했던 기자회견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지난 주 ‘3사 공동 파업 집회, K파업스타’에 이어, 이번 주는 연합뉴스 노조가 가세한 ‘4사 공동 파업 집회, 사랑의 스튜디오’가 열렸다.


MBC 노조 최현정, 허일후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4사 공동 파업 집회, 사랑의 스튜디오’에는 MBC, KBS 양 노조 노래패의 합동 공연과, 노조원들의 합동 이벤트가 진행됐다. “공동 투쟁인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더 연대할 수 있는 계기”라고 관계자는 이날 공동 집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MBC, KBS 양 노조 노래패 연합공연

공동집회엔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연합뉴스 노조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노조의 공병설 위원장은 “89년 이후 23년 만의 파업이다. 23년 만에 다시 파업에 나서게 만든 박정찬 사장의 연임을 저지하고 공정언론 쟁취에 함께 하겠다”고 파업의 결의를 밝혔다.

  연합뉴스노조 공병설 위원장

각 계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김정우 민주노총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언론노조의 투쟁이 민주언론과 민주사회를 위한 씨앗이 될 것”이라며 “희망광장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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