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살인진압 책임자 처벌 요구하며 격렬 시위

시위대와 경찰 대치, 수십 명 부상... “무슬림형제단, 정권 잡으려 침묵”

이집트에서 수천 명이 1년 전 살인진압으로 사망한 이들을 애도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무슬림형제단도 비판했다.

19일 이집트 언론 <아흐람> 온라인 판에 따르면 카이로 타흐릴 광장 인근 ‘모하메드마흐모우드’ 거리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1년 전 군사최고위원회에 맞섰던 시위대 죽음을 애도하며 시위를 벌이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무슬림형제단도 비판하며 이들이 의회에 들어가기 위해 작년 11월 학살에 침묵했다고 외쳤다. 푯말에는 ‘무슬림형제단은 입장할 수 없다’고 적혔다.

[출처: http://english.ahram.org.eg]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시위대가 콘크리트 담을 부수려고 시도하면서 벌어졌다. 이 장벽은 1년 전 타흐릴 광장에서 카이로 경찰청으로 이어지는 길을 막기 위해 설치됐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최루가스를 살포했고 시위대는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충돌은 한밤중까지 지속됐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 시위대 60명과 경찰 10명이 다쳤다.

자유바프트당, 대중사회주의동맹당, 4월 6일 청년운동, 제헌당 등 50개 정당과 단체가 19일 거리 행진에 참여했다. 대학생들은 카이로 대학에서 타흐릴광장으로 행진해 집결했다.

2011년 11월 19일 타흐릴 광장과 인근에서 수많은 사람은 당시 지배했던 탄타위 군사최고위원회에 맞서 시민 정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당시 연좌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에 발포해 시위를 더욱 격화시켰고 일주일 동안 약 47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천 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2011년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축출 후 정권을 장악했던 탄타위 군사최고위원회는 11월 시위 후 새로운 이집트 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약속했다. 지난 6월 무르시 현 대통령이 선출됐고 10월에는 정부 지지자와 반대자 사이에 첫 번째 충돌이 벌어진 바 있다.

  모하메드마흐모우드 거리의 벽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Sampo_2.JPG]

1년 전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제는 23일까지 지속된다. 매일 활동가들은 타흐릴 등 다양한 거점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18일 가자를 방문한 이집트 활동가를 태웠던 호송단도 타흐릴 광장에 모일 계획이다.

19일 BBC는 이날 시위를 보도하며 시위가 벌어진 모하메드마흐모우드 거리의 벽은 진행된 전투의 연대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벽에서 사람들은 거리 전투에서 죽은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볼 수 있다. “순교자에 영광을, 거리를 접수하라” 등의 그라피티가 그려져 있다.

당시 시위 중 많은 이가 경찰로부터 눈을 공격당해 경찰을 ‘눈 사냥꾼’으로 부르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한쪽 눈을 가린 모습이 당시 시위의 상징이 됐다.


<1년 전 시위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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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타흐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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