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슬림형제단 분열...청년단원, 지도부 사임 요구

청년단원 3분의 2, 지도부 퇴진 서명...“이슬람 자체와 사익 추구는 구별돼야”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해임에 항의하는 무슬림형제단의 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형제단 내부 청년단원들이 지도부의 사임을 요구, 개혁운동을 벌여 주목된다.

12일 일본 <아카하타> 현지 특파원의 인터뷰에 따르면, 무슬림형제단 청년단원들이 “무르시 대통령 해임은 군부 쿠데타가 아닌 국민의 뜻과 운동의 결과”라며 지도부 사임, 농성 중단, 대국민 사과와 향후 정치 과정에 대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무르시 지지자들이 시위 중이다. [출처: http://www.egyptindependent.com/ 화면캡처]

<아카하타>는 최근 “비폭력 무슬림형제단”이라는 이름의 조직 개혁 운동을 시작한 아흐메드 야히아 변호사를 인터뷰하고 이 운동을 소개했다.

야히아가 다른 동료 10여 명과 이 운동을 시작한 것은 무르시 전 대통령이 지난 달 2일, 연설 중 6월 30일 시위에서 수백만의 국민이 밝힌 사퇴 요구에 어떠한 타협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거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들은 이후 청년단원으로서의 활동을 일시 중지하고 형제단 지도부 사임을 요구하는 서명 활동을 개시, 현재 약 4,000명의 청년 단원 중 2,700명 이상이 서명했다.

무르시, 자신의 이익만 추구할 뿐

아흐메드 야히아 변호사는 무르시 대통령 취임 1년 전에는 “이제는 평안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법을 초월하는 권력을 대통령에게 집중하는 선언을 실시하거나 선거에서 약속한 경제와 치안은 전혀 개선하지 않은 데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무르시는 형제단 지도부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야히아는 형제단 지도부에 대해서도 현재 “폭력적이며 이슬람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 실현을 위해 이용하고만 있다”라고 단언한다. 그는 특히 무르시 해임 후 형제단 지도부가 청년 단원에 치안 부대를 공격하도록 지시한 것을 목격하며 지도부의 폭력성에 더욱 거리를 두게 됐다. 그는 또 “도로를 봉쇄하고 마음대로에 텐트와 화장실을 설치하거나 심지어 무기를 반입하는 등 지역 주민의 생활을 극도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슬림형제단, “관용과 공정”의 이념 실현이 중요

야히아 변호사가 무슬림형제단에 입단한 것은 카이로대학 재학 중인 2005년이었다. 그는 무슬림형제단이 당시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이스라엘을 가장 진지하게 비판한다고 느꼈고 그 가르침도 “관용, 공정, 온건, 비폭력”에 나온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 활동을 일시 중지했지만, 조직을 떠난 것은 아니다. 현 지도부가 사퇴하면 곧바로 활동에 복귀해 형제단 원래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슬람 원리 자체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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