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없어진 MBC, 시사교양국 해체...파업참여 높은 곳 칼질

라디오본부도 ‘국’으로 위상격하...“보복성 조직개편” 반발 확산

MBC가 시사교양국을 해체했다. MBC는 20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을 통합해 편성제작본부 산하에 두고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구분하기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조직개편안은 기존의 라디오 본부를 편성제작국 산하의 라디오제작국으로 위상을 낮추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PD수첩’은 시사제작국의 시사제작 3부로, ‘시사매거진 2580’은 시사제작 2부로 배치된다. MBC 노조는 이에 대해 총파업 특보 58호를 통해 “보도국과 보도제작국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하던 기자와 PD들을 본부를 건너뛰어 격리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은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광우병 쇠고기 파동과 4대강 의혹 등 정권에 비판적인 꼭지를 다뤄왔다. 이에 PD수첩의 작가가 불법 사찰의 대상이 되거나 소송에 휩쓸리는 등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다.

시사제작국 산하에 신설되는 ‘팩트감시팀’도 공정보도와 편집권 독립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노조는 특보를 통해 “‘팩트감시팀’은 이미 시사교양국 안에서 아이템 검열 조직으로 전락해 반발을 사고 있었다”고 밝혔다.

라디오 본부의 위상격하 역시 반발을 사고 있다. 파업 참가율이 높은 라디오 본부에 대한 보복성 개편이라는 것이다. MBC 사측은 방송인 김미화씨를 라디오에서 중도 하차시키며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을 만들어 라디오 본부 구성원들에게 빈축을 산 바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업무 특성을 무시한 채 파업에 적극적인 부문을 싸잡아 욕보이려는 치졸한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MBC노조 총파업 특보]

사측은 이번 김동효 전략기획부장을 통해 조직개편안을 노조 측에 ‘통보’했다. 노조는 이를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MBC의 노사 단체협약 9조에 따르면 주요규정을 바꾸려 할 때 이사회는 반드시 1주일 전에 노조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

노조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대선이 시작되기 전 편파방송을 일삼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비판했다.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기 직전에 김재철 이사의 측근들로 이사진이 교체된 것 역시 이번 조직개편안을 통해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은 작년에 윤길용 시사교양국장과 함께 최승호 PD를 다른 부서로 발령 내고 아이템마다 제동을 걸었던 장본인이다. PD수첩 아이템이 검열되는 순간마다 백 본부장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권한대행은 “이번 조치는 치졸한 보복조치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면서 “19대 국회가 구성되면 국회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MB정권의 언론장악 실상을 파헤치고 책임자를 문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조치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3일 PD협회의 긴급총회를 시작으로 각 부문별로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보직간부들까지 참여하는 긴급총회를 열고 대응방침을 확정한다. 또한 사측을 일방적은 단체협약 위반으로 고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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