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0년만의 무더위...강정평화대행진 이틀 째

[평화대행진] 부상, 탈진에도 행진 계속하며 “그래도 멈출 수 없는 발걸음”

31일, 제주는 10년 만에 무더위 기록을 갱신했다. 제주의 기온이 34.9도를 기록한 행진 이틀째, 찌는듯한 폭염에도 강정평화대행진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하루 늦게 합류한 참가자들로 대행진 참여인원도 첫 날보다 부쩍 늘었다. 이틀 째 날, 서진은 350여 명, 동진은 200여 명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 이틀 째, 동진과 서진은 모두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되기 전 해군기지 건설 후보지였던 화순과 위미를 향했다. 해군은 2002년 안덕면 화순항을 해군기지 후보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화순 주민들이 일제히 반대에 나서자 해군은 다시 2006년 남원읍 위미로 후보지를 변경했다. 강정이 후보지로 선정된 것은 2007년 4월이다. 세 곳 모두 해군은 ‘해군기지가 들어설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동진을 이끌고 있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위미항에서 행진단에게 해군기지 건설 추진 과정을 설명하며 “해군이 위미에서도 주민들이 반발하자 해군기지 건설을 포기하려 했는데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가 선거법 위반과 주민소환 등으로 정치생명이 다할 위기에 처하자 정치생명을 유지를 위해 갑작스럽게 강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1조원 짜리 국책사업이 이렇게 엉터리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미항을 지난 대행진 동진은 남원, 태흥을 지나 표선 해수욕장에서 이틀째 23Km의 여장을 풀었다. 동진은 표선 해수욕장에서 이틀 째 밤을 묶고 다시 성산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한편 이틀 째 계속된 불볕더위 속 강행군으로 탈진과 부상이 발생하고 있다. 발 여기저기에 붕대를 감은 참가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고, 탈진으로 더이상 걷지 못하고 지원차량에 몸을 싣는 참가자들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행진단은 “지쳐도 끝까지 걸을 것이고 절대 멈출 수 없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행진 대오를 이탈했던 참가자들도 이내 다시 대오 속으로 돌아가 발걸음을 옮겼다.

  강정마을 지킴이 해상팀이 준비한 카약체험

대행진에 참여한 한국작가회의 소속의 작가들은 “힘들지만 직접 땀을 흘리며 걷는다는 체험이 더욱 값진 자기위로가 되고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이번 대행진이 작가로서 강정에 함께하고 있지 못했다는 부채감을 덜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작품을통해 강정의문제와 생명평화의 가치를 전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틀 째 일정을 모두 마친 대행진단은 4일, 평화 콘서트가 열리는 제주도 탑동까지 행진을 이어간다. 4일 저녁 탑동에서 예정된 평화콘서트에는 방송인 김미화 씨와 가수 들국화, 안치환, 사이밴드 등이 출연한다. 서울에서 ‘평화크루즈’를 타고 방문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행진단은 행진 중 만나는 사람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버스정류장마다 평화콘서트 홍보물을 부착하면서 제주도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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