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경찰, 시위대 집단폭행...내무장관 사의표명

여성에 대한 반성폭력 활동도 확산

이집트 혁명 2주년을 계기로 다시 고조된 반정부 시위가 일주일을 넘어선 가운데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집단 폭행 장면이 확산되며 이집트 사회를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모하메드 이브라힘 이집트 내무장관은 이집트 국민이 원한다면 사임할 수 있다며 사태 진정에 나섰다. 무르시 정권에 맞서 지속되는 시위와 함께 이집트 활동가들은 혁명 2주년 시위서 자행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비판하며 반대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흐람 온라인>에 따르면 이집트에서는 1일 수천명의 시위대가 내각 총사퇴, 새 검찰총장 지명과 새 헌법 개정을 요구하며 대통령궁을 향해 행진했다. 시위는 대부분 평화롭게 지속됐지만 일부 시위대가 대통령궁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며 작은 소요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쏘며 이들을 막았고 늦은 밤까지 계속된 시위 중 참여자 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당했다.

한편 이날 시위 후 경찰이 하마다 사베르라는 남성을 구타하는 장면이 퍼지며 경찰에 대한 비난이 폭증하고 있다. 방송된 화면에서 그는 반나체의 모습으로 최소 8명의 경찰에 의해 구타당하고 경찰차에 실렸다.



야권은 무르시 대통령과 내무장관에 책임이 있다며 이번 사건을 강하게 비난했다.

모하메드 이브라힘 내무장관은 2일, 이 사건은 우발적인 사고였다고 말하고 경찰의 조치를 비난하는 한편, 이집트 민중이 원한다면 사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타당한 하마다 사베르는 경찰이 아닌 그를 경찰로 오인한 시위대로부터 먼저 공격받았고 군이 사실은 시위대의 공격으로부터 그를 도와주었다고 말하며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조카는 그가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시위에 참석했고 경찰로부터 구타당했다며 경찰의 공격을 비난했고 그의 딸 또한 경찰이 부친을 구타했고 부친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밝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타흐리르 광장 활동가들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맞서기 위해 반성폭력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5일 혁명 2주년 시위가 일어난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경찰과 남성 시위대에 의해 여성 시위대에 대한 성폭력이 자행되며 문제가 됐다.

2일 <아흐람 온라인>에 따르면 당시 19건의 심각한 성폭력 사건이 벌어졌고 6명의 여성이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해 11월 결성된 반성폭력 활동가 조직은 여성 시위대를 표적으로 벌어지는 성폭력을 비난하며 성폭력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여성에 대한 끔찍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광장에 남아 시위를 지속하며 1일에도 중요한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여성권 보장을 위해 활동해온 엔기 그호츨란(Engy Ghozlan)은 여성들의 시위는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며 “성폭력은 여성들이 집에 있도록 강제할 수 없다. 거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듯 여성들의 것이기도 하다. 여기는 우리의 조국이며 우리는 성폭력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여성들의 참여와 안전이 없이 이집트에 혁명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혁명 2주년 시위 후 현재 이집트에는 수에즈 운하에 인접한 수에즈, 포트사이드와 이스마일리아 등 3개 주가 비상사태 아래 군이 통제하며 야간통행이 금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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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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